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인구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4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저출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마저 줄어든 결과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한 해에만 42만 명(5.1%) 늘었다. 인구는 줄고 고령화는 빨라지고 있다.

인구 감소 당초 전망보다 8년 빨라

대한민국 인구 72년 만에 첫 감소…"인구절벽 시계 8년 빨라져"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인구 부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총인구(11월 1일 기준, 등록 센서스 방식)는 5173만8000명이었다. 1년 전(5182만9000명)과 비교해 0.2%(9만1000명) 줄었다. 총인구 감소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듬해인 1949년 센서스 집계 시작 후 72년 만에 처음이다. 1960년 연간 3.0%에 달하던 인구 증가율은 1995년부터 0%대로 낮아졌다. 통계청은 3년 전인 2019년만 해도 “2029년부터 총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실제 감소 시점은 이보다 8년이나 당겨졌다.

국적별로는 내국인 인구가 5008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0.1% 줄었다. 외국인 인구는 165만 명으로 2.7%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중국(한국계 포함 -3만3000명)과 태국(-7000명) 국적 외국인이 많이 줄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인구 자연 감소(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상황)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 입국했던 내국인 인구가 다시 유출됐고, 외국인 인구는 계속 줄어들어 지난해 총인구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유소년(0~14세) 인구 비중은 낮아지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높아지는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인구에서 유소년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1.8%로 1년 전에 비해 0.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노인 인구 비중은 16.0%에서 16.8%로 높아졌다. 2005년(유소년 비중 19.0%, 노인 비중 9.2%)과 비교하면 유소년 비중은 반토막 났고, 노인 비중은 두 배 수준이 됐다.

평균 연령은 2020년 42.9세에서 지난해 43.5세로 올랐고, 노령화지수(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비율)는 이 기간 132.5에서 143.0으로 뛰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당 부양해야 할 인구를 의미하는 노인부양비는 2020년 22.2에서 지난해 23.6으로 상승했다.

4인 가구는 여섯 집 중 한 집뿐

국내 가구 형태도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3인 이상이 함께 사는 가구가 줄고 1, 2인 가구가 늘어난 게 특징이다. 지난해 국내 총가구는 2202만3000가구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기존 가구가 쪼개지면서 가구 수는 증가했다.

1인 가구 수는 716만6000가구로 전년 대비 7.9% 늘었다. 1인 가구가 700만 명을 넘은 건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0년 이후 처음이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4%에 달했다. 2인 가구는 607만7000가구로 28.3%였다. 1, 2인 가구 비중이 61.7%나 됐다.

반면 4인 가구와 3인 가구는 각각 315만4000가구, 417만 가구로 집계됐다. 비중은 각각 14.7%, 19.4%에 그쳤다. 4인 가구는 2010년 전체의 22.5%를 차지했지만, 약 10년 만에 8%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평균 가구원 수는 지난해 2.29명으로 1년 전(2.34명) 대비 0.06명 줄었다.

주택 증가율은 관련 통계 작성이 이뤄진 1980년 이후 41년 만에 최저였다. 지난해 총 주택은 1881만2000호로 전년 대비 1.5% 늘었다. 2016~2019년 주택 착공 실적이 저조해 지난해 준공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주택 수 증가폭(28만6000호)은 가구 수 증가폭(53만800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주택난이 악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도병욱/황정환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