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재인 정부, 삼덕회계 압박해 '월성원전 조작'…경제성 15분의 1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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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조작' 檢공소장 입수
경제성 3427억→224억으로
1차 평가때 85%였던 이용률
2차땐 70%, 3차 60%로 가정
판매단가도 낮춰 이익전망치 '뚝'
결국 '계속운전하면 손해' 꿰맞춰
회계사 "결과 짜맞추기에 씁쓸"
산업부·한수원 요구에 자책도
檢수사 '文 청와대' 겨냥 가능성
경제성 3427억→224억으로
1차 평가때 85%였던 이용률
2차땐 70%, 3차 60%로 가정
판매단가도 낮춰 이익전망치 '뚝'
결국 '계속운전하면 손해' 꿰맞춰
회계사 "결과 짜맞추기에 씁쓸"
산업부·한수원 요구에 자책도
檢수사 '文 청와대' 겨냥 가능성
탈원전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가 월성 원전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 이 원전의 경제성을 15분의 1로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원전 이용률과 전력판매단가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해 회계법인을 압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대전지방검찰청의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사건 공소장에서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와 원전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이 폐쇄보다 손해’라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회계법인을 통해 숫자를 끼워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공소장을 보면 문재인 정부는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을 깎아내리기 위해 평가 핵심 변수인 원전 가동률과 전력판매단가를 낮추도록 회계법인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1차 평가에서 84.9%였던 원전 이용률은 2차 평가에선 70.0%로, 3차 평가에선 60.04%로 낮아졌다. 전력판매단가는 당초 매년 물가상승률 1.9%를 고려한 ㎾h당 63.11원이었지만 2차, 3차 평가에선 각각 60.76원, 51.52원으로 낮춰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계속운전이 폐쇄보다 더 이익이 되는 손익분기점 이용률은 1차 평가 때 20~30%에서 최종 보고서에선 55.9%로 높아졌다. 이에 대해 당시 실무를 맡았던 한국수력원자력 임원 한모씨는 직원들에게 “현재까지 (손익분기점 원전이용률이) 55.9% 튜닝(조정)됐어요. 수고했습니다”란 메시지를 보냈다.
산업부와 한수원의 요구에 따라 원전 경제성 조작에 가담한 문모 회계사는 당초 “회계기관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해 민감한 시기”라며 “경제성 평가 보고서(2차)에 적용했던 판매단가 및 70% 원전이용률을 변경하기 어렵다”고 저항했다. 하지만 정부의 거듭된 압박과 요구에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자책한 것으로 검찰 공소장에 적시됐다. 그는 “한수원과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맞추기 위한 작업이 돼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고도 했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은 직권남용·업무방해 혐의로,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은 배임·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지난 6월 7일 첫 공판이 개시됐고, 이달 23일 증인신문 절차가 시작됐다. 최근 검찰은 백 전 장관에 대해 배임교사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 전 장관이 산업부 직원들을 통해 한수원 등에 압력을 넣어 월성 1호기 폐쇄를 강행, 한수원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가 있다는 점에서다. 또 지난 19일에는 이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기록관실을 압수수색했다. 월성 1호기 가동중단 지시의 책임이 ‘문재인 청와대’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공소장을 보면 채희봉 비서관은 청와대 행정관에게 “문 대통령께서 하문하신 내용(월성 1호기 가동중단을 언제 결정할지)을 (산업부)에 전달하고 (장관 보고를 마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추진 계획을 (전달받으라)”고 지시했다.
또 “(문) 대통령은 월성 1호기가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월성 1호기 폐쇄를 서둘러 결론지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 김수현 전 사회수석, 문미옥 전 과학기술보좌관, 박원주 전 경제수석 등이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돼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손익분기점 55.9%로 튜닝”
공소장에 따르면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경제성 평가를 맡았던 삼덕회계법인은 2018년 5월 4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산업통상자원부 요구에 맞춰 경제성 평가 변수를 두 차례 조작했다. 그 결과 1차 평가 때 3427억원에 달했던 이 원전의 계속운전 시 이익전망치는 2차 평가 때 1704억원으로 낮아졌고, 3차 평가 땐 224억원까지 줄었다. 최종 평가 결과가 첫 평가 때보다 약 3200억원 적은 것이다.검찰은 당시 청와대와 원전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이 폐쇄보다 손해’라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회계법인을 통해 숫자를 끼워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공소장을 보면 문재인 정부는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을 깎아내리기 위해 평가 핵심 변수인 원전 가동률과 전력판매단가를 낮추도록 회계법인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1차 평가에서 84.9%였던 원전 이용률은 2차 평가에선 70.0%로, 3차 평가에선 60.04%로 낮아졌다. 전력판매단가는 당초 매년 물가상승률 1.9%를 고려한 ㎾h당 63.11원이었지만 2차, 3차 평가에선 각각 60.76원, 51.52원으로 낮춰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계속운전이 폐쇄보다 더 이익이 되는 손익분기점 이용률은 1차 평가 때 20~30%에서 최종 보고서에선 55.9%로 높아졌다. 이에 대해 당시 실무를 맡았던 한국수력원자력 임원 한모씨는 직원들에게 “현재까지 (손익분기점 원전이용률이) 55.9% 튜닝(조정)됐어요. 수고했습니다”란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 칼끝, 문재인 청와대 향하나
삼덕회계법인은 2018년 6월 한수원에 경제성 평가 결과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는 6월 15일 한수원 이사회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가동중단 의결, 2019년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승인의 근거가 됐다.산업부와 한수원의 요구에 따라 원전 경제성 조작에 가담한 문모 회계사는 당초 “회계기관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해 민감한 시기”라며 “경제성 평가 보고서(2차)에 적용했던 판매단가 및 70% 원전이용률을 변경하기 어렵다”고 저항했다. 하지만 정부의 거듭된 압박과 요구에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자책한 것으로 검찰 공소장에 적시됐다. 그는 “한수원과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맞추기 위한 작업이 돼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고도 했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은 직권남용·업무방해 혐의로,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은 배임·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지난 6월 7일 첫 공판이 개시됐고, 이달 23일 증인신문 절차가 시작됐다. 최근 검찰은 백 전 장관에 대해 배임교사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 전 장관이 산업부 직원들을 통해 한수원 등에 압력을 넣어 월성 1호기 폐쇄를 강행, 한수원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가 있다는 점에서다. 또 지난 19일에는 이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기록관실을 압수수색했다. 월성 1호기 가동중단 지시의 책임이 ‘문재인 청와대’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공소장을 보면 채희봉 비서관은 청와대 행정관에게 “문 대통령께서 하문하신 내용(월성 1호기 가동중단을 언제 결정할지)을 (산업부)에 전달하고 (장관 보고를 마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추진 계획을 (전달받으라)”고 지시했다.
또 “(문) 대통령은 월성 1호기가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월성 1호기 폐쇄를 서둘러 결론지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 김수현 전 사회수석, 문미옥 전 과학기술보좌관, 박원주 전 경제수석 등이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돼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