ILO 핵심협약 발효… 노사갈등 2라운드 '3대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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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지난해 4월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에 ILO핵심협약(29호, 87호, 98호) 비준서를 기탁한 지 1년, 지난 20일부터 해당 ILO핵심협약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됐습니다. 정부는 ILO핵심협약이 발효되더라도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인 개정 노조법이 ILO핵심협약의 취지를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추가적인 노조법 개정을 요구하는 등 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이런 우려의 배경에는 개정 노조법과 충돌하는 대목인 정치적 목적 파업의 정당성 여부, 근로자가 아닌 자의 노동권 문제, 그로 인한 국내 노동계의 ILO 진정 급증 등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정치파업 문제입니다. 현행 노조법은 파업과 관련 근로조건의 향상 등의 목적이 아닌 파업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ILO는 중요한 사회·경제정책 등으로 인해 제기된 문제에 대한 파업도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ILO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지난 2008년 조합원의 정치적 지위 향상을 위한 사항을 단체교섭 대상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경영계에서 ILO핵심협약 발효를 계기로 노동계의 기대심리가 상승하면서 정치파업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는 이유입니다.
근로자가 아닌 자, 특히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종사자)의 단결권 및 단체행동권 문제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2012년 ILO결사의자유위원회가 특고종사자의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을 인정한 것을 계기로 노동계가 택배·대리기사 등 특고 종사자도 근로자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노조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이슈는 이미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해 6월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단체교섭 대상이라는 판정을 내놓으면서 산업현장은 물론 학계와 법조계에서도 큰 논란이 벌어진 바 있습니다. 택배기사처럼 특고종사자는 아니지만 중노위는 지난 달 현대제철에 대해서도 하청업체 노조의 단체교섭에 응하라는 판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겠지만 그동안 해당 이슈를 둘러싼 노사관계 불안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ILO핵심협약 발효를 계기로 노사가 격돌하는 운동장이 국내에서 국외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법원이 ILO핵심협약 발효에도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근거로 기존의 판결 방향을 유지한다면 노동계는 해당 이슈를 ILO로 끌고 갈 것이라는 것입니다. 즉 노동조합들이 국내에서 발생한 사건을 ILO결사의자유위원회에 제소하거나 진정하는 경우가 빈번해질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이 경우 나라마다 노사관계의 역사나 관행 등이 다양함에도 ILO는 협약 문구를 근거로 원론적인 결정과 권고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영계의 걱정입니다.
이제 새 정부 출범까지는 불과 보름도 남지 않았습니다. '친노동 정부'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로의 정권교체라는 게 아직까지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ILO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 개정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노사관계가 새 정부 출범 이후 '2라운드'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법원의 판단이 주목됩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우선 정치파업 문제입니다. 현행 노조법은 파업과 관련 근로조건의 향상 등의 목적이 아닌 파업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ILO는 중요한 사회·경제정책 등으로 인해 제기된 문제에 대한 파업도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ILO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지난 2008년 조합원의 정치적 지위 향상을 위한 사항을 단체교섭 대상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경영계에서 ILO핵심협약 발효를 계기로 노동계의 기대심리가 상승하면서 정치파업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는 이유입니다.
근로자가 아닌 자, 특히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종사자)의 단결권 및 단체행동권 문제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2012년 ILO결사의자유위원회가 특고종사자의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을 인정한 것을 계기로 노동계가 택배·대리기사 등 특고 종사자도 근로자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노조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이슈는 이미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해 6월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단체교섭 대상이라는 판정을 내놓으면서 산업현장은 물론 학계와 법조계에서도 큰 논란이 벌어진 바 있습니다. 택배기사처럼 특고종사자는 아니지만 중노위는 지난 달 현대제철에 대해서도 하청업체 노조의 단체교섭에 응하라는 판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겠지만 그동안 해당 이슈를 둘러싼 노사관계 불안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ILO핵심협약 발효를 계기로 노사가 격돌하는 운동장이 국내에서 국외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법원이 ILO핵심협약 발효에도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근거로 기존의 판결 방향을 유지한다면 노동계는 해당 이슈를 ILO로 끌고 갈 것이라는 것입니다. 즉 노동조합들이 국내에서 발생한 사건을 ILO결사의자유위원회에 제소하거나 진정하는 경우가 빈번해질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이 경우 나라마다 노사관계의 역사나 관행 등이 다양함에도 ILO는 협약 문구를 근거로 원론적인 결정과 권고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영계의 걱정입니다.
이제 새 정부 출범까지는 불과 보름도 남지 않았습니다. '친노동 정부'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로의 정권교체라는 게 아직까지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ILO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 개정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노사관계가 새 정부 출범 이후 '2라운드'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법원의 판단이 주목됩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