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밭 됐는데 가격은 그대로…인삼농가의 '눈물' 이유는?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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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가 중부지역을 강타한 이후 노지작물인 무, 배추 등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정상품 출하량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용작물인 인삼도 강원 횡성, 경기 여주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밭이 물에 잠기거나 해가림시설이 파괴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KGC인삼공사나 인삼농협은 피해가 커지기 전 조기 수매에 나섰다.
하지만 시중에서 거래되는 인삼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다. 인삼공사나 인삼농협과 거래하는 계약재배 토지 비중이 줄어들면서 시중에 인삼이 많이 풀리고 있어서다. 홍삼 등 인삼 가공 제품을 대체할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등장한 것도 시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수확 전 침수 피해를 입으면 인삼 잎줄기가 쓰러지고 흙탕물이 묻어 식물의 광합성과 호흡에 영향을 준다. 병해충으로부터 취약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횡성지역의 경우 하천두둑이 무너져 밭이 12시간 이상 침수됐고 강풍에 의해 해가림시설이 완파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인삼공사는 주로 9월 초에 계약 재배지에서 인삼을 수확하지만 올해에는 피해 농가를 중심으로 수확 시기를 1~2주 앞당겼다.
계약물량을 결정하는 것은 인삼공사와 농협의 권한이다. 필요량에 따라 물량을 조절한다. 계약금은 농가와 협의해 결정한다. 전반적인 인삼 수요가 줄어들면서 계약재배 물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이 계약 물량을 줄이면 시중에 풀리는 수삼 물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한국인삼협회에 따르면 2011년만 해도 전체 재배면적의 56.6%가 계약토였지만 2017년에는 40%대로 떨어지더니 작년에는 비중이 33.7%로 떨어졌다. 미계약토에서 재배된 인삼(수삼)은 상인들이 사서 금산이나 영주 유통시장에 내다판다. 보통 계약재배값에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관행이다. 한 인삼재배 농민은 “농가 입장에서는 계약재배를 해야 인삼값을 높게 쳐주니 인삼공사나 농협과 계약금 협상 시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농촌 인건비 상승에 최근 인삼공사는 지난 10년간 실질적 동결 상태에 있던 인삼 구매가를 7% 가량 인상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인삼축제가 취소된 것도 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한 인삼유통 관계자는 “인삼은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산지 행사가 취소되면서 유통 시장이 침체를 겪었다”고 말했다.
홍삼 제품을 대체할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출시되는 것도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에서 지난해 1~7월 홍삼 제외 건강식품은 전년 대비 매출이 6.7% 늘어난 반면 홍삼 제품 매출은 10.6% 줄었다. 인삼가공 제품 매출은 올해에도 감소세가 이어져 작년보다 8.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제 기자
하지만 시중에서 거래되는 인삼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다. 인삼공사나 인삼농협과 거래하는 계약재배 토지 비중이 줄어들면서 시중에 인삼이 많이 풀리고 있어서다. 홍삼 등 인삼 가공 제품을 대체할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등장한 것도 시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수확 앞두고 비 피해
인삼은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인삼은 물소리, 바람소리, 사람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상품성이 가장 높은 6년근 인삼을 키우기까지 토지 정비 작업을 포함해 꼬박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토질이 인삼 작황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햇빛이 강한 여름철에도 반그늘 상태와 서늘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해가림 시설도 설치해야 한다.수확 전 침수 피해를 입으면 인삼 잎줄기가 쓰러지고 흙탕물이 묻어 식물의 광합성과 호흡에 영향을 준다. 병해충으로부터 취약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횡성지역의 경우 하천두둑이 무너져 밭이 12시간 이상 침수됐고 강풍에 의해 해가림시설이 완파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인삼공사는 주로 9월 초에 계약 재배지에서 인삼을 수확하지만 올해에는 피해 농가를 중심으로 수확 시기를 1~2주 앞당겼다.
계약재배 면적 줄면서 시중가격 떨어져
수해 이후에도 시중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26일 금산군청이 제공하는 인삼가격정보에 따르면 시중에서 거래되는 미계약토 수삼(말리지 않은 인삼·750g 기준) 10뿌리는 8월 셋째주에 3만2000원에 거래됐다. 폭우 직전인 7월말(3만3000원) 대비 1000원 하락하며 폭우 영향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모습이다. 6년근 직삼(인삼의 체형이 직립형태를 나타내도록 조제한 것) 15편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2.3% 떨어진 5만400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삼공사나 농협에서 계약재배하는 ‘계약토’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있는 것을 주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삼은 계약토에서 나온 작물과 미계약토에서 나온 작물로 나뉜다. 인삼공사와 인삼농협은 계약재배만을 통해 국내 6년근 인삼을 조달한다. 2020년 기준 전국 6년근 인삼 생산량(1만6009t)의 37%가 인삼공사의 계약물량이었다.계약물량을 결정하는 것은 인삼공사와 농협의 권한이다. 필요량에 따라 물량을 조절한다. 계약금은 농가와 협의해 결정한다. 전반적인 인삼 수요가 줄어들면서 계약재배 물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이 계약 물량을 줄이면 시중에 풀리는 수삼 물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한국인삼협회에 따르면 2011년만 해도 전체 재배면적의 56.6%가 계약토였지만 2017년에는 40%대로 떨어지더니 작년에는 비중이 33.7%로 떨어졌다. 미계약토에서 재배된 인삼(수삼)은 상인들이 사서 금산이나 영주 유통시장에 내다판다. 보통 계약재배값에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관행이다. 한 인삼재배 농민은 “농가 입장에서는 계약재배를 해야 인삼값을 높게 쳐주니 인삼공사나 농협과 계약금 협상 시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농촌 인건비 상승에 최근 인삼공사는 지난 10년간 실질적 동결 상태에 있던 인삼 구매가를 7% 가량 인상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유통시장 위축
코로나19도 인삼 유통에 큰 영향을 줬다. 주요 구매자였던 중국·베트남 보따리상 유입이 급감한 것이 컸다. 면세 채널 부진이 이어지면서 인삼공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9년 이후 하락세다. 면세점은 인삼공사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채널이다.오프라인 인삼축제가 취소된 것도 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한 인삼유통 관계자는 “인삼은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산지 행사가 취소되면서 유통 시장이 침체를 겪었다”고 말했다.
홍삼 제품을 대체할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출시되는 것도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에서 지난해 1~7월 홍삼 제외 건강식품은 전년 대비 매출이 6.7% 늘어난 반면 홍삼 제품 매출은 10.6% 줄었다. 인삼가공 제품 매출은 올해에도 감소세가 이어져 작년보다 8.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