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람한 덩치로 압도"…편리성 챙겨 돌아온 지프 '체로키L' [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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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아의 신차털기 40회
지프 그랜드 체로키L 시승기
11년 만의 완전변경
지프 최초 3열 SUV
편의사양 대거 탑재
지프 그랜드 체로키L 시승기
11년 만의 완전변경
지프 최초 3열 SUV
편의사양 대거 탑재
지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랜드 체로키 L을 타봤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체로키 L은 11년 만에 돌아온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지프 최초로 3열이 추가되면서 넉넉한 공간성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이번 체로키 L에선 기존 지프의 한계로 지적됐던 편의 사양의 부재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프가 더 이상 '감성'만으로 승부를 보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온·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주행감도 이 차의 활용도를 높이는 요소다. 지난 27~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경기 하남시 한 카페까지 왕복 약 60km 구간에서 체로키 L을 몰아봤다. 시승 당일 날씨는 화창했다. 체로키 L은 '오버랜드'와 '써밋 리저브' 두 가지 트림으로 국내 출시됐다. 시승은 최상위 트림인 '써밋 리저브'로 진행했다.
체로키 L은 우람한 덩치로 운전자를 압도한다. 보닛이 각지고 높은 편이라 더 크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운전이 부담스럽진 않다. 시트 포지션이 제법 높아 시야 확보에 유리해서다. 체로키 L 써밋 리저브는 전장 5.2m, 휠베이스 3m를 넘기는 대형 SUV다. 승차 인원은 총 6명이다. 2열에 3명 앉을 수 있는 오버랜드와 달리 2명 좌석만 마련됐다.
이 차는 3열의 공간성도 남다르다. 160cm의 성인 여성이 앉아도 꽉 끼지 않는다. 주먹 1.5개 정도의 공간이 나온다. 사실상 활용되기 어려운 3열을 갖춘 일부 SUV와는 다르다. 2열 공간은 말할 것도 없다. 성인 남성이 거의 눕는 자세를 취해도 무리 없을 정도로 레그룸이 넉넉하다.
그렇다고 트렁크 용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3열을 세워도 기본 490L 용량을 확보했다. 3열을 접으면 2390L로 활용할 수 있다. 워낙 공간이 넓은 데다 3열 풀플랫도 돼 차박(차량+숙박)도 무리 없다. 1→2→3열로 갈수록 시트가 높아져 뒤에 앉아도 답답하지 않았다. 주행 질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기존 지프 모델에서 느껴지던 거침을 덜어낸 모습이었다. 2.3t이 넘는 묵직한 차체는 3.6L V형 6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 힘 있게 밀어준다. 이 차의 최고 출력은 286마력, 최대 토크35.1kg·m다. 수치적으로 보면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실제 주행에선 오히려 힘이 남아돈다고 느껴졌다.
승차감도 만족스러웠다. 에어 서스펜션 덕분이다. 충격을 잘 튕겨내지만 예민한 탑승자라면 다소 출렁인다고 느낄 수 있다.
아쉬웠던 건 '디젤 모델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크게 들리는 엔진 소음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회전수(RPM)가 치솟으며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오르막 구간이나 가속 시 지체되는 듯한 변속 반응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한번 속도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면 그때부턴 매끄럽게 속도를 올린다. 조금만 세게 밟아도 금방 시속 100km를 넘겼다.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7.7km, 도심 연비는 6.7km다. 실제 주행 이후 확인한 연비는 5.6km/L였다. 도심 주행 비중이 높았으며 경로 특성상 막힘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다소 아쉬운 효율이다. 외관은 이전 4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 빼고 많은 게 바뀌었다. 전·후면 램프와 그릴이 옆으로 길어졌고, 전면 에어인테이크 면적이 넓어지면서 강인한 인상을 풍겼다.
예스러우면서도 투박했던 내장은 디지털화되며 한층 세련돼졌다. 10.1인치 계기판과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다이얼식 기어 레버 등 센터페시아 구성의 트렌디한 변화도 인상적이다. 요즘 추세를 많이 반영하고자 한 흔적이 엿보였다.
편의사양으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360도 서라운드 뷰, 뒷좌석 모니터링,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 등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다채로운 옵션으로 자부하는 웬만한 차량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옵션 구성이다. 통풍·열선시트도 1~2열에 전부 들어가 있다. 회사 측은 "주행보조 기능과 안전·편의 기능이 110개 이상 탑재됐다"고 소개했다. 써밋 리저브 트림에는 무선 충전 기능과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전방 상황이 계기판에 표시되는 기능(야간 주행용)도 지원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차선 유지 기능도 써밋 리저브 트림에만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은 감속이 불안하거나 가속이 더딘 문제도 없었다. 차선유지 기능은 큰 차체를 믿고 맡겨도 불안하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럽게 작동했다. 띄엄띄엄 그려진 차선과 곡률 인식도 곧잘 해냈다.
소비자 불만이 가장 컸던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대폭 개선됐다. 전체적인 사용자 환경(UI)이 깔끔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바뀌었다. 직관적이지 않던 순정 내비게이션은 사라졌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들어갔으나 스텔란티스 자체 앱(응용프로그램)을 깔아야 하고, 스마트폰 연동 없이는 사용 불가하다.
체로키L 가격은 오버랜드 7980만원, 써밋 리저브 8980만원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이번 체로키 L에선 기존 지프의 한계로 지적됐던 편의 사양의 부재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프가 더 이상 '감성'만으로 승부를 보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온·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주행감도 이 차의 활용도를 높이는 요소다. 지난 27~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경기 하남시 한 카페까지 왕복 약 60km 구간에서 체로키 L을 몰아봤다. 시승 당일 날씨는 화창했다. 체로키 L은 '오버랜드'와 '써밋 리저브' 두 가지 트림으로 국내 출시됐다. 시승은 최상위 트림인 '써밋 리저브'로 진행했다.
체로키 L은 우람한 덩치로 운전자를 압도한다. 보닛이 각지고 높은 편이라 더 크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운전이 부담스럽진 않다. 시트 포지션이 제법 높아 시야 확보에 유리해서다. 체로키 L 써밋 리저브는 전장 5.2m, 휠베이스 3m를 넘기는 대형 SUV다. 승차 인원은 총 6명이다. 2열에 3명 앉을 수 있는 오버랜드와 달리 2명 좌석만 마련됐다.
이 차는 3열의 공간성도 남다르다. 160cm의 성인 여성이 앉아도 꽉 끼지 않는다. 주먹 1.5개 정도의 공간이 나온다. 사실상 활용되기 어려운 3열을 갖춘 일부 SUV와는 다르다. 2열 공간은 말할 것도 없다. 성인 남성이 거의 눕는 자세를 취해도 무리 없을 정도로 레그룸이 넉넉하다.
그렇다고 트렁크 용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3열을 세워도 기본 490L 용량을 확보했다. 3열을 접으면 2390L로 활용할 수 있다. 워낙 공간이 넓은 데다 3열 풀플랫도 돼 차박(차량+숙박)도 무리 없다. 1→2→3열로 갈수록 시트가 높아져 뒤에 앉아도 답답하지 않았다. 주행 질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기존 지프 모델에서 느껴지던 거침을 덜어낸 모습이었다. 2.3t이 넘는 묵직한 차체는 3.6L V형 6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 힘 있게 밀어준다. 이 차의 최고 출력은 286마력, 최대 토크35.1kg·m다. 수치적으로 보면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실제 주행에선 오히려 힘이 남아돈다고 느껴졌다.
승차감도 만족스러웠다. 에어 서스펜션 덕분이다. 충격을 잘 튕겨내지만 예민한 탑승자라면 다소 출렁인다고 느낄 수 있다.
아쉬웠던 건 '디젤 모델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크게 들리는 엔진 소음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회전수(RPM)가 치솟으며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오르막 구간이나 가속 시 지체되는 듯한 변속 반응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한번 속도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면 그때부턴 매끄럽게 속도를 올린다. 조금만 세게 밟아도 금방 시속 100km를 넘겼다.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7.7km, 도심 연비는 6.7km다. 실제 주행 이후 확인한 연비는 5.6km/L였다. 도심 주행 비중이 높았으며 경로 특성상 막힘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다소 아쉬운 효율이다. 외관은 이전 4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 빼고 많은 게 바뀌었다. 전·후면 램프와 그릴이 옆으로 길어졌고, 전면 에어인테이크 면적이 넓어지면서 강인한 인상을 풍겼다.
예스러우면서도 투박했던 내장은 디지털화되며 한층 세련돼졌다. 10.1인치 계기판과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다이얼식 기어 레버 등 센터페시아 구성의 트렌디한 변화도 인상적이다. 요즘 추세를 많이 반영하고자 한 흔적이 엿보였다.
편의사양으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360도 서라운드 뷰, 뒷좌석 모니터링,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 등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다채로운 옵션으로 자부하는 웬만한 차량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옵션 구성이다. 통풍·열선시트도 1~2열에 전부 들어가 있다. 회사 측은 "주행보조 기능과 안전·편의 기능이 110개 이상 탑재됐다"고 소개했다. 써밋 리저브 트림에는 무선 충전 기능과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전방 상황이 계기판에 표시되는 기능(야간 주행용)도 지원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차선 유지 기능도 써밋 리저브 트림에만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은 감속이 불안하거나 가속이 더딘 문제도 없었다. 차선유지 기능은 큰 차체를 믿고 맡겨도 불안하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럽게 작동했다. 띄엄띄엄 그려진 차선과 곡률 인식도 곧잘 해냈다.
소비자 불만이 가장 컸던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대폭 개선됐다. 전체적인 사용자 환경(UI)이 깔끔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바뀌었다. 직관적이지 않던 순정 내비게이션은 사라졌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들어갔으나 스텔란티스 자체 앱(응용프로그램)을 깔아야 하고, 스마트폰 연동 없이는 사용 불가하다.
체로키L 가격은 오버랜드 7980만원, 써밋 리저브 8980만원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