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기업 유튜브=광고’ 선입견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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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MO Insight 「케이스스터디」
‘편의점 고인물’ 39일만에 1억뷰
국내 단일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 최초 기록
1분 단위 숏츠 시트콤 콘셉트 20부작 드라마
‘편의점 고인물’ 39일만에 1억뷰
국내 단일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 최초 기록
1분 단위 숏츠 시트콤 콘셉트 20부작 드라마
지상파 드라마 인기 못지 않은 편의점 콘텐츠가 있다. 바로 CU의 ‘편의점 고인물’이다. 편의점 고인물은 CU가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만든 총 20부작 숏폼드라마다. CU의 아르바이트 9년차인 스태프 ‘하루’가 겪는 일상 속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내 M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고인물은 방영된 지 39일 만에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했다. 국내에서 단일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로 1억뷰를 달성한 것은 편의점 고인물이 유일하다. 편의점 고인물의 1억뷰는 편의점 콘텐츠 역대 최단 기간, 최다 조회수이기도 하다.
하루 평균 약 256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단순 시청률로 환산하면 약 5.0%다. 지난 7월 지상파 1~10위 인기 드라마들의 평균 시청률은 8.9%로 편의점 고인물은 이 중 6~7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동안 홍보 영상으로만 치부되던 편의점 콘텐츠가 참신한 내용과 탄탄한 연출로 TV 드라마의 아성을 넘볼 정도로 인기를 끌자 유통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상황 1 기업 유튜브는 광고 투성이?
기업의 콘텐츠 마케팅이 넘어야 할 가장 높은 허들은 ‘기업 유튜브는 광고일 뿐’이라는 선입견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일년 내내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들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만큼 조금이라도 기업의 상품, 서비스, 브랜드 등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많이 노출시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드라마 속 간접광고도 조금만 과하다 싶으면 바로 거부감을 드러낸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마케팅이 오히려 독이 돼 돌아오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CU는 유튜브 채널 ‘씨유튜브’를 운영하며 기업이 쉽게 빠지기 쉬운 마케팅 함정을 최대한 배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씨유튜브의 콘셉트가 ‘MZ세대의 놀이터’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편의점 고인물은 광고 영상이 아니라 MZ세대들의 문화 코드에 맞는 가볍고 재밌는 편의점 에피소드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광고적인 요소를 없애고 예능 콘셉트의 영상을 제작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젊고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했다.
CU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기업 유튜브를 광고 영상으로 인식하는 순간 콘텐츠의 생명력은 떨어진다는 점을 제1의 원칙으로 삼아 콘텐츠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상황 2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
CU는 편의점 고인물을 기획하는데 약 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새로운 시도를 위해 여러 고민을 하고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는 뜻이다. 일정이 촉박했지만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사실 CU가 이전에 보인 콘텐츠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웹드라마 ‘단짠단짠 요정사’, 웹소설·오디오드라마 ‘편의로운 수라간 생활’ 등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멍때리기 영상 ‘씨유타임즈’, 다양한 편의점 이용기 ‘편BTI’, 찾아가는 편의점 ‘쓔퍼맨’ 등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편의점 고인물의 최초 기획도 기존에 성공을 거둔 5분 단위의 4부작 로맨스 장르의 웹드라마였다. 하지만 CU는 과거의 성공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기존과 다른 포맷과 내용으로 파격을 시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1분 단위의 숏츠 시트콤 콘셉트의 20부작 드라마가 나온 배경이다.
CU는 빠른 영상 소비를 하는 MZ세대들의 시청 취향에 맞춰 영상 포맷도 변경하고, 내용 역시 옴니버스 구성의 짧은 스토리텔링으로 모두 바꿨다. 기존 기업 영상 콘텐츠에 금기시됐던 욕설과 19금 코드 등도 극의 재미를 위해 포함시켰다.
이 모든 것은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MZ세대는 MZ세대가 가장 잘 안다’는 전제로 의사결정권자들은 실무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기획과 제작에 대한 권한을 위임했다. CU 관계자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벽에 의해 참신한 변화와 혁신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을 항상 경계했다”고 말했다.상황 3 콘텐츠는 일회성?
CU는 영상 콘텐츠의 경우 일회성에 그친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해당 콘텐츠는 씨유튜브, CU 공식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제작사인 플레이리스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숏플리와 네이버TV에서도 공개했다. 또 방영 초기 가장 인기가 많았던 ‘편의점 오픈런의 역사’편은 메타버스 버전으로도 제작해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도 선보여 지속적인 시청자 유입을 이끌었다.
덕분에 씨유튜브의 월간 조회수는 방영 전 대비 30배 가량 증가하며 누적 조회수 1억1700만 뷰를 넘어섰다. 신규 구독자수도 같은 기간 7만여 명이 늘어 현재 구독자수는 81만명에 달한다. CU는 편의점 고인물의 순수 광고 효과를 33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편당 1억7000여 만원에 달하는 광고 효과를 거둔 셈이다.
CU는 1억뷰 돌파 이후에도 해당 콘텐츠가 1분짜리 숏츠라는 특성을 고려해 다섯 편 단위의 묶음 영상을 별도로 제작해 관련 미디어에 추가 노출해 꾸준히 입소문이 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U는 편의점 고인물의 흥행에 맞춰 앞으로도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드라마 활용 콘텐츠 제작, 브랜디드 콘텐츠 협업, 플레이리스트 IP 연계 상품 개발 및 판매, 마케팅 협업 활동 강화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콘텐츠 경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롭고 실험적인 콘텐츠를 제작해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펼치고, 이를 통해 자발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전략이 중요하다. 전문적인 영상 스튜디오와의 협업도 관련 역량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모든 프로세스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내부적인 열린 문화와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기존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데 주력했다면 CU는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미있고 차별화된 이색 콘텐츠를 제작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긍정적이고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 중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종관 기자
□ 천성용 단국대 교수
방송통신위원회의 『2021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의 경우 TV를 필수 매체로 인식한 비율이 단 0.1%, 20대의 경우 4.5%에 불과했다(전체 평균: 27.1%).
반대로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인식한 비율은 10대의 경우 96.9%, 20대의 경우 92.2%에 달했다(전체 평균: 70.3%). 어쩌면 요즘 Z세대들에게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일은 매우 어색하고 불편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매체 사용의 변화는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한다.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내용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떤 방식, 어떤 통로(매체)’로 전달할지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과거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었던 TV 광고의 가치가 점차 쇠퇴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별히 Z세대를 대상으로 블로그, 웹드라마, 유튜브, SNS, 음악 등을 활용한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가 더 새롭고 트렌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더군다나 CU와 같은 편의점의 경우, 어차피 비슷한 종류의 편의품(convenience products)을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만으로 경쟁사와 ‘차별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 때 브랜디드 콘텐츠가 특정 유통업체에 대한 태도와 충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브랜디드 콘텐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상업적 목적이 배제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브랜디드 콘텐츠는 당장의 판매보다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공감’을 제공해 자사 브랜드와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에 목적을 맞추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CU 역시 ‘편의점 고인물’이라는 웹드라마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전달했고, 편의점 알바생과 소비자 입장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만한 에피소드를 통해 ‘공감’을 유도했다. 이러한 재미와 공감은 결국 CU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전이(transfer)될 수 있다.
단, 브랜디드 콘텐츠의 특성상 상업적 목적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브랜디드 콘텐츠 마케터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해당 컨텐츠의 상업적 목적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드느냐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마치 소비자들이 친한 친구들과 노는 것처럼 브랜디드 콘텐츠를 통해 우리 브랜드와 ‘어울리게(Socializing)’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상업적 목적이 포함된 브랜디드 콘텐츠의 메시지가 특별히 “어떤 조건” 하에서 소비자에게 더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연구, 분석 등이 필요하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정보방어막’은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수용하고, 원하지 않는 정보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차단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로 정보량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은 저마다 정보방어막을 사용하게 됐다.
이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기업들은 정보방어막을 뚫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그 방법 중 하나가 ‘광고의 콘텐츠화’다. ‘영화 같은 광고’나 ‘드라마 같은 광고’를 만들어 콘텐츠를 향유하는 과정에서 광고를 차단하려는 소비자의 정보방어막을 자연스럽게 해제시키는 것이다.
케이스스터디 기사에 따르면 CU는 웹드라마 ‘단짠단짠 요정사’ 등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드라마 같은 광고’를 통한 광고의 콘텐츠화를 시도했으며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CU 사례에서 더 주목되는 점은 과거의 성공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사실이다. 당초 5분 단위 4부작 웹드라마로 기획했던 ‘편의점 고인물’을 1분 단위 숏츠 시트콤 콘셉트의 20부작 드라마로 만들었다.
사실 이러한 숏폼 동영상 콘텐츠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그 인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콘텐츠 소비에 있어서 시간의 효율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탓이다. MZ세대는 1시간이 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기 보다는 ‘핵심’만 골라 소비하기를 원하며 CU는 ‘편의점 고인물’을 1분 단위 숏폼 콘텐츠로 제작해 MZ세대의 이런 특성을 효과적으로 녹여냈다.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인 형식을 담론형(discourse)과 대화형(dialogue)으로 구분한다. 담론형은 정보를 저장하고 분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케이션 형식이고, 대화형은 정보를 교환하고 합성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는 것에 집중하는 형식이다. 담론형에서는 메시지의 송신자와 수신자 구분이 분명하지만, 대화형에서는 참가자 간 메시지의 교환과 합성이 중요하다. 이에 근거해 보면 CU의 ‘편의점 고인물’은 담론형에 해당한다. CU 콘텐츠 마케팅의 다음 도전은 소비자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대화형’이기를 기대한다.
편의점 고인물은 방영된 지 39일 만에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했다. 국내에서 단일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로 1억뷰를 달성한 것은 편의점 고인물이 유일하다. 편의점 고인물의 1억뷰는 편의점 콘텐츠 역대 최단 기간, 최다 조회수이기도 하다.
하루 평균 약 256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단순 시청률로 환산하면 약 5.0%다. 지난 7월 지상파 1~10위 인기 드라마들의 평균 시청률은 8.9%로 편의점 고인물은 이 중 6~7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동안 홍보 영상으로만 치부되던 편의점 콘텐츠가 참신한 내용과 탄탄한 연출로 TV 드라마의 아성을 넘볼 정도로 인기를 끌자 유통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상황 1 기업 유튜브는 광고 투성이?
도전 1 MZ세대 코드에 맞는 재미로 승부수
기업의 콘텐츠 마케팅이 넘어야 할 가장 높은 허들은 ‘기업 유튜브는 광고일 뿐’이라는 선입견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일년 내내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들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만큼 조금이라도 기업의 상품, 서비스, 브랜드 등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많이 노출시키고 싶어 한다.하지만 소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드라마 속 간접광고도 조금만 과하다 싶으면 바로 거부감을 드러낸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마케팅이 오히려 독이 돼 돌아오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CU는 유튜브 채널 ‘씨유튜브’를 운영하며 기업이 쉽게 빠지기 쉬운 마케팅 함정을 최대한 배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씨유튜브의 콘셉트가 ‘MZ세대의 놀이터’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편의점 고인물은 광고 영상이 아니라 MZ세대들의 문화 코드에 맞는 가볍고 재밌는 편의점 에피소드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광고적인 요소를 없애고 예능 콘셉트의 영상을 제작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젊고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했다.
CU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기업 유튜브를 광고 영상으로 인식하는 순간 콘텐츠의 생명력은 떨어진다는 점을 제1의 원칙으로 삼아 콘텐츠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상황 2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
도전 2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
CU는 편의점 고인물을 기획하는데 약 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새로운 시도를 위해 여러 고민을 하고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는 뜻이다. 일정이 촉박했지만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사실 CU가 이전에 보인 콘텐츠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웹드라마 ‘단짠단짠 요정사’, 웹소설·오디오드라마 ‘편의로운 수라간 생활’ 등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멍때리기 영상 ‘씨유타임즈’, 다양한 편의점 이용기 ‘편BTI’, 찾아가는 편의점 ‘쓔퍼맨’ 등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편의점 고인물의 최초 기획도 기존에 성공을 거둔 5분 단위의 4부작 로맨스 장르의 웹드라마였다. 하지만 CU는 과거의 성공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기존과 다른 포맷과 내용으로 파격을 시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1분 단위의 숏츠 시트콤 콘셉트의 20부작 드라마가 나온 배경이다.
CU는 빠른 영상 소비를 하는 MZ세대들의 시청 취향에 맞춰 영상 포맷도 변경하고, 내용 역시 옴니버스 구성의 짧은 스토리텔링으로 모두 바꿨다. 기존 기업 영상 콘텐츠에 금기시됐던 욕설과 19금 코드 등도 극의 재미를 위해 포함시켰다.
이 모든 것은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MZ세대는 MZ세대가 가장 잘 안다’는 전제로 의사결정권자들은 실무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기획과 제작에 대한 권한을 위임했다. CU 관계자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벽에 의해 참신한 변화와 혁신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을 항상 경계했다”고 말했다.
상황 3 콘텐츠는 일회성?
도전 3 입소문과 원소스 멀티유즈
CU는 영상 콘텐츠의 경우 일회성에 그친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해당 콘텐츠는 씨유튜브, CU 공식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제작사인 플레이리스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숏플리와 네이버TV에서도 공개했다. 또 방영 초기 가장 인기가 많았던 ‘편의점 오픈런의 역사’편은 메타버스 버전으로도 제작해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도 선보여 지속적인 시청자 유입을 이끌었다.덕분에 씨유튜브의 월간 조회수는 방영 전 대비 30배 가량 증가하며 누적 조회수 1억1700만 뷰를 넘어섰다. 신규 구독자수도 같은 기간 7만여 명이 늘어 현재 구독자수는 81만명에 달한다. CU는 편의점 고인물의 순수 광고 효과를 33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편당 1억7000여 만원에 달하는 광고 효과를 거둔 셈이다.
CU는 1억뷰 돌파 이후에도 해당 콘텐츠가 1분짜리 숏츠라는 특성을 고려해 다섯 편 단위의 묶음 영상을 별도로 제작해 관련 미디어에 추가 노출해 꾸준히 입소문이 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U는 편의점 고인물의 흥행에 맞춰 앞으로도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드라마 활용 콘텐츠 제작, 브랜디드 콘텐츠 협업, 플레이리스트 IP 연계 상품 개발 및 판매, 마케팅 협업 활동 강화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콘텐츠 경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 마케터를 위한 포인트
지금까지 유통채널은 할인 행사 등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마케팅 활동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이와 더불어 최신 문화 코드를 담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편의점 주소비층인 MZ세대들과 소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새롭고 실험적인 콘텐츠를 제작해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펼치고, 이를 통해 자발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전략이 중요하다. 전문적인 영상 스튜디오와의 협업도 관련 역량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모든 프로세스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내부적인 열린 문화와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기존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데 주력했다면 CU는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미있고 차별화된 이색 콘텐츠를 제작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긍정적이고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 중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종관 기자
■ 전문가 코멘트
□ 천성용 단국대 교수
방송통신위원회의 『2021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의 경우 TV를 필수 매체로 인식한 비율이 단 0.1%, 20대의 경우 4.5%에 불과했다(전체 평균: 27.1%).
반대로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인식한 비율은 10대의 경우 96.9%, 20대의 경우 92.2%에 달했다(전체 평균: 70.3%). 어쩌면 요즘 Z세대들에게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일은 매우 어색하고 불편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매체 사용의 변화는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한다.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내용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떤 방식, 어떤 통로(매체)’로 전달할지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과거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었던 TV 광고의 가치가 점차 쇠퇴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별히 Z세대를 대상으로 블로그, 웹드라마, 유튜브, SNS, 음악 등을 활용한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가 더 새롭고 트렌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더군다나 CU와 같은 편의점의 경우, 어차피 비슷한 종류의 편의품(convenience products)을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만으로 경쟁사와 ‘차별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 때 브랜디드 콘텐츠가 특정 유통업체에 대한 태도와 충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브랜디드 콘텐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상업적 목적이 배제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브랜디드 콘텐츠는 당장의 판매보다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공감’을 제공해 자사 브랜드와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에 목적을 맞추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CU 역시 ‘편의점 고인물’이라는 웹드라마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전달했고, 편의점 알바생과 소비자 입장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만한 에피소드를 통해 ‘공감’을 유도했다. 이러한 재미와 공감은 결국 CU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전이(transfer)될 수 있다.
단, 브랜디드 콘텐츠의 특성상 상업적 목적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브랜디드 콘텐츠 마케터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해당 컨텐츠의 상업적 목적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드느냐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마치 소비자들이 친한 친구들과 노는 것처럼 브랜디드 콘텐츠를 통해 우리 브랜드와 ‘어울리게(Socializing)’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상업적 목적이 포함된 브랜디드 콘텐츠의 메시지가 특별히 “어떤 조건” 하에서 소비자에게 더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연구, 분석 등이 필요하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정보방어막’은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수용하고, 원하지 않는 정보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차단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로 정보량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은 저마다 정보방어막을 사용하게 됐다.
이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기업들은 정보방어막을 뚫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그 방법 중 하나가 ‘광고의 콘텐츠화’다. ‘영화 같은 광고’나 ‘드라마 같은 광고’를 만들어 콘텐츠를 향유하는 과정에서 광고를 차단하려는 소비자의 정보방어막을 자연스럽게 해제시키는 것이다.
케이스스터디 기사에 따르면 CU는 웹드라마 ‘단짠단짠 요정사’ 등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드라마 같은 광고’를 통한 광고의 콘텐츠화를 시도했으며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CU 사례에서 더 주목되는 점은 과거의 성공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사실이다. 당초 5분 단위 4부작 웹드라마로 기획했던 ‘편의점 고인물’을 1분 단위 숏츠 시트콤 콘셉트의 20부작 드라마로 만들었다.
사실 이러한 숏폼 동영상 콘텐츠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그 인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콘텐츠 소비에 있어서 시간의 효율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탓이다. MZ세대는 1시간이 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기 보다는 ‘핵심’만 골라 소비하기를 원하며 CU는 ‘편의점 고인물’을 1분 단위 숏폼 콘텐츠로 제작해 MZ세대의 이런 특성을 효과적으로 녹여냈다.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인 형식을 담론형(discourse)과 대화형(dialogue)으로 구분한다. 담론형은 정보를 저장하고 분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케이션 형식이고, 대화형은 정보를 교환하고 합성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는 것에 집중하는 형식이다. 담론형에서는 메시지의 송신자와 수신자 구분이 분명하지만, 대화형에서는 참가자 간 메시지의 교환과 합성이 중요하다. 이에 근거해 보면 CU의 ‘편의점 고인물’은 담론형에 해당한다. CU 콘텐츠 마케팅의 다음 도전은 소비자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대화형’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