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조미료도 오른다…가공식품 줄인상에 '물가정점론' 흔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상반기 급등한 원자재값 반영
수입물가 올린 고환율도 변수
햄·조미료·유제품 가격 오르면
외식물가도 덩달아 뛸 가능성
자영업자 '라면 사재기' 조짐도
수입물가 올린 고환율도 변수
햄·조미료·유제품 가격 오르면
외식물가도 덩달아 뛸 가능성
자영업자 '라면 사재기' 조짐도
농심이 신라면 등 라면값을 1년 만에 추가 인상할 것을 예고한 데 이어 식품회사들이 발효유, 치즈, 조미료, 육가공품 등 가공식품 가격을 전방위적으로 올린다. 가공식품이 하반기 장바구니 물가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라 소비자 부담을 가중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y(옛 한국야쿠르트)는 다음달 1일부터 대표 제품인 ‘야쿠르트라이트’ 가격을 병(65mL)당 200원에서 220원으로 인상한다. 이 제품은 하루 150만 개 넘게 팔려 ‘국민 발효유’로 불린다. hy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2020년 3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유가공 및 음료 제품도 다음달부터 ‘도미노 인상’이 예고됐다. 동원F&B는 ‘덴마크 짜지 않은 치즈’(252g) 등 치즈와 요구르트, 쿨피스(180~930mL) 등 9개 제품 가격을 9월 1일 평균 21% 인상할 계획이다.
닭가슴살 등 육가공 제품 가격도 오른다. 하림은 다음달 닭가슴살 제품과 소시지 등을 대형마트에서 5~7%, 편의점에서 8~9% 인상한다. 사조대림은 다음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닭가슴살 제품을 12.1% 올릴 예정이다. 조미료도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대상은 미원(100g)을 편의점 기준 2400원에서 2700원으로 12.5% 올린다.
이 같은 인상률은 올 상반기 원자재 가격 등 원가 인상분을 반영해 결정했다는 게 식품업체들의 설명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6개월~1년치 원재료를 선구매하는 만큼 상반기 급등한 국제 곡물가 등을 하반기 제품 가격에 적용한 것”이라며 “물류비와 인건비, 포장재 등 부자재값 상승도 제품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 곡물 가격의 수입 물가 반영은 3~6개월 소요되며 수입 물가의 소비자물가 반영도 일정 기간이 걸린다”며 “1분기 국제 원재료 가격 등을 감안하면 가공식품 물가는 2.0~21.8% 상승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공식품 인상이 확산하면 외식 물가도 덩달아 상승할 공산이 크다. 라면, 국수, 조미료, 햄, 유제품 등은 식당이나 카페 등의 음식료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전체 주문의 10%가량을 차지하는 라면 공급가가 인상된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대량 주문을 넣어놨다”며 “라면값 인상 후 식당 판매 가격을 올려야 할지 고심”이라고 했다.
정부는 9~10월 ‘물가 정점’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급등하는 환율과 유럽 에너지 대란 위기, 폭우에 따른 작황 부진 등의 변수로 물가가 정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달러 초강세로 농축수산물 수입물가가 8개월 연속 30%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시장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때보다 높은 7%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예측대로 물가 상승세가 3분기에 정점에 이를 수 있겠지만,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급등과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유럽 에너지 대란 위기 가능성 등 변수가 많다”고 진단했다.
하수정/한경제 기자 agatha77@hankyung.com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y(옛 한국야쿠르트)는 다음달 1일부터 대표 제품인 ‘야쿠르트라이트’ 가격을 병(65mL)당 200원에서 220원으로 인상한다. 이 제품은 하루 150만 개 넘게 팔려 ‘국민 발효유’로 불린다. hy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2020년 3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유가공 및 음료 제품도 다음달부터 ‘도미노 인상’이 예고됐다. 동원F&B는 ‘덴마크 짜지 않은 치즈’(252g) 등 치즈와 요구르트, 쿨피스(180~930mL) 등 9개 제품 가격을 9월 1일 평균 21% 인상할 계획이다.
닭가슴살 등 육가공 제품 가격도 오른다. 하림은 다음달 닭가슴살 제품과 소시지 등을 대형마트에서 5~7%, 편의점에서 8~9% 인상한다. 사조대림은 다음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닭가슴살 제품을 12.1% 올릴 예정이다. 조미료도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대상은 미원(100g)을 편의점 기준 2400원에서 2700원으로 12.5% 올린다.
이 같은 인상률은 올 상반기 원자재 가격 등 원가 인상분을 반영해 결정했다는 게 식품업체들의 설명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6개월~1년치 원재료를 선구매하는 만큼 상반기 급등한 국제 곡물가 등을 하반기 제품 가격에 적용한 것”이라며 “물류비와 인건비, 포장재 등 부자재값 상승도 제품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 곡물 가격의 수입 물가 반영은 3~6개월 소요되며 수입 물가의 소비자물가 반영도 일정 기간이 걸린다”며 “1분기 국제 원재료 가격 등을 감안하면 가공식품 물가는 2.0~21.8% 상승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공식품 인상이 확산하면 외식 물가도 덩달아 상승할 공산이 크다. 라면, 국수, 조미료, 햄, 유제품 등은 식당이나 카페 등의 음식료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전체 주문의 10%가량을 차지하는 라면 공급가가 인상된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대량 주문을 넣어놨다”며 “라면값 인상 후 식당 판매 가격을 올려야 할지 고심”이라고 했다.
정부는 9~10월 ‘물가 정점’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급등하는 환율과 유럽 에너지 대란 위기, 폭우에 따른 작황 부진 등의 변수로 물가가 정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달러 초강세로 농축수산물 수입물가가 8개월 연속 30%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시장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때보다 높은 7%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예측대로 물가 상승세가 3분기에 정점에 이를 수 있겠지만,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급등과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유럽 에너지 대란 위기 가능성 등 변수가 많다”고 진단했다.
하수정/한경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