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려도 고환율에 다시 뛰는 물가…끝없는 '인플레 악순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환율 치솟으며 수입물가 들썩
소비자물가까지 끌어올려
이달 전기·가스요금도 올라
소비자물가까지 끌어올려
이달 전기·가스요금도 올라

○고환율, ‘10월 물가 정점론’ 위협

게다가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8.2%(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11월에 또다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0.25%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벌어진다.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를 부추길 수 있다. 이는 다시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10월 물가정점론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이 전제됐던 것”이라며 “환율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이달 이후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들썩이는 에너지 가격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도 물가를 부추기는 악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두바이유 수입 가격은 배럴당 91.19달러였다. 지난달 27일 배럴당 84.2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초부터 90달러대로 올라섰다. OPEC+가 다음달부터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한 여파다. 시장에선 연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LNG 수입 가격은 지난 8월 t당 1194.59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존 최고치였던 1월(1138.14달러)보다 56.45달러 높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535.02달러)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LNG 수급난이 벌어진 결과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을 굉장히 중요한 리스크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달부터 전기요금이 5.7%(주택용 기준), 가스요금은 15.9% 오른 것도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원자재 가격, 식탁물가도 불안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다. 포스코 포항공장 침수와 현대제철 파업 등으로 철강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후판 가격은 8월 말 t당 115만원에서 9월 말 125만원으로 8.7% 상승했고, 열연강판은 같은 기간 t당 100만원에서 125만원으로 25% 올랐다.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다음달 15% 안팎 가격을 올리기로 하고 레미콘 업체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식탁물가도 불안하다. 낙농가와 유업체는 15일까지 원유가격 협상을 마치기로 했다. 원유가격이 오르면 마시는 우유를 비롯해 유제품과 과자 등 가공제품도 줄줄이 오른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당분간 물가가 진정세로 돌아서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임도원/김소현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