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한 교육교부금 '반쪽 개편'…내국세 연동 비율 그대로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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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경제정책방향
재정·노동개혁
초·중·고에만 쓰던 교부금 떼내
대학에 활용…개혁 더 어려워져
근로시간제 등 노동부문 개편도
노조법 개정 등은 안 담겨 '미흡'
재정·노동개혁
초·중·고에만 쓰던 교부금 떼내
대학에 활용…개혁 더 어려워져
근로시간제 등 노동부문 개편도
노조법 개정 등은 안 담겨 '미흡'
정부가 비효율적 재정 운용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혀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내국세 수입의 20.79% 규모인 교육교부금을 유치원과 초·중·고교 관련 예산뿐만 아니라 고등교육(대학)을 위해서도 쓸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 예산을 실제 수요와는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배분하는 내국세 연동제 방식은 건드리지 않는 ‘반쪽’짜리 개혁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 미래 인재 육성 투자 수요 등을 고려해 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이 급격히 늘어나던 1972년 교육 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도입된 교육교부금 제도는 최근 개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저출산으로 교육 예산을 필요로 하는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어 세수 증가에 따라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내국세 연동제 방식을 폐지하는 방안, 교부율을 20.79%에서 낮추는 방안, 교육교부금 사용 범위를 대학에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논의 끝에 정부는 교육교부금을 대학을 지원하는 데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교부율을 건드리지 않고, 교육교부금의 활용 대상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역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 대학에 지원을 시작하면 향후 경직적인 내국세 연동제 방식을 개혁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점 등으로 인해 정부가 개혁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종석 가온조세정책연구소장은 “시간이 지나면 초중등 교육에서 발생한 예산의 방만한 운영 문제가 고등교육 부문에서 똑같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노동개혁 의지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획일적 주 52시간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노사 합의를 기반으로 근로시간 운용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한편 근속연수를 기반으로 한 연공급 위주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제도의 기본적인 틀 자체는 유지하기로 했다. 또 노동계로 기울어진 노사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경영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 등의 내용은 이번 경제정책방향에 담지 않았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정부는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 미래 인재 육성 투자 수요 등을 고려해 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이 급격히 늘어나던 1972년 교육 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도입된 교육교부금 제도는 최근 개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저출산으로 교육 예산을 필요로 하는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어 세수 증가에 따라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내국세 연동제 방식을 폐지하는 방안, 교부율을 20.79%에서 낮추는 방안, 교육교부금 사용 범위를 대학에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논의 끝에 정부는 교육교부금을 대학을 지원하는 데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교부율을 건드리지 않고, 교육교부금의 활용 대상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역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 대학에 지원을 시작하면 향후 경직적인 내국세 연동제 방식을 개혁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점 등으로 인해 정부가 개혁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종석 가온조세정책연구소장은 “시간이 지나면 초중등 교육에서 발생한 예산의 방만한 운영 문제가 고등교육 부문에서 똑같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노동개혁 의지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획일적 주 52시간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노사 합의를 기반으로 근로시간 운용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한편 근속연수를 기반으로 한 연공급 위주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제도의 기본적인 틀 자체는 유지하기로 했다. 또 노동계로 기울어진 노사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경영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 등의 내용은 이번 경제정책방향에 담지 않았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