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화학주는 떡상(급등)하는데 롯데케미칼은 왜 이래. 완전 물렸네."
"롯데케미칼 30층(매입 가격 30만원) 구조대 오나요."

2030 직장인들이 몰린 직장인 익명앱인 블라인드와 각종 종목 토론방에는 롯데케미칼에 대한 불만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3월에 33만8000원까지 치솟았지만 18일 기준으로 18만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석달새 주가도 6% 떨어지는 등 지지부진하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이 최근 석달새 각각 30.3%, 49.4% 치솟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롯데케미칼이 최근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주가도 내림세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회사 적자의 원흉은 그동안 알짜 자회사로 인정받았던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이하 타이탄)이다. 타이탄은 올 상반기에만 36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오전 11시 1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82%(1500원) 내린 18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 회사는 작년 3월 5일 33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가수익비율(PER)이 5배에 머물렀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화학주의 PER 평균이 10배라는 점에서 저평가주라는 평가가 많았다. 2030 주주들도 이 같은 지표 분석을 바탕으로 롯데케미칼을 집중 매수했다. 하지만 이 회사 주가는 작년 3월부터 내림세를 이어갔다.

주가를 끌어내린 배경은 나빠진 실적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2분기에 영업손실 214억원을 기록해 작년 2분기와 비교해 적자전환했다. 순이익은 362억원으로 작년 2분기에 비해 92.77% 감소했다. 이 회사 실적을 갉아 먹은 것은 말레이시아 상장사인 타이탄이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에 1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타이탄은 원유에서 뽑아낸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열분해해 에틸렌·폴리프로필렌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타이탄은 석유화학 업황이 좋아지면서 지난해 227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2분기에 420억원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치솟은 반면에 수요 부진으로 화학제품 가격 오름폭은 주춤해진 결과다. 에틸렌과 나프타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올들어 쪼그라들면서 타이탄도 적자를 냈다.

타이탄은 그동안 상당한 실적을 내면서 기업가치가 뜀박질한 데다 동남아시아 화학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황에 따라 실적 부침이 컸고 모회사인 롯데케미칼 실적도 비슷하게 움직였다. 롯데케미칼이 시황에 따라 출렁이는 실적을 보완할 신사업을 더 보강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롯데케미칼도 이를 반영해 수소와 배터리 소재사업에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기초 석유화학 사업 의존도를 낮춰 안정적 실적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