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제혜택에…삼성전자 '260조원 투자계획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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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혜택 일몰에 장기 계획 밝혀
"20년간 텍사스 11곳에 신공장"
'10년 세감면' 혜택 올해로 끝나
반도체 기업들 선제대응 나서
일각 "韓 반도체 지원 미흡하면
미국에 투자 빼앗길 수도" 우려
"20년간 텍사스 11곳에 신공장"
'10년 세감면' 혜택 올해로 끝나
반도체 기업들 선제대응 나서
일각 "韓 반도체 지원 미흡하면
미국에 투자 빼앗길 수도" 우려
삼성전자가 20년에 걸쳐 2000억달러(약 262조4000억원)를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서를 텍사스주정부에 제출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최근 삼성전자가 제시한 투자 계획과 세제 혜택 신청서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기업들은 혹시 모를 투자 가능성과 세액공제 등을 염두에 둔 계획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이 미흡하면 준비한 투자금이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청서에서 삼성전자는 테일러 신공장 아홉 곳에 1676억달러(약 220조4000억원)를, 오스틴 신공장 두 곳에 245억달러(약 32조2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적시했다. 합쳐서 1921억달러(약 252조6000억원)의 투자금을 들여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일부는 2034년께 완공되고, 나머지는 이후 10년에 걸쳐 생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상무부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삼성전자의 투자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산업을 변혁하는 동시에 수천 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에게 21세기 세계의 혁신을 선도할 능력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계획에 대해 업계에서는 세제 혜택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확정된 계획으로 보긴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텍사스주의 세금 프로그램 챕터313은 지역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에 10년간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는데 이 조항은 올해 말로 만료된다. 세제 혜택 만료를 앞두고 삼성전자 외에 네덜란드 NXP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다른 반도체기업도 챕터313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공지했다.
미국이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동맹 칩4 결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연이어 견제 발언을 하고 있어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인위적인 산업 이전,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시도하며 국제무역 규칙을 파괴하고 글로벌 시장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540억달러(약 70조87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 반도체 투자금이 미국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다. 정부가 반도체 설비투자에 따른 세액공제율을 올리고, 반도체 공장의 용적률 기준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국회 통과까지는 갈 길이 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반도체 공장 설비투자에 따른 세액공제율을 2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지속해서 반도체 투자 혜택을 늘리지 않으면 국내 투자 규모가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22일 업계에 따르면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최근 삼성전자가 제시한 투자 계획과 세제 혜택 신청서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기업들은 혹시 모를 투자 가능성과 세액공제 등을 염두에 둔 계획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이 미흡하면 준비한 투자금이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美에 반도체 공장 11곳 짓겠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텍사스주 오스틴지역 매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청서를 통해 오스틴에 두 곳, 테일러에 아홉 곳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공개했다. 현재 이 회사는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사진) 두 곳을 운영 중이며, 테일러에도 170억달러(약 22조3200억원)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신청서에서 삼성전자는 테일러 신공장 아홉 곳에 1676억달러(약 220조4000억원)를, 오스틴 신공장 두 곳에 245억달러(약 32조2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적시했다. 합쳐서 1921억달러(약 252조6000억원)의 투자금을 들여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일부는 2034년께 완공되고, 나머지는 이후 10년에 걸쳐 생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상무부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삼성전자의 투자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산업을 변혁하는 동시에 수천 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에게 21세기 세계의 혁신을 선도할 능력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계획에 대해 업계에서는 세제 혜택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확정된 계획으로 보긴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텍사스주의 세금 프로그램 챕터313은 지역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에 10년간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는데 이 조항은 올해 말로 만료된다. 세제 혜택 만료를 앞두고 삼성전자 외에 네덜란드 NXP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다른 반도체기업도 챕터313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공지했다.
한국·중국 정부 눈치 보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은 이 같은 투자계획서 제출이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미국이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동맹 칩4 결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연이어 견제 발언을 하고 있어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인위적인 산업 이전,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시도하며 국제무역 규칙을 파괴하고 글로벌 시장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540억달러(약 70조87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 반도체 투자금이 미국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다. 정부가 반도체 설비투자에 따른 세액공제율을 올리고, 반도체 공장의 용적률 기준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국회 통과까지는 갈 길이 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반도체 공장 설비투자에 따른 세액공제율을 2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지속해서 반도체 투자 혜택을 늘리지 않으면 국내 투자 규모가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