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 스마트스쿨·수소차 등 구조조정…국회 심사과정에서 야당 반발 예상
[2023예산]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文정부 역점사업 예산 줄줄이 깎여
정부가 내년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시기 한시적으로 이뤄졌던 국고지원을 종료하고 지역사랑상품권을 지방자치단체 자체 사업으로 되돌리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뒀던 한국판 뉴딜 사업의 그린 스마트스쿨 조성 사업, 무공해 수소차 보급 사업도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 지역사랑상품권 본예산 2021년 1조522억원→2022년 6천50억원→2023년 0원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2023년도 예산안에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앞서 지역사랑상품권 예산(본예산 기준)은 지난해 1조522억원에서 올해 6천50억원으로 감소했으며, 내년 정부안에서는 0원이 됐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전국 232개 지자체 가맹점 내 결제액의 일정 비율을 할인해 캐시백 등으로 돌려주는 상품권이다.

당초 이 사업은 지자체 자체 사업으로 출발했으나 2018년부터 고용위기지역 등을 대상으로 일부 지원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국고 지원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당장 올해만 해도 본예산 6천50억원을 포함한 8천50억원 규모의 국고지원이 이뤄지며 지역화폐 발행액은 총 30조원까지 늘어났다.

이 가운데 국고지원 발행 규모는 2020년 9조3천억원에서 2022년 17조5천억원까지 증가했다.

◇ 정부 "지자체 자체 발행 여력 충분…지원을 정상화"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고지원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원래 지역사랑상품권 지원은 3년 한시 사업으로 시행됐고,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상황에서는 추가 지원 유인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김완섭 기재부 예산실장은 2023년 예산안 발표 브리핑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은 효과가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온전한 지역사업"이라며 "코로나 이후 지역 상권과 소비가 살아나는 상황에서는 긴급한 저소득·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데 우선순위가 있다고 생각해 정부 예산안에 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고지원 없이도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코로나19 당시는 지방 재정이 악화해 지역사랑상품권을 운영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세수 증가가 이어지며 지자체가 직접 상품권을 발행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부에 따르면 내년 지방교부세 등으로 지방에 추가 이전되는 재원은 11조4천억원에 달하며, 내년 지자체 전체 수입도 10조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그린 스마트스쿨·수소차 보급 등 뉴딜 예산 구조조정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사업 예산도 줄줄이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노후 학교 시설을 스마트 학습환경으로 전환하는 '그린 스마트 스쿨' 조성 사업의 경우 내년 예산(4천212억원)이 982억원 삭감됐다.

대상학교 선정이 늦어지거나 학부모 반대 등으로 실제 집행률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2021년 관련 예산의 그해 12월말 기준 실 집행률은 지방비 포함 15.7%에 불과했다.

나머지를 전부 2022년으로 이월했음에도 6월까지 집행률이 21.8%에 그친다.

무공해 수소 승용차 보급 사업 예산(3천600억원)은 2천621억원 깎여 절반 가까이 줄었다.

전기차 대비 지원 차종·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수소 승용차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현재 수소차 보조금 지원 차종은 넥쏘 1종에 불과하다.

스마트 공장 구축 사업 예산(1천57억원)도 2천억원 넘게 감액됐다.

이외 청정 대기 전환 시설 지원 사업(-1천864억원), 신재생에너지 보급 지원 사업(-744억원), 노후 경유차 매연저감장치 부착사업(-704억원) 등의 예산도 감액됐다.

정부는 "실 집행률이 극히 저조하거나 활용도가 낮고, 운영·관리 방식이 전환된 사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전 정부의 역점사업 예산이 삭감된 데 따른 거대 야당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사랑상품권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 도지사 시절부터 역점을 둔 사업인 만큼, 예산 전액 삭감은 향후 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