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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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기조에 집단대출 금리도 연 4%대가 책정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보다도 높은 수준이라는 불만이 흘러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갈현동 갈현제1구역주택재개발(이하 갈현1구역)의 이주비 대출은 시중은행 3곳이 나눠 맡았다. 갈현1구역 조합은 지난 3월 이주비 및 사업경비 대출을 위해 금융기관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사업 참여 제안서에 따르면 이주비 규모는 종전 감정평가금액(9665억원)의 40%인 3866억원이다.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은 갈현동 300번지 일대(총면적 23만8966㎡) 낡은 다세대주택을 4116가구(임대 620가구)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용면적은 39~149㎡로 구성되며 공사비만 9255억원에 달하며 시공사는 롯데건설이 맡았다. 인근 연신내역에서 서울 지하철 3·6호선 2개 노선 환승이 가능하고 2024년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A 개통 수혜도 예상된다.

시중은행 3곳에서 집단대출 금리는 4.28%로 책정됐다. 은행들은 신규 코픽스 금리와 2.58%를 더해 해당 금리를 지난 3월 산출했다. 집단대출 금리가 4%대를 넘으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주비는 종전 토지 및 건축물 평가액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권리평가액이 6억원이라면 4억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해 금리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조합원 강모씨는 "지난해 말 집단대출 금리가 3.9%였다고 들었는데 0.3%포인트나 높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조합원들 사이에선 "은행이 가산금리를 많이 조정해서 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나왔다.

산출 금리는 현재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른 조합원 김 모씨는 "은행 창구에 가서 물어보니 현재 주담대 변동금리(3%대 후반)보다도 높았다"며 "주담대 금리보다 높은 이주비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현실에 속이 탄다"고 털어놨다.

집단대출도 '4%대' 금리인상 직격탄…"주담대보다 비싸요"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집단대출 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3.06% 수준이었다. 올해 4월 기준으로는 4.28%로, 1년도 채 안 돼 1%포인트 넘게 올랐다.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5차례나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0.5%였던 기준금리는 지난달 1.75%로 1.25%포인트 뛰었다.

그러면서 신규 코픽스 금리도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대거 올리면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예·적금 상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 등에 영향을 받으며 특히 예·적금 금리가 지표 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갈현1구역 집단대출을 맡은 시중은행들은 추가로 가산금리를 더한 결과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갈현1구역에 책정된 집단대출 금리는 지난달 신규 코픽스에 2.58%를 더해 책정된 것으로, 은행이 추가로 가산금리를 부여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이주비 대출은 담보 물건이 없어 신용대출에 더 가까운 개념이라고 봐야 한다"며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은 것은 이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