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절반 "국영수보다 AI·코딩 중요한데…학교는 40년前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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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사 키우자
(1) 컴퓨터 강국 선언 24년…"한국은 여전히 AI 문맹국"
한경·입소스, 750명 설문
초·중 컴퓨터 실습 시설 열악
고등학생도 의무 교육 안 받아
'인공지능 수학'을 손으로 계산
"AI 교육 인프라 확충 시급"
학부모 92% "유료든 무료든
AI·코딩 교육 받을 의향 있어"
강남 학원가 수강 문의 빗발
(1) 컴퓨터 강국 선언 24년…"한국은 여전히 AI 문맹국"
한경·입소스, 750명 설문
초·중 컴퓨터 실습 시설 열악
고등학생도 의무 교육 안 받아
'인공지능 수학'을 손으로 계산
"AI 교육 인프라 확충 시급"
학부모 92% "유료든 무료든
AI·코딩 교육 받을 의향 있어"
강남 학원가 수강 문의 빗발
지난 23일 찾은 서울 강남구의 한 코딩(컴퓨터 프로그램 언어)학원엔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학생 3명이 모니터 화면을 보며 레고 블록을 조립하고 있었다. 코딩의 원리를 장난감을 통해 배우고 있는 것이었다. 학원비가 시간에 따라 월 20만~40만원, 별도로 코딩 교재·교구비가 30만원 정도 들어가는데도 수강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걸 경험하게 하기 위해 학원에 보낸다”며 “아이의 장래 직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여론조사 전문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7~20일 학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국·영·수 대비 AI·코딩 교육의 중요성’에 관해 물었다. ‘더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41.3%, ‘매우 중요하다’고 한 답변도 11.3%였다. ‘비슷하다’(40.3%)까지 합치면 학부모의 93%가 AI와 코딩을 필수과목으로 인식했다.
‘자녀들을 위해 유료 또는 무료로 AI·코딩 교육을 받을 의향이 있다’는 학부모도 92.6%에 달했다. 김한일 컴퓨터교육학회장(제주대 컴퓨터교육과 교수)은 “디지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57.3%는 “코딩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사교육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교육 의향이 있는 응답자 비중은 자연·공학계열(56.3%)보다 인문·사회계열(63.9%)이 더 높았다. AI, 빅데이터를 잘 다루는 구직자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인문·사회계열 대학생도 코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미래인재의 기초소양’ 네 가지 중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를 꼽았다. 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밍, 컴퓨터 친화적인 사고 등이 전공자뿐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학생의 71.3%가 ‘AI 능력이 구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녀가 받는 AI 관련 교육에 대해서도 ‘만족한다’는 학부모는 전체의 36.4%에 그쳤다. 63.7%는 ‘보통이다’ 또는 ‘불만족스럽다’를 골랐다.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은 “교육 현장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AI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데 초중등 교육은 40년 전에 멈춰 있다”고 지적했다.
고등학생들이 AI, 코딩 등이 포함된 정보 교과를 의무적으로 수강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송석리 서울고 정보 교사는 “고등학생들이 코딩을 할 줄 몰라 ‘인공지능 수학’을 손으로 계산하고 있다”며 “고등학교 정보 교육의 필수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연구소장은 “코딩 교육을 1주일에 다섯 시간씩 10년은 받아야 현업에서 일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며 “문·이과 구분 없이 소프트웨어를 가르쳐 학생들을 ‘하이브리드 인재’로 길러야 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중학교의 교육 기자재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서정연 LG AI연구원 인재육성위원장(서강대 석학교수)은 “초중등학교의 컴퓨터 실습 시설이 매우 열악하다”며 “통신 및 실습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동시에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상황 인식도 같았다.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에 대한 질문엔 학부모의 40.3%가 ‘AI 교육을 위한 인프라 확충’을 꼽았다. ‘교원의 AI 관련 전문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19.7%로 뒤를 이었다. 대학생들은 같은 질문에 ‘AI 전문학과 및 정원 확충’(29.3%) ‘AI 관련 수업 일정 시간 이상 이수’(26.0%) 등을 꼽았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필수과목 반열에 오른 코딩
25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치원생,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 사이에서 코딩 학원 열풍이 불고 있다. 코딩 교육이 전통적인 핵심 교과목인 국·영·수(국어 영어 수학)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다. 설문조사에서도 이런 경향이 나타났다.한국경제신문은 여론조사 전문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7~20일 학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국·영·수 대비 AI·코딩 교육의 중요성’에 관해 물었다. ‘더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41.3%, ‘매우 중요하다’고 한 답변도 11.3%였다. ‘비슷하다’(40.3%)까지 합치면 학부모의 93%가 AI와 코딩을 필수과목으로 인식했다.
‘자녀들을 위해 유료 또는 무료로 AI·코딩 교육을 받을 의향이 있다’는 학부모도 92.6%에 달했다. 김한일 컴퓨터교육학회장(제주대 컴퓨터교육과 교수)은 “디지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57% “사교육 받겠다”
대학생도 AI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대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학교에 AI 교양수업이 있다는 응답자 중 73.8%가 ‘수강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대학가에도 코딩 사교육이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AI, 코딩 관련 학원에 다니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은 응답자가 40.7%에 달했다.57.3%는 “코딩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사교육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교육 의향이 있는 응답자 비중은 자연·공학계열(56.3%)보다 인문·사회계열(63.9%)이 더 높았다. AI, 빅데이터를 잘 다루는 구직자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인문·사회계열 대학생도 코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미래인재의 기초소양’ 네 가지 중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를 꼽았다. 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밍, 컴퓨터 친화적인 사고 등이 전공자뿐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학생의 71.3%가 ‘AI 능력이 구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공교육 만족한다” 34%에 그쳐
코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커지고 있지만 학교에서 진행 중인 코딩·AI 교육의 질과 관련해선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부는 2025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 시간을 각각 34시간, 68시간으로 현행 대비 두 배로 늘리기로 했지만 학부모의 31%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중 46%는 교육 시간을 ‘30시간 이상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자녀가 받는 AI 관련 교육에 대해서도 ‘만족한다’는 학부모는 전체의 36.4%에 그쳤다. 63.7%는 ‘보통이다’ 또는 ‘불만족스럽다’를 골랐다.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은 “교육 현장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AI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데 초중등 교육은 40년 전에 멈춰 있다”고 지적했다.
고등학생들이 AI, 코딩 등이 포함된 정보 교과를 의무적으로 수강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송석리 서울고 정보 교사는 “고등학생들이 코딩을 할 줄 몰라 ‘인공지능 수학’을 손으로 계산하고 있다”며 “고등학교 정보 교육의 필수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연구소장은 “코딩 교육을 1주일에 다섯 시간씩 10년은 받아야 현업에서 일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며 “문·이과 구분 없이 소프트웨어를 가르쳐 학생들을 ‘하이브리드 인재’로 길러야 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중학교의 교육 기자재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서정연 LG AI연구원 인재육성위원장(서강대 석학교수)은 “초중등학교의 컴퓨터 실습 시설이 매우 열악하다”며 “통신 및 실습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동시에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상황 인식도 같았다.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에 대한 질문엔 학부모의 40.3%가 ‘AI 교육을 위한 인프라 확충’을 꼽았다. ‘교원의 AI 관련 전문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19.7%로 뒤를 이었다. 대학생들은 같은 질문에 ‘AI 전문학과 및 정원 확충’(29.3%) ‘AI 관련 수업 일정 시간 이상 이수’(26.0%) 등을 꼽았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