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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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지난 한 달간 20% 넘게 오르며 2021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루나 폭락 사태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6월 40% 하락 후 소폭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이더리움의 지분증명(PoS) 전환으로 공급이 크게 줄면서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일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40분 기준 2만3370달러로 30일 전보다 20.5% 상승했다. 지난 31일 기준(2만3744달러)으로는 6월말(1만8917달러) 대비 25.5% 뛰었다. 상승률로 보면 2021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67.3% 폭등하며 대장주인 비트코인과의 시가총액 격차를 줄였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발표와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발표 이후로는 다시 소폭 떨어지면서 정체된 상태다. 미국 S&P500 지수와의 90일간 상관계수는 0.95 이상을 나타내며 미국 증시와 동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기 반등에 의한 차익실현'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강세를 이어나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모건크릭캐피탈의 마크 유스코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비트코인은 지나치게 저평가돼있으며 적정가치는 3만달러"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도 "불확실성의 시기는 끝났으며 회복이 시작됐다"며 "금을 대체하는 과정 속에 있다"고 진단했다. 내후년으로 예정된 반감기(비트코인 채굴량이 반으로 감소)에 투자자 관심이 늘면서 강세장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이더리움은 단기적으로도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작업증명(PoW)으로 캐낸 이더리움을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머지 업그레이드를 다음달 앞두고 있어서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글로브에 따르면 라울 팔 리얼비전 CEO는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영상에서 "PoS로 전환하면 채굴자들이 이탈하기 때문에 이더리움 공급량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공급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팔 CEO는 "스테이킹 된 이더리움 총량이 9%에서 3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더리움 강세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oS는 현재 스테이킹에 참여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긴 투자자에게만 그 보상 차원에서 신규로 발행되는 코인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스테이킹을 맡긴 코인이 늘수록 시중의 코인 공급량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전 배분 방식인 PoW의 경우 채굴기를 돌려 연산력을 제공하면 이에 따른 보상으로 코인을 줬다. PoW 채굴기가 막대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코인 발행사들은 대거 PoS 방식을 채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