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님, 집 사도 되나요?"…2030 청년에 조언한 이창용 [조미현의 BOK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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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인상이 시작된 기준금리가 불과 1년도 안 돼 1.75%포인트나 높아지면서 2014년 이후 8년 만에 연 2.25%를 기록했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때마다 대출받은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1000원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해 8월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1인당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연간 이자는 112만7000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총재가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전부터 무거운 표정이었던 것도 가계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걱정 때문으로 보였습니다. 그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한 번에 0.5%포인트 이상을 인하한 적은 있지만 0.5%포인트를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소 침통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총재는 빅스텝의 취지를 설명하며 "금통위는 이번 0.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현 상황에서 물가 대응에 실기해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고, 고(高)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향후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져 경제 전반은 물론 취약계층에도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영끌족'에게 해줄 말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는데요. 지난달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려는 젊은 층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사려는 젊은 층이라면 약간의 재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낮아지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낮아져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이 총재는 "부동산 투자를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굉장히 높은 수준이었고, 이번 금리 인상 국면을 통해 불가피하게 조정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저희는 금리를 올리게 되면 당연히 부동산 가격과 주식 가격은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총재는 "지금 20~30대에 계신 분들은 경제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이 없는 분들"이라며 "저희 세대만 해도 1970년대를 겪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같이 살았고, 그래서 경제학 교과서 앞에 인플레이션이 먼저 나온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기 때문에 아마 집을 사거나 할 때 약 3%의 이자율로 돈을 빌렸다면, 그것이 평생 그 수준으로 갈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지금 경제 상황을 볼 때는 그런 가정은 변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를 지나면서 고(高)인플레이션 상황이, 적어도 인플레이션이 (한은 목표치인) 2% 이상 되는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제까지 경험했던 인플레이션이나 금리가 0~2%, 3% 수준에 계속 장기적으로 머물 것 같다는 가정하에서 경제 활동하는 것보다는 이런 위험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상황이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때마다 대출받은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1000원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해 8월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1인당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연간 이자는 112만7000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총재가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전부터 무거운 표정이었던 것도 가계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걱정 때문으로 보였습니다. 그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한 번에 0.5%포인트 이상을 인하한 적은 있지만 0.5%포인트를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소 침통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총재는 빅스텝의 취지를 설명하며 "금통위는 이번 0.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현 상황에서 물가 대응에 실기해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고, 고(高)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향후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져 경제 전반은 물론 취약계층에도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영끌족'에게 해줄 말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는데요. 지난달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려는 젊은 층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사려는 젊은 층이라면 약간의 재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낮아지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낮아져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이 총재는 "부동산 투자를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굉장히 높은 수준이었고, 이번 금리 인상 국면을 통해 불가피하게 조정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저희는 금리를 올리게 되면 당연히 부동산 가격과 주식 가격은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총재는 "지금 20~30대에 계신 분들은 경제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이 없는 분들"이라며 "저희 세대만 해도 1970년대를 겪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같이 살았고, 그래서 경제학 교과서 앞에 인플레이션이 먼저 나온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기 때문에 아마 집을 사거나 할 때 약 3%의 이자율로 돈을 빌렸다면, 그것이 평생 그 수준으로 갈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지금 경제 상황을 볼 때는 그런 가정은 변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를 지나면서 고(高)인플레이션 상황이, 적어도 인플레이션이 (한은 목표치인) 2% 이상 되는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제까지 경험했던 인플레이션이나 금리가 0~2%, 3% 수준에 계속 장기적으로 머물 것 같다는 가정하에서 경제 활동하는 것보다는 이런 위험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상황이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