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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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명 랩퍼 칸예 웨스트(45)가 최근 대형 패션기업 갭과 패션 브랜드 계약 파기를 선언하자 회사의 주가(9월13일)가 장중 약 4% 하락했다. 칸예와의 협업 패션 브랜드 ‘이지(Yeezy) 갭’ 출시가 중단되면서 성장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인플루언서는 특정 네트워크 안에서 다수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쉽다는 이유로 최근에는 보수적인 명품업계까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팔로워가 수 억명이 넘는 메가 인플루언서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다.

필수가 된 인플루언서 마케팅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패션기업은 자사몰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를 고용했다. 패션 인플루언서들은 기획사나 크루(단체)에 소속돼 함께 움직인다. 기업들은 기획사에 광고비를 건내고 이들을 고용하거나 신상 의류 등 보상을 지급하고 자사 사이트에서 활동하도록 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들이 쇼핑몰에서 사진을 올리고 활동하기 시작하면 팬들도 함께 따라와 방문객 유입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광고비용도 팔로워 수와 광고 형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인플루언서는 통상 팔로워 수가 100만명 이상이면 메가 인플루언서, 10~100만명(매크로), 1만~10만명(마이크로) 등으로 나뉜다. 팔로워 수가 100만명을 넘기면 1회 광고비가 2000만원을 넘기도 한다.

전세계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1000억원에서 작년 17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에는 2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틱톡 등 SNS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인플루언서 시장을 2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인쇄광고 시장(1조6609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에 인플루언서는 네이버나 홈쇼핑 라이브방송 진행을 맡으면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명품업계도 ‘러브콜’

보수적인 명품기업까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고가의 상품을 인플루언서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주거나 상품을 선물하는 방식이다. 명품을 브랜드의 VIP이자 인플루언서들이 대상이다.

국내 H패션몰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유한나씨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로부터 300만원대 가라바니 핸드백을 선물 받았다. 그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발렌티노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다.
임여진11am 대표는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로부터 협찬을 받았다. 고가의 까르띠에 사품을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프랑스 파리 방돔 까르띠에 매장에 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에 노출하는 방법이다.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콜로프(Korloff)도 파리 방돔 매장을 방문하려는 한 소비자가 인플루언서임을 확인하고 매장 내 라이브 방송을 허락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상품과 인플루언서 매칭이 잘 될 경우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라고 말했다. 패션·뷰티 시장에는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한 브랜드가 쏟아지고 있다.

점차 커지는 영향력은 ‘양날의 칼’

다만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인플루언서는 기업의 경영까지 간섭해 ‘양날의 칼’로 변하기도 한다. 패션기업 갭이 칸예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행한 ‘이지 캡’ 의류를 옷걸이에 걸어 진열하자, 칸예 측은 “비닐봉투에 넣어서 바닥에 진열해야 한다”며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팔로워 3억명을 거느린 카일리 제너는 “인스타그램을 다시 인스타그램답게”라는 활동을 벌여 메타(페이스북)의 경영진이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중국의 숏폼 플랫폼인 틱톡을 모방해 동영상 기능을 중심으로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려다 역풍을 맞아 관련 없데이트를 축소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