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걷힌다…하반기 ESG 펀드 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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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펀드를 둘라싼 먹구름이 조금씩 걷히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해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등 강력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도 긍정적이다
[한경ESG] 투자전략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주식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수 수익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미국과 신흥국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ESG ETF의 성과도 부진했다. S&P글로벌의 주식형 ESG 지수 수익률도 예년에 비해 성과가 낮았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글로벌 ESG 펀드에는 326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되었다. 지난 1분기 유입액 대비 62% 감소한 수치다. 사실 ESG 펀드 유입액은 지난해 중순부터 약화되는 추세다. 글로벌 ESG 펀드 순자산도 2조4700억 달러 수준으로 1분기 대비 13%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ESG 펀드 외의 펀드는 자금 유입이 아닌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 순자산 규모도 ESG 펀드 대비 더 크게 축소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ESG 펀드가 선방한 셈이다.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가 반등 방아쇠
하반기에는 ESG 펀드를 둘러싼 먹구름이 조금씩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미국 바이든 정부의 화석연료 감축 노력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동안 미국에서 15GW의 발전 용량이 추가되었는데, 이 중 풍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은 천연가스, 태양광 순이다. 연말까지 29.4GW의 신규 발전 용량이 추가될 계획인데, 그중 절반이 태양광(13.6GW)이다. 여기에 최근 7390억 달러 규모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시행됐다. 그린에너지 관련 세액공제와 투자에 향후 10년간 3690억 달러를 투입한다. 중장기적으로 그린에너지 관련주의 경우 세액공제 혜택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의 정점 통과(피크 아웃)도 반등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지난 7월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 전년 대비 8.5%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를 확인했다. ESG 펀드에 편입된 고밸류에이션 기업도 고물가로 인한 부담을 일부 덜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장기적으로 ESG 알파(초과수익)라고 여겨지는 고배당, 저변동성, 고퀄리티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대체로 ESG 지수의 배당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상회한다. 또 주식시장의 변동성(VIX)이 상승하는 시기에 ESG 지수의 성과는 시장 평균을 웃도는 경향이 있다. ESG와 관련한 사회적 논쟁(controversies)의 추적 및 계량화는 기업의 퀄리티를 가늠하는 작업과 연관이 있다.
테슬라 편입 비중 여전히 높아
지난 5월 테슬라는 S&P500 ESG 지수에서 제외됐다. 다른 기업의 ESG 점수 상승, 일부 공장의 인종차별, 열악한 근무 환경, 자율주행과 관련한 사망·부상 사고에 대한 연방정부의 조사 등이 배경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테슬라는 여러 ESG ETF 내 큰 비중으로 편입되어 있다. 결국 앞으로 어느 ESG 평가사의 기준을 쓰느냐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성과 등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펀드들이 ESG를 활용하는 전략에선 변화가 확인된다. 2018년까지만 해도 사회책임투자(SRI)의 일반적 투자전략은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종목을 제외하는 네거티브·익스클루시브 스크리닝(배제) 방식이었다. 유럽의 경우 2020년에도 이 전략 비중이 컸다. 반면 2020년을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벤치마크와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추적 오차를 줄이는 동시에 ESG 노출도를 높이는 ESG 통합 전략을 사용하는 자산 규모가 커졌다. 특히 미국에서 이러한 모습이 잘 나타난다.
MSCI의 ESG 지수 사례를 살펴보면, 기존 시장 지수와 추적 오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ESG 노출도를 높이는 ESG 통합 유형에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MSCI ESG 지수 중 가장 종류가 많은 ESG 통합의 유형은 ESG 점수에 따라 비중에 차이를 두는 ESG 유니버설, ESG 노출도를 높이는 쪽으로 최적화하는 ESG 포커스, 섹터 내에서 ESG 점수가 높은 종목을 선택하는 ESG 리더스 등이 있다.
블랙록은 주요 ETF 운용사 중 가장 다양한 ESG ETF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셰어 ESG 어웨어 US 애그리게이트 본드(EAGG)’ 같은 채권 ESG ETF도 존재한다. 주로 MSCI ESG 지수를 추종한다. ‘아이셰어 글로벌 클린에너지(ICLN)’ 등 주로 환경과 관련한 테마 ESG ETF가 투자자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러 ESG ETF 중 미국 주식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ESG ETF가 유망하며, 주요국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ETF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ESG 펀드 출시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150개에 이른다. 국내 ESG 펀드의 순자산은 4조원을 상회한다. ESG 펀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은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SG 펀드(49%)다. 최근에는 국내 채권(29%)과 해외 주식(15%)에 투자하는 ESG 펀드가 크게 늘었다. 해외 주식, 채권, 대체 자산 등 국내 주식 외 자산에 ESG를 접목한 펀드를 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체 자산의 경우 친환경 자재를 활용한 건물이나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발전소 투자가 대표적이다.
지난 5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춘 1000억원 규모의 행동주의 사모펀드를 결성했다. 이 펀드에 대한 연기금과 공제회 등 여러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높았다. 향후에도 기관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ESG 펀드를 사모펀드로 설정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식형 ESG 펀드가 늘어나기 시작한 2017년부터 ESG 액티브 펀드의 성과는 평균적으로 KOSPI 지수를 웃돌았다. 올해 기준으로 살펴보면 BNK지속가능ESG, 트러스톤ESG레벨업, 브이아이사회책임투자, 한국밸류지속성장ESG, 삼성ESG착한책임투자, 미래에셋좋은기업ESG 등이 액티브 ESG 펀드 중 성과 상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 수익률을 결정한 요인은 가치주와 성장주 편입 비중 차이다. 금리, 물가상승 국면에서 성장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보다는 가치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의 성과가 좋았다. 향후 경기침체, 약세장 지속 등을 감안하면 경기와 무관한 개별 테마에 집중하거나 연말 배당을 노릴 수 있는 ESG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퀀트 애널리스트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글로벌 ESG 펀드에는 326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되었다. 지난 1분기 유입액 대비 62% 감소한 수치다. 사실 ESG 펀드 유입액은 지난해 중순부터 약화되는 추세다. 글로벌 ESG 펀드 순자산도 2조4700억 달러 수준으로 1분기 대비 13%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ESG 펀드 외의 펀드는 자금 유입이 아닌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 순자산 규모도 ESG 펀드 대비 더 크게 축소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ESG 펀드가 선방한 셈이다.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가 반등 방아쇠
하반기에는 ESG 펀드를 둘러싼 먹구름이 조금씩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미국 바이든 정부의 화석연료 감축 노력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동안 미국에서 15GW의 발전 용량이 추가되었는데, 이 중 풍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은 천연가스, 태양광 순이다. 연말까지 29.4GW의 신규 발전 용량이 추가될 계획인데, 그중 절반이 태양광(13.6GW)이다. 여기에 최근 7390억 달러 규모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시행됐다. 그린에너지 관련 세액공제와 투자에 향후 10년간 3690억 달러를 투입한다. 중장기적으로 그린에너지 관련주의 경우 세액공제 혜택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의 정점 통과(피크 아웃)도 반등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지난 7월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 전년 대비 8.5%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를 확인했다. ESG 펀드에 편입된 고밸류에이션 기업도 고물가로 인한 부담을 일부 덜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장기적으로 ESG 알파(초과수익)라고 여겨지는 고배당, 저변동성, 고퀄리티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대체로 ESG 지수의 배당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상회한다. 또 주식시장의 변동성(VIX)이 상승하는 시기에 ESG 지수의 성과는 시장 평균을 웃도는 경향이 있다. ESG와 관련한 사회적 논쟁(controversies)의 추적 및 계량화는 기업의 퀄리티를 가늠하는 작업과 연관이 있다.
테슬라 편입 비중 여전히 높아
지난 5월 테슬라는 S&P500 ESG 지수에서 제외됐다. 다른 기업의 ESG 점수 상승, 일부 공장의 인종차별, 열악한 근무 환경, 자율주행과 관련한 사망·부상 사고에 대한 연방정부의 조사 등이 배경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테슬라는 여러 ESG ETF 내 큰 비중으로 편입되어 있다. 결국 앞으로 어느 ESG 평가사의 기준을 쓰느냐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성과 등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펀드들이 ESG를 활용하는 전략에선 변화가 확인된다. 2018년까지만 해도 사회책임투자(SRI)의 일반적 투자전략은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종목을 제외하는 네거티브·익스클루시브 스크리닝(배제) 방식이었다. 유럽의 경우 2020년에도 이 전략 비중이 컸다. 반면 2020년을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벤치마크와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추적 오차를 줄이는 동시에 ESG 노출도를 높이는 ESG 통합 전략을 사용하는 자산 규모가 커졌다. 특히 미국에서 이러한 모습이 잘 나타난다.
MSCI의 ESG 지수 사례를 살펴보면, 기존 시장 지수와 추적 오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ESG 노출도를 높이는 ESG 통합 유형에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MSCI ESG 지수 중 가장 종류가 많은 ESG 통합의 유형은 ESG 점수에 따라 비중에 차이를 두는 ESG 유니버설, ESG 노출도를 높이는 쪽으로 최적화하는 ESG 포커스, 섹터 내에서 ESG 점수가 높은 종목을 선택하는 ESG 리더스 등이 있다.
블랙록은 주요 ETF 운용사 중 가장 다양한 ESG ETF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셰어 ESG 어웨어 US 애그리게이트 본드(EAGG)’ 같은 채권 ESG ETF도 존재한다. 주로 MSCI ESG 지수를 추종한다. ‘아이셰어 글로벌 클린에너지(ICLN)’ 등 주로 환경과 관련한 테마 ESG ETF가 투자자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러 ESG ETF 중 미국 주식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ESG ETF가 유망하며, 주요국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ETF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ESG 펀드 출시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150개에 이른다. 국내 ESG 펀드의 순자산은 4조원을 상회한다. ESG 펀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은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SG 펀드(49%)다. 최근에는 국내 채권(29%)과 해외 주식(15%)에 투자하는 ESG 펀드가 크게 늘었다. 해외 주식, 채권, 대체 자산 등 국내 주식 외 자산에 ESG를 접목한 펀드를 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체 자산의 경우 친환경 자재를 활용한 건물이나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발전소 투자가 대표적이다.
지난 5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춘 1000억원 규모의 행동주의 사모펀드를 결성했다. 이 펀드에 대한 연기금과 공제회 등 여러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높았다. 향후에도 기관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ESG 펀드를 사모펀드로 설정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식형 ESG 펀드가 늘어나기 시작한 2017년부터 ESG 액티브 펀드의 성과는 평균적으로 KOSPI 지수를 웃돌았다. 올해 기준으로 살펴보면 BNK지속가능ESG, 트러스톤ESG레벨업, 브이아이사회책임투자, 한국밸류지속성장ESG, 삼성ESG착한책임투자, 미래에셋좋은기업ESG 등이 액티브 ESG 펀드 중 성과 상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 수익률을 결정한 요인은 가치주와 성장주 편입 비중 차이다. 금리, 물가상승 국면에서 성장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보다는 가치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의 성과가 좋았다. 향후 경기침체, 약세장 지속 등을 감안하면 경기와 무관한 개별 테마에 집중하거나 연말 배당을 노릴 수 있는 ESG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퀀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