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에코프로, 加 퀘벡서 양극재 '정면 대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내 최대 2차전지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이 캐나다 퀘벡주에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 미국 자동차업체인 포드 및 SK온과 함께 조성하는 1조원 규모의 합작공장이다. 경쟁업체인 포스코케미칼이 제너럴모터스(GM)와 짓고 있는 합작공장도 퀘벡주에 들어선다. 국내 양대 양극재 업체가 퀘벡주에서 북미 시장 선점을 위한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포드와 SK온, 에코프로비엠은 캐나다 남부 퀘벡주 산업도시인 베캉쿠아에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본계약을 연내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세 회사는 지난 7월 북미 지역 양극재 생산시설 설립과 투자를 위한 1조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들 회사는 논의를 거친 끝에 캐나다 퀘벡주를 최적의 공장 부지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는 SK온과 포드의 합작 배터리 법인인 블루오벌SK에 공급된다.
에코프로비엠이 해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헝가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12월 헝가리 제2의 도시인 데브레첸시에 9700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헝가리 제1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하고, 제2공장은 2025년 하반기 가동 목표다. 에코프로비엠은 글로벌 시장 확대에 따른 중장기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까지 국내와 북미·유럽에 2조8000억원을 투자, 전기차 600만대 생산분에 해당하는 48만t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이 캐나다 퀘벡주에 조성하는 양극재 공장은 북미산 배터리 광물·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1위 양극재 생산업체지만, 광물과 소재 밸류체인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한다. 이런 와중에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선 니켈과 코발트, 알루미늄 등 2차전지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캐나다 퀘벡주를 일찌감치 1순위 후보로 점찍고 공장 조성을 추진해 왔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캐나다의 니켈 매장량은 세계 5위이며, 코발트 생산량은 8위다. 텅스텐 매장량도 세계 2위다.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캐나다엔 광산 개발과 관련 장비 및 서비스업 등이 하나의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KOTRA 토론토무역관에 따르면 캐나다엔 1200개 이상의 탐사업체, 2500개 이상의 장비·서비스 제공업체 및 3500개 이상의 광물자원·재활용 업체 등이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캐나다 광업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특히 미국 동부도시와 가까운 베캉쿠아는 광산과 인접한 원료 공급망과 함께 물류 및 산업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다. 공장에 전력을 공급할 수력에너지도 풍부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퀘벡주도 2차전지 산업 육성을 위해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도 퀘벡주에 양극재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국내 동박 생산업체인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도 지난 7월부터 퀘벡주에 동박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포스코케미칼과 GM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베캉쿠아 양극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 투자비는 4억달러(약 5600억원)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엠셀즈에 공급된다. 배터리 밸류체인 상단에 있는 양극재 북미 거점이 일제히 퀘벡주에 조성되면서 현지에서 ‘K배터리’ 연합군 간의 치열한 정면승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한발 더 나아가 이 곳에 광물 제련·가공 및 리사이클 등 배터리 밸류체인을 보유한 이른바 ‘배터리 타운’을 짓는 방안도 내부에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퀘벡주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추가 공장 건설을 위해 축구장 면적 50개에 달하는 35만㎡의 부지를 이미 확보했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추가 공장 설립 계획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스코케미칼은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분을 투자한 리튬, 니켈 광산 등으로부터 광물을 공급받는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중국 업체에 의존했던 광물 제련·가공 작업도 국내 및 해외 공장을 통해 내재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북미 합작공장 건립 등을 통해 양극재 연간 생산능력을 올해 10만5000t에서 2030년 61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강경민/김형규 기자
3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포드와 SK온, 에코프로비엠은 캐나다 남부 퀘벡주 산업도시인 베캉쿠아에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본계약을 연내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세 회사는 지난 7월 북미 지역 양극재 생산시설 설립과 투자를 위한 1조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들 회사는 논의를 거친 끝에 캐나다 퀘벡주를 최적의 공장 부지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는 SK온과 포드의 합작 배터리 법인인 블루오벌SK에 공급된다.
○유럽 이어 북미로 진격하는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그룹의 양극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은 2016년 에코프로에서 2차전지 사업 부문을 분할하면서 설립됐다. 작년 매출 1조4856억원, 영업이익 1150억원을 올렸다. 2020년 기준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 점유율은 27.6%로, 일본 스미토모 광산(48.8%)에 이어 세계 2위이자 국내 1위 업체다. 충북 청주와 경북 포항공장에서 연간 9만5000t의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코스닥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하는 ‘대장주’다.에코프로비엠이 해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헝가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12월 헝가리 제2의 도시인 데브레첸시에 9700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헝가리 제1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하고, 제2공장은 2025년 하반기 가동 목표다. 에코프로비엠은 글로벌 시장 확대에 따른 중장기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까지 국내와 북미·유럽에 2조8000억원을 투자, 전기차 600만대 생산분에 해당하는 48만t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이 캐나다 퀘벡주에 조성하는 양극재 공장은 북미산 배터리 광물·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1위 양극재 생산업체지만, 광물과 소재 밸류체인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한다. 이런 와중에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선 니켈과 코발트, 알루미늄 등 2차전지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캐나다 퀘벡주를 일찌감치 1순위 후보로 점찍고 공장 조성을 추진해 왔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캐나다의 니켈 매장량은 세계 5위이며, 코발트 생산량은 8위다. 텅스텐 매장량도 세계 2위다.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캐나다엔 광산 개발과 관련 장비 및 서비스업 등이 하나의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KOTRA 토론토무역관에 따르면 캐나다엔 1200개 이상의 탐사업체, 2500개 이상의 장비·서비스 제공업체 및 3500개 이상의 광물자원·재활용 업체 등이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캐나다 광업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특히 미국 동부도시와 가까운 베캉쿠아는 광산과 인접한 원료 공급망과 함께 물류 및 산업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다. 공장에 전력을 공급할 수력에너지도 풍부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퀘벡주도 2차전지 산업 육성을 위해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도 퀘벡주에 양극재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국내 동박 생산업체인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도 지난 7월부터 퀘벡주에 동박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포스코그룹, 퀘벡주서 배터리 밸류체인 ‘완성’
미국 자동차·배터리 시장은 크게 포드와 GM 동맹으로 양분돼 있다. 두 자동차 업체는 소재와 부품,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과 잇따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포드는 지난 7월 SK온과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를 출범시켰다. SK온 배터리에 쓰이는 양극재는 에코프로비엠이 공급한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케미칼과 동맹을 맺었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는 지난 8월부터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했다. GM은 포스코케미칼과도 지난 5월 8000억원을 투자해 캐나다에 하이니켈 양극재 합작공장인 얼티엄캠을 설립했다.포스코케미칼과 GM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베캉쿠아 양극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 투자비는 4억달러(약 5600억원)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엠셀즈에 공급된다. 배터리 밸류체인 상단에 있는 양극재 북미 거점이 일제히 퀘벡주에 조성되면서 현지에서 ‘K배터리’ 연합군 간의 치열한 정면승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한발 더 나아가 이 곳에 광물 제련·가공 및 리사이클 등 배터리 밸류체인을 보유한 이른바 ‘배터리 타운’을 짓는 방안도 내부에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퀘벡주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추가 공장 건설을 위해 축구장 면적 50개에 달하는 35만㎡의 부지를 이미 확보했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추가 공장 설립 계획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스코케미칼은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분을 투자한 리튬, 니켈 광산 등으로부터 광물을 공급받는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중국 업체에 의존했던 광물 제련·가공 작업도 국내 및 해외 공장을 통해 내재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북미 합작공장 건립 등을 통해 양극재 연간 생산능력을 올해 10만5000t에서 2030년 61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강경민/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