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감세와 규제 완화 등 다양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내놨지만 주요 정책 상당수가 법 개정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의석수의 과반인 169석을 갖고 있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자칫 정책 상당수가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추가 특별공제 3억원 한시 도입 등 주요 세제 완화 정책 대부분이 세법 개정 사안이다. 그 외에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기초연금 인상, 주 52시간제 개편, 재정준칙 도입, 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 등 굵직한 과제들도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눈에 띄는 정책 가운데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 것은 많지 않다. 1가구 1주택자의 평균적 세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재산세와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하향하는 것은 각각 지방세법과 종부세법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해 국회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 그 외엔 중대재해 발생 시 경영책임자가 져야 하는 의무를 확실하게 규정해 기업인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 정도가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한 사안이다.

국회 본회의에서는 재적의원(300인)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된다. 민주당 동의 없이는 어떤 법안도 통과될 수 없는 구조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행정부 재량으로 가능한 시행령 개정도 통제하려 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국회 상임위원회가 소관 행정기관의 시행령·규칙에 대해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시행령 개정으로 국회를 우회하려는 시도를 막겠다는 취지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