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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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가 큰 폭으로 주저앉은 가운데 '83년생 부산 슈퍼개미' 김대용씨가 문구·다이어리 전문업체 양지사로 182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앞서 코스닥 상장사 신진에스엠에 무상증자를 요구한 뒤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11억원의 차익을 보고 매도해 '먹튀 논란'을 빚은 개인투자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지사는 지난달 30일 3만3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양지사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연저점을 연신 경신하는 가운데 장중 3만8800원까지 치솟아 상한가를 기록했다.

김씨는 지난 7월 18~21일 4차례에 걸쳐 83만9188주(5.25%)를 평균 1만2047원에 사들였다. 같은 달 21일 친인척인 나현석씨가 2만5783주를 추가로 매수해 이들의 보유 지분율은 5.41%로 늘어났다.

종가(3만3750원) 기준 김씨는 182억1290만원의 시세 차익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배당수익까지 감안하면 양지사로 김씨가 얻는 수익은 182억5486만원에 이를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앞서 양지사는 1주당 5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양지사는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국내 증시와 반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김씨가 마지막으로 양지사를 매수한 지난 7월 2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기준으로 주가는 175.5% 급등했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는 15% 하락했다.
사진=양지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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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호재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김씨 매수 이후 유통 물량이 급격히 적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유통주식수와 거래량이 부족한 '품절주'로 떠오르며 소량 거래에도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양지사는 당초 유통가능 물량이 적은 편이었다. 최대주주인 이배구 명예회장과 이진·이현 부자의 합산 지분율 75.53%에 양지사의 자사주 물량(14.04%)을 제외하면 10.43%만이 남는다. 이 가운데 김씨가 5.25%를 사들이면서 가뜩이나 없는 물량이 더 줄었다. 나씨의 보유 지분율(0.16%)까지 고려하면 유통 물량은 5.02% 수준이다.

품절주는 특정 세력의 시세 조종이나 주가 조작에 휘말릴 위험이 크다. 2016년 '코데즈컴바인 사태'가 품절주 부작용의 대표적 사례다. 그해 코데즈컴바인의 유동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의 0.6%에 불과했다.

당시 코데즈컴바인은 4년 연속 적자에 자본잠식 상태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지만 주가가 9거래일간 551% 급등하는 한편, 장중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서면서 코스닥 지수를 뒤흔들었다. 현재 코데즈컴바인의 시총 순위는 1039위다.

이 같은 특성상 주가가 크게 추락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최근 한달간 양지사 주가는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19~20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은 양지사는 다음날인 21일 주가가 13% 빠졌다가 그 다음날 다시 장중 4만7500원으로 치솟았다.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2만원대로 떨어졌지만 현재 다시 3만3000원대로 올라섰다.

김씨는 적어도 올해 안에는 양지사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약속을 지킬지 장담하기 어렵다. 한 개인투자자는 "김대용씨가 마음 바뀌는 순간 지옥행 열차 출발"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실적 부진을 이어가는 점 등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주가와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괴리가 크지 않는데 품절주는 펀더멘털이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약간의 수급 불균형만 생겨도 가격이 크게 급등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양지사 관계자는 "유동 주식이 적은 것 관련 회사 차원에서도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고민 중"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