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시민단체 1인 시위에 명예훼손 소송…포항시내 곳곳 반발 현수막
포항시-포스코 공동TF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 없어
차갑게 식어가는 포항시·시민단체-포스코 관계
포스코지주사(포스코홀딩스) 본사의 경북 포항 이전 결정으로 한동안 온기가 돌았던 포항시·시민단체와 포스코 사이가 다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12일 출근시간대에 포항시내 주요거점에서 포스코 지주사 이전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고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퇴진을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범대위는 지난달 포스코 측이 범대위 관계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집회금지가처분 신청과 1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후 10일부터 최 회장 퇴진 촉구에 초점을 맞춰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창호 범대위 위원장은 "최근 포항시민을 대표한 범대위의 자발적이고도 정당한 시위에 대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1인 릴레이 시위를 통해 포항시민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조속한 합의 이행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포항지역 읍·면·동별 청소년지도위원회, 체육회, 개발자문위원회 등 여러 단체도 최근 포항 주요 교차로나 도로에 포스코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최정우는 50만 포항시민과 합의서를 조속히 이행하라", "포스코교육재단 출연금 0원, 교육보국은 어디에", "포스코 본사여 돌아오라", "최정우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란 문구를 써놓았다.

범대위는 지난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과 포스코 서울센터 앞에서 최 회장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포항시와 포스코의 관계도 미지근한 상황이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본사를 서울에 두기로 했다가 포항시민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이사회 및 주주 설득을 거쳐 지주회사 소재지를 2023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두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포항시와 지역 상생협력 및 투자사업을 협의하기로 지난 2월 시와 합의했다.

이후 시와 포스코는 공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뒤 최근까지 모두 6회에 걸쳐 협의했지만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처음부터 공동단장 선임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었고 상생협력사업이나 투자사업 금액을 놓고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한때 의견 대립으로 회의가 중단되는 등 파열음을 내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실무협상은 하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나 확정된 안은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달 범대위가 1인 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혐의가 있어서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며 "태스크포스 협의는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의견 차이가 커서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갑게 식어가는 포항시·시민단체-포스코 관계
차갑게 식어가는 포항시·시민단체-포스코 관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