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냈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는 유럽과 북미 시장의 전기차 수요가 4분기에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 매출 5조3680억원, 영업이익 5659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6.1%와 51.5% 증가한 것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한 후 처음으로 주 사업영역인 배터리 부문(에너지 및 기타)의 영업이익률이 10%를 달성했다. 전체 영업이익률은 10.5%다.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CATL(3분기 영업이익률 9.5%)을 앞지르는 성과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강조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전략이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 배터리 영업이익률 10%…中 CATL 넘어서
손미카엘 중대형전지사업부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스텔란티스와의 북미 합작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조건을 충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IRA 발표 이후 (완성차업체와) 큰 규모의 프로젝트 협의가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완성차업체와 북미 합작법인 신설에 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3분기 매출 7조6482억원, 영업이익 52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9.9% 늘어난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충당금 및 합의금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지난해 2분기(7243억원)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0년 3.1%, 지난해 4.3%에서 3분기 6.8%로 개선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매출 목표를 25조원으로 높이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분기 연매출 목표를 19조2000억원에서 22조원으로 올린 데 이어 또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하반기 폭스바겐 ID.시리즈, 포드 머스탱 마하-E, 테슬라 등에 들어갈 배터리 물량이 예상보다 많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RA는 LG에너지솔루션에 굉장히 좋은 기회”라며 “배터리 현지 생산을 통해 ㎾h당 35달러라는 큰 금액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원가 비중이 큰 양극재와 현지화가 쉬운 전해액부터 현지 생산을 하고 있다. 중국 업체 비중이 높은 음극재는 조달할 수 있는 현지 업체를 탐색 중이다. 유럽연합(EU)이 도입한 IRA와 비슷한 내용의 원자재법(RMA)에도 대응 중이다. 폴란드공장 이외 지역에서도 원통형 배터리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형규/박한신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