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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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꼽히는 억만장자 론 배론 배론캐피털 창립자가 지난 2분기 넷플릭스와 페이팔 등 주요 기술주를 매도하고, 쿠팡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론이 현재까지 쿠팡 주식으로 얻은 평가 이익은 4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4일 배론이 운영하는 자산운용사 배론 펀드(Baron fund)의 2분기 투자보고서 등에 따르면 베론은 운용 중인 4개 펀드를 통해 지난 2분기 쿠팡 주식 555만7569만주를 추가 매수했다. 배론의 쿠팡 주식 보유량은 678만906주로 이날 종가(17.62달러) 기준 1억1947만달러(약 1660억원) 규모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구루포커스에 따르면 배론의 쿠팡 평균 매수 단가는 12.7달러로 추정된다. 지난 6월 13일 10.72달러까지 떨어졌던 쿠팡 주가가 17.62달러까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400억원이 넘는 평가 이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배론은 지난 2분기 그간 보유하던 넷플릭스(2만6942주), 페이팔(4300주) 등 주요 기술주들을 매도하고, 쿠팡과 함께 모바일 결제기업 블록, 바이두 등 여러 유망 성장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배론은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로 테슬라에 투자해 약 60억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배론 펀드의 자산 운용 규모는 지난 3월 기준 490억달러(약 68조2570억원)에 달한다.

배론은 투자보고서를 통해 "쿠팡 주가가 지난 2분기 고점 대비 70%까지 하락했을 때가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었다"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구축한 쿠팡의 물류망은 한국의 다른 경쟁기업에서 찾아볼 수 없어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고 했다.

그는 "쿠팡은 올 1분기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 등) 부문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냈으며, 흑자 목표가 당초 연말인 점을 고려하면 세 분기를 앞당긴 것"이라며 "전 세계 많은 e커머스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반면, 쿠팡은 흑자 달성 청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지난 2분기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개선된 영업 성적표를 내놓았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뒤 EBITDA 기준 순이익을 낸 건 처음이다.

쿠팡은 지난 2분기 50억3782만달러(약 6조3500억원·분기 평균환율 1261.37원 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6714만3000만달러(약 84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5억1860만달러)보다 87% 줄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