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이트진로, 화물연대 파업에 이천공장 생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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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청주공장 화물차주 30% 파업
참이슬 등 소주 출고 물량 대폭 줄어
7일 화물연대 총파업에 사태 악화 우려
참이슬 등 소주 출고 물량 대폭 줄어
7일 화물연대 총파업에 사태 악화 우려
국내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의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의 파업으로 생산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참이슬 등 소주 출고 물량은 절반 가까이 줄어 제품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은 이날 오전부터 생산라인을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 달부터 하이트진로의 핵심 소주 생산기지인 이천공장과 충청북도 청주공장이 화물차주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아왔다"며 "제품을 빼내지 못하고 재고가 가득 쌓인 이천공장은 급기야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화물차주의 파업으로 지난 달 중순 이후 이천·청주공장의 일 평균 출고 물량은 평소 대비 59%에 그치고 있다. 이천·청주공장은 참이슬과 진로 등 하이트진로 소주 생산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생산기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임시방편으로 외부 화물차를 구해 제품을 나르고 있지만 최근 들어선 용차를 구하기가 어려워 물류에 차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차주의 운송도 방해받고 있으며 일부에선 몸싸움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물연대는 오는 7일 총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하이트진로를 비롯한 산업계 물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살아나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했다. 수양물류 소속 약 500명의 화물차주 중 70%는 이미 지난 2월 올해 위·수탁 계약을 완료했으나 나머지 30% 가량은 운임료 인상을 요구하며 회사와 갈등을 빚다 화물연대에 합류한 것이다.
이들은 운송료 30% 인상, 공병 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2008년 이후 14년 동안 운송료가 오르지 않았다”며 “기름값이 급등해 일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주류업계에서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청정지역'으로 불려왔다. 매년 화물연대 소속 차주와의 갈등에 골머리를 앓아왔던 오비맥주와는 달리 하이트진로는 화물차주들이 화물연대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이천·청주공장 화주의 첫 가입으로 화물연대도 하이트진로 사태에 강하게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총파업을 선언하며 이천공장 점거를 시도해 사측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제품 출고 차질로 공장내 재고가 쌓이자 이천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화물차주들의 연이은 시위로 인해 이천시 부발읍 소재 하이트진로 공장 앞 도로는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 중단 사태까지 맞게 된 하이트진로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위탁 물류회사와 차주간의 계약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원사업자와 수급자 간 계약과 협의 과정에 개입할 경우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에 저촉될 우려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사태로 하이트진로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될 뿐 아니라 주류 유통회사와 자영업자들에게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정상적으로 제품 출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물류센터에는 재고가 거의 없을 정도로 텅 비어있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모처럼 성수기를 맞아 주류 도매사와 대형마트, 음식점 등은 제품 주문을 늘리고 있지만 하이트진로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주류대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하수정/곽용희 기자 agatha77@hankyung.com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은 이날 오전부터 생산라인을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 달부터 하이트진로의 핵심 소주 생산기지인 이천공장과 충청북도 청주공장이 화물차주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아왔다"며 "제품을 빼내지 못하고 재고가 가득 쌓인 이천공장은 급기야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화물차주 파업에 멈춰선 공장
하이트진로에서 화물차주 파업으로 공장이 멈춰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이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수양물류 소속 차주의 30%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화물차주의 파업으로 지난 달 중순 이후 이천·청주공장의 일 평균 출고 물량은 평소 대비 59%에 그치고 있다. 이천·청주공장은 참이슬과 진로 등 하이트진로 소주 생산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생산기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임시방편으로 외부 화물차를 구해 제품을 나르고 있지만 최근 들어선 용차를 구하기가 어려워 물류에 차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차주의 운송도 방해받고 있으며 일부에선 몸싸움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물연대는 오는 7일 총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하이트진로를 비롯한 산업계 물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살아나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화물연대 영향권
하이트진로의 이천공장 생산 중단 사태는 일부 화물차주의 화물연대 가입으로 촉발됐다는 분석이 주류업계에서 나온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물류 체계를 갖췄다고 평가받던 하이트진로마저 화물연대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산업계에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했다. 수양물류 소속 약 500명의 화물차주 중 70%는 이미 지난 2월 올해 위·수탁 계약을 완료했으나 나머지 30% 가량은 운임료 인상을 요구하며 회사와 갈등을 빚다 화물연대에 합류한 것이다.
이들은 운송료 30% 인상, 공병 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2008년 이후 14년 동안 운송료가 오르지 않았다”며 “기름값이 급등해 일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주류업계에서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청정지역'으로 불려왔다. 매년 화물연대 소속 차주와의 갈등에 골머리를 앓아왔던 오비맥주와는 달리 하이트진로는 화물차주들이 화물연대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이천·청주공장 화주의 첫 가입으로 화물연대도 하이트진로 사태에 강하게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간 26차례 시위..공장점거 시도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지난 3월부터 두 달 동안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총 26차례 파업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운송 거부 뿐 아니라 화물연대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 차주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그 과정에서 몸 싸움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이날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총파업을 선언하며 이천공장 점거를 시도해 사측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제품 출고 차질로 공장내 재고가 쌓이자 이천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화물차주들의 연이은 시위로 인해 이천시 부발읍 소재 하이트진로 공장 앞 도로는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 중단 사태까지 맞게 된 하이트진로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위탁 물류회사와 차주간의 계약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원사업자와 수급자 간 계약과 협의 과정에 개입할 경우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에 저촉될 우려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사태로 하이트진로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될 뿐 아니라 주류 유통회사와 자영업자들에게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정상적으로 제품 출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물류센터에는 재고가 거의 없을 정도로 텅 비어있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모처럼 성수기를 맞아 주류 도매사와 대형마트, 음식점 등은 제품 주문을 늘리고 있지만 하이트진로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주류대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하수정/곽용희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