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보고서, 거짓 기재보다 충분한 설명이 중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내에서도 ESG 공시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미 의무화되어 시행 중인 지배구조보고서 공시는 2026년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적용 대상이 늘어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도 2025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도 ESG 전담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한경ESG] 이슈 브리핑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공개가 중요해지면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내놓고 ESG 전담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1월 기존 ESG팀을 ESG지원부로 확대 개편했다. ESG지원부 산하에는 ESG공시팀과 ESG지원팀이 소속돼 있다.
ESG지원부는 그동안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ESG 포털을 론칭하고,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 관련 교육 및 홍보활동을 벌였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의 개정판을 발표하고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공시를 촉진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원일 한국거래소 ESG지원부장과 손재식 ESG공시팀장, 조봉현 ESG지원팀장을 만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었다.
- ESG지원부를 만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업무가 많아졌습니다. 국제회계기준(IFRS)재단이 글로벌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을 제정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의무 대상 기업이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국내 상장사부터 의무 공시가 시작될 예정이고요. ESG지원팀은 ESG 정보공개 관련 글로벌 동향 분석과 공시 관련 정책 연구를 합니다. ESG공시팀은 기업들과 직접 소통하는 접점 역할을 하죠. 지배구조 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공시 관리와 기업 대상 교육 및 홍보활동을 합니다.”(이원일 ESG지원부장)
- 해외에서 ESG 공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데요.
“IFRS재단뿐 아니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변화 공시와 유럽연합(EU)의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표준(ESRS)도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IFRS재단의 경우 올해 말 지속 가능 보고 기준의 최종안이 나올 걸로 예상합니다. 특히 그동안 기업 부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소극적이던 미국이 기후변화 공시 의무화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미국은 스코프 3(공급망 등 총 외부 탄소배출량)를 공시 범위에 넣긴 했지만, 사업에서 중요한 경우만 넣도록 했습니다. 의무화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제3자 검증도 스코프 1(직접배출), 2(전력 사용 등 간접배출)만 하도록 했고요. 기업 부담을 낮추는 데 신경 쓰는 거죠. EU의 경우는 기존의 비재무보고지침(NFRD)을 확대해 기업 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을 만들었고,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표준(ESRS)도 만드는 등 ESG 보고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이 부장)
- 현재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2026년부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의무가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됩니다. 지배구조가 확립되어야 환경·사회 부문도 자연스럽게 개선된다고 보기 때문에 지배구조 보고서를 가장 먼저 의무화하는 거죠.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시한이 5월 말입니다. 그래서 현재 기업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점검 중입니다. 가이드라인에 맞춰 잘 기재했는지 확인하면 하나씩 살펴봐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공시 내용이 부실할 경우 정정 요청을 하고, 기업이 수정 후 정정 공시를 하는 절차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점검 과정에서 기업의 지배구조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이 부장)
- 지배구조 보고서 작성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많습니다.
“지배구조 보고서는 ‘원칙 준수 예외 설명(comply or explain)’ 방식입니다. 거래소가 정한 핵심 사항의 준수 여부를 자율적으로 평가하는 거예요. 지키지 못한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하면 됩니다. 강성 규제가 아니라 연성 규제인 거죠. 억지로 지키고 있다고 거짓 기재하는 경우가 가장 문제입니다. 거짓 기재를 하기보다는 충분히 소명하면 문제 삼지 않습니다. 새로 지배구조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기업은 부담을 많이 느끼는데, ESG공시팀에서 교육이나 안내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거래소 직원들이 기업의 지배구조 내용을 잘 알기 때문에 외부 컨설팅을 받는 이걸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각 기업 케이스에 맞게 일대일 상담을 해줍니다.”(손재식 ESG공시팀장)
- ESG 정보공개에서 표준화와 비교 가능성이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국내에서 지배구조(G) 쪽은 상당히 표준화되어 있습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에 맞춰 목차대로 작성하기 때문에 정보의 표준화나 비교 가능성 측면에서 해외보다 앞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환경(E)과 사회(S) 부문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는데, 해외에서도 표준화와 비교 가능성이 여전히 큰 문제입니다. IFRS의 글로벌 공시기준이 나오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기업이 느끼는 지배구조 보고서 작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작성 노하우나 방법론을 추가해 매뉴얼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입니다.”(이 부장)
- 지난해 12월 ESG 포털을 오픈했는데 어떻게 변화합니까.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만든 공공 ESG 정보 플랫폼입니다. 각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지배구조 보고서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기업별 ESG 평가등급 및 평가 요약 보고서도 볼 수 있습니다. 또 최신 규제 동향과 함께 ESG 펀드, 사회책임투자(SRI) 채권, ESG 지수상품 등 각종 통계도 제공합니다. 4분기에 ESG 평가등급 정보 확충에 중점을 두고 ESG 포털을 확대 개편할 예정입니다. 현재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MSCI 두 기관의 평가등급을 공개하고 있는데, 여기에 2개 이상의 평가기관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ESG 평가등급 정보와 재무 실적을 연계한 정보도 확충할 계획이고요.”(이 부장)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SG지원부는 그동안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ESG 포털을 론칭하고,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 관련 교육 및 홍보활동을 벌였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의 개정판을 발표하고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공시를 촉진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원일 한국거래소 ESG지원부장과 손재식 ESG공시팀장, 조봉현 ESG지원팀장을 만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었다.
- ESG지원부를 만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업무가 많아졌습니다. 국제회계기준(IFRS)재단이 글로벌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을 제정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의무 대상 기업이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국내 상장사부터 의무 공시가 시작될 예정이고요. ESG지원팀은 ESG 정보공개 관련 글로벌 동향 분석과 공시 관련 정책 연구를 합니다. ESG공시팀은 기업들과 직접 소통하는 접점 역할을 하죠. 지배구조 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공시 관리와 기업 대상 교육 및 홍보활동을 합니다.”(이원일 ESG지원부장)
- 해외에서 ESG 공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데요.
“IFRS재단뿐 아니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변화 공시와 유럽연합(EU)의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표준(ESRS)도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IFRS재단의 경우 올해 말 지속 가능 보고 기준의 최종안이 나올 걸로 예상합니다. 특히 그동안 기업 부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소극적이던 미국이 기후변화 공시 의무화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미국은 스코프 3(공급망 등 총 외부 탄소배출량)를 공시 범위에 넣긴 했지만, 사업에서 중요한 경우만 넣도록 했습니다. 의무화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제3자 검증도 스코프 1(직접배출), 2(전력 사용 등 간접배출)만 하도록 했고요. 기업 부담을 낮추는 데 신경 쓰는 거죠. EU의 경우는 기존의 비재무보고지침(NFRD)을 확대해 기업 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을 만들었고,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표준(ESRS)도 만드는 등 ESG 보고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이 부장)
- 현재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2026년부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의무가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됩니다. 지배구조가 확립되어야 환경·사회 부문도 자연스럽게 개선된다고 보기 때문에 지배구조 보고서를 가장 먼저 의무화하는 거죠.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시한이 5월 말입니다. 그래서 현재 기업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점검 중입니다. 가이드라인에 맞춰 잘 기재했는지 확인하면 하나씩 살펴봐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공시 내용이 부실할 경우 정정 요청을 하고, 기업이 수정 후 정정 공시를 하는 절차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점검 과정에서 기업의 지배구조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이 부장)
- 지배구조 보고서 작성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많습니다.
“지배구조 보고서는 ‘원칙 준수 예외 설명(comply or explain)’ 방식입니다. 거래소가 정한 핵심 사항의 준수 여부를 자율적으로 평가하는 거예요. 지키지 못한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하면 됩니다. 강성 규제가 아니라 연성 규제인 거죠. 억지로 지키고 있다고 거짓 기재하는 경우가 가장 문제입니다. 거짓 기재를 하기보다는 충분히 소명하면 문제 삼지 않습니다. 새로 지배구조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기업은 부담을 많이 느끼는데, ESG공시팀에서 교육이나 안내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거래소 직원들이 기업의 지배구조 내용을 잘 알기 때문에 외부 컨설팅을 받는 이걸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각 기업 케이스에 맞게 일대일 상담을 해줍니다.”(손재식 ESG공시팀장)
- ESG 정보공개에서 표준화와 비교 가능성이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국내에서 지배구조(G) 쪽은 상당히 표준화되어 있습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에 맞춰 목차대로 작성하기 때문에 정보의 표준화나 비교 가능성 측면에서 해외보다 앞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환경(E)과 사회(S) 부문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는데, 해외에서도 표준화와 비교 가능성이 여전히 큰 문제입니다. IFRS의 글로벌 공시기준이 나오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기업이 느끼는 지배구조 보고서 작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작성 노하우나 방법론을 추가해 매뉴얼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입니다.”(이 부장)
- 지난해 12월 ESG 포털을 오픈했는데 어떻게 변화합니까.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만든 공공 ESG 정보 플랫폼입니다. 각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지배구조 보고서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기업별 ESG 평가등급 및 평가 요약 보고서도 볼 수 있습니다. 또 최신 규제 동향과 함께 ESG 펀드, 사회책임투자(SRI) 채권, ESG 지수상품 등 각종 통계도 제공합니다. 4분기에 ESG 평가등급 정보 확충에 중점을 두고 ESG 포털을 확대 개편할 예정입니다. 현재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MSCI 두 기관의 평가등급을 공개하고 있는데, 여기에 2개 이상의 평가기관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ESG 평가등급 정보와 재무 실적을 연계한 정보도 확충할 계획이고요.”(이 부장)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