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첫 '전기차 타이어'…유럽 이어 국내서도 판매 돌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전기자동차용 타이어 아이온(사진)을 국내 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아이온은 지난 5월 유럽에 판매를 시작한 세계 최초의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다. 전기차용 타이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쉐린 등이 장악한 ‘글로벌 톱5’ 구도를 깨는 것이 중장기 목표다.

6개 상품으로 이뤄진 아이온은 전기 세단,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해 사계절, 겨울용, 여름용 등 모든 라인업에 적용할 수 있는 교체용 타이어 브랜드다. 올해 유럽과 북미, 한국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출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다른 타이어가 필요하다. 배터리가 커 내연기관차보다 10~20% 정도 중량이 더 나가기 때문이다. 주행 때 노면 소음이 크게 들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소음 기술’도 적용해야 한다. 한국타이어는 이런 점을 감안해 접지력, 고하중 지지, 핸들링 성능, 낮은 회전저항 등을 강화한 ‘한국 에볼루션 기술’을 아이온에 적용했다.

글로벌 타이어 시장은 톱5 구도가 굳건하다. 프랑스 미쉐린을 필두로 일본 브리지스톤, 미국 굿이어, 독일 콘티넨탈, 일본 스미토모 등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 7위인 한국타이어는 6위인 이탈리아 피렐리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는 주력 제품을 전기차용 타이어로 바꿔 빅5에 도전할 계획이다. 내연기관차용 타이어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내세운 빅5와 싸우는 것은 승산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7개 브랜드의 전기차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포르쉐(타이칸) 아우디(e-트론 GT, Q4 e-트론, Q4 e-트론 스포트백) BMW(i4) 폭스바겐(ID.3, ID.4, ID.4 GTX) 테슬라(모델3, 모델Y) 니오(ES6, EC6) 현대자동차(아이오닉 6) 등이다. 브리지스톤, 굿이어보다 신차용으로 공급하는 전기차 모델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 측면에서도 전기차용 타이어가 유리하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15~20%가량 비싸다. 한국타이어는 올해를 기점으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경쟁사보다 한발 빨리 전용 브랜드를 내놨다. 전기차 타이어 교체 주기인 4~5년 뒤를 미리 준비한다는 포석이다. 타이어 시장은 신차용과 교체용이 3 대 7이며 주로 교체용 판매에서 이익이 발생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