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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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출 금리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3년 만에 연 7%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28~6.61%로 집계됐다.

4월 초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가 연 4.01~6.07%였다는 점에서 한 달 사이 금리 상단이 0.54%포인트나 높아졌다.

문제는 지금보다 대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시장에선 올해 안에 주담대 고정금리가 연 7%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높이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은 추가 빅스텝도 예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위해 다음 두어 번 회의에서 추가로 0.5%포인트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가 위원회에 퍼졌다"고 밝혔다.

Fed의 이번 빅스텝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기존 1~1.25%포인트에서 0.5~0.75%포인트로 축소됐다. 앞으로 한국과 미국과의 금리차가 역전될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이번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연말 국내 기준금리가 2.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4.3%로 상향 조정하며,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5월과 7월로 제시한다"며 "현재 물가상승률이 이전 고점이었던 2011년 수준을 상회했다는 점을 감안해, 낮아진 잠재성장률에도 연말 기준금리 전망을 기존 1.75%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기준금리가 연 2.5%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JP모건은 한은이 이달을 포함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네 차례 추가 인상, 연말 기준금리가 2.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3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자 1인당 약 16만원 수준이다. 실제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까지 더해지는 만큼, 실제 빚 부담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

금융권에선 신규 대출을 받는 경우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미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면 새 정부의 정책을 주목해야 한다. 새 정부는 서민의 고금리·변동금리 주담대를 저금리·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책을 추진한다.

2019년 시행됐던 주택금융공사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과 같은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당시엔 변동금리 또는 준고정금리 대출을 이용할 경우, 전액 균등분할 상환을 조건으로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기가 가능했다. 해당 상품에 적용된 금리는 연 1.85~2.2%였다. 이번에 나올 상품도 금리 상승세를 감안해 시중은행에서 취급되는 고정·변동금리 대출 중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