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의 배신...빈말로 끝난 약속에 주주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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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이자 한 때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헬릭스미스 주가가 곤두박질 쳤습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는 지난해 3월 몇 가지 조건을 걸고 달성하지 못하면 올해 10월말, 그러니까 오늘까지 보유 주식을 모두 내놓겠다고 약속했는데요.
IT바이오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김 대표의 약속이 지켜졌나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약속이 지켜지기는 커녕 공언으로 끝났습니다.
이 얘기가 나온 건 지난해 3월 헬릭스미스의 정기주주총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VM202)라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제인데 혈관과 신경 생성을 촉진해 이와 관련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총 당시 김선영 대표는 이 엔젠시스와 관련해 2022년 10월까지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한 미국 임상 3상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주가가 10만원에 못 미치면 보유 주식을 모두 회사에 증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만큼 자신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이 약속한 10월의 마지막 날인데 임상은 결론이 나오지 않았고 주가는 12,500원에 마감했습니다.
<앵커>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했는데도 지분을 내놓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공약 당시 전제 조건이 하나 붙었는데요. 회사가 임상과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세 차례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은 경영진 해임과 같은 안건을 올리며 경영진 교체 시도를 했습니다. 이유는 임상실패와 약속과 다른 유상증자 실시, 사모펀드 투자로 수백억원의 돈을 날린 점 등 복합적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 일련의 과정에서 전제 조건이 깨졌으므로 약속은 무효라는 입장인 겁니다. 참고로 김 대표의 지분율을 5%대 이고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도 7%대에 불과합니다.
<앵커>
약속된 내용들만 놓고 보면 지분 출연은 무효다라고도 볼 수 있겠군요. 결과론적인 얘기입니다만 경영진 교체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기자>
말씀대로 주주들의 경영진 교체 시도가 임상성공 그리고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또 경영진 교체 시도가 없었다면 김 대표는 지금 상황을 놓고 지분을 출연했을 것인가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헬릭스미스 주주들도 이런 항의를 하고 있고요. 약속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그러니까 처음부터 지킬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회사 입장을 직접 취재했는데요. 내용을 정리하면 “엔젠시스 임상 지연은 코로나 영향이 크다”라면서도 “김 대표가 임상을 총괄하는 상황이고 미국 임상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경영진 교체 시도를 막는 과정에 연구원들이 동원이 됐다. 분쟁상황이 없었다면 임상과 주가 목표 달성에 집중할 수 있었을 것”으로 요약됩니다.
<앵커>
경영권 교체시도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군요.
<기자>
네 그러다보니 주주들 간에도 다툼이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지분 출연은 경영권을 내놓으란 얘기인데요.
일부에선 김 대표를 해임하면 엔젠시스 개발 동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반대편에선 임상 단계에선 김 대표가 없어도 된다고 주장합니다.
<앵커>
주가가 좋았으면 주주들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텐데 경영진이 주가 관리에는 관심이 있는 편인가요.
<기자>
김 대표도 그렇고 다른 임원들도 주가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게 헬릭스미스 측의 설명입니다.
2019년 고점 대비 92% 하락한 현재 주가에 난감해했는데요. 주가하락의 원인은 2019년 임상 3-1상 실패로 봤습니다.
지금은 주가 부양을 위해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엔젠시스 임상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난 8월 임상 3상에 대한 IDMC의 권고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IDMC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면 임상의 진행단계에 따라 환자의 안전과 약물의 효능을 독립적으로 관찰하는 전문가 위원회입니다.
헬릭스미스는 이 IDMC의 권고에 따라 이들 참가자들에 대한 추가 중간분석을 할지 아니면 최종분석으로 대체할지 올해 안에 결정할 예정인데요. 현재 스케줄이나 장·단점을 검토 중인 단계입니다.
추가 중간분석을 하게 되면 통계적 검정력을 높이게 되는 기회가 한 번 더 생긴다, 그만큼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이 경우엔 IDMC는 물론 FDA와 협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종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게 됩니다. 어쨌든 내년 상반기까지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앵커>
수익성 사업은 어떻습니까. 투자한 주주들 입장에서 언제까지 엔젠시스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 보이는데요.
<기자>
헬릭스미스는 혁신형제약기업인 만큼 상장 유지를 위한 매출 조건은 느슨한 편입니다. 때문에 그동안 매출에 소극적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돈은 334억 원입니다. 매출은 28억원에 불과합니다. 아직 임상에 쓸 수 있는 돈이 1,270억원 남아있어 진행중인 임상을 마칠수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수익성 확보가 절실합니다.
지금까지 매출의 대부분은 건강기능식품과 관련 원료 판매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최근에 마케팅 조직을 강화하고 브랜드를 새 단장하며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고요.
또 최근 미국과 독일에서 열린 바이오행사에서 엔젠시스에 관한 연구 성과 공개 활동도 있는데요.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기술이전 등과 같은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인 헬릭스미스의 성과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이자 한 때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헬릭스미스 주가가 곤두박질 쳤습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는 지난해 3월 몇 가지 조건을 걸고 달성하지 못하면 올해 10월말, 그러니까 오늘까지 보유 주식을 모두 내놓겠다고 약속했는데요.
IT바이오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김 대표의 약속이 지켜졌나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약속이 지켜지기는 커녕 공언으로 끝났습니다.
이 얘기가 나온 건 지난해 3월 헬릭스미스의 정기주주총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VM202)라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제인데 혈관과 신경 생성을 촉진해 이와 관련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총 당시 김선영 대표는 이 엔젠시스와 관련해 2022년 10월까지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한 미국 임상 3상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주가가 10만원에 못 미치면 보유 주식을 모두 회사에 증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만큼 자신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이 약속한 10월의 마지막 날인데 임상은 결론이 나오지 않았고 주가는 12,500원에 마감했습니다.
<앵커>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했는데도 지분을 내놓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공약 당시 전제 조건이 하나 붙었는데요. 회사가 임상과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세 차례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은 경영진 해임과 같은 안건을 올리며 경영진 교체 시도를 했습니다. 이유는 임상실패와 약속과 다른 유상증자 실시, 사모펀드 투자로 수백억원의 돈을 날린 점 등 복합적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 일련의 과정에서 전제 조건이 깨졌으므로 약속은 무효라는 입장인 겁니다. 참고로 김 대표의 지분율을 5%대 이고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도 7%대에 불과합니다.
<앵커>
약속된 내용들만 놓고 보면 지분 출연은 무효다라고도 볼 수 있겠군요. 결과론적인 얘기입니다만 경영진 교체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기자>
말씀대로 주주들의 경영진 교체 시도가 임상성공 그리고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또 경영진 교체 시도가 없었다면 김 대표는 지금 상황을 놓고 지분을 출연했을 것인가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헬릭스미스 주주들도 이런 항의를 하고 있고요. 약속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그러니까 처음부터 지킬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회사 입장을 직접 취재했는데요. 내용을 정리하면 “엔젠시스 임상 지연은 코로나 영향이 크다”라면서도 “김 대표가 임상을 총괄하는 상황이고 미국 임상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경영진 교체 시도를 막는 과정에 연구원들이 동원이 됐다. 분쟁상황이 없었다면 임상과 주가 목표 달성에 집중할 수 있었을 것”으로 요약됩니다.
<앵커>
경영권 교체시도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군요.
<기자>
네 그러다보니 주주들 간에도 다툼이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지분 출연은 경영권을 내놓으란 얘기인데요.
일부에선 김 대표를 해임하면 엔젠시스 개발 동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반대편에선 임상 단계에선 김 대표가 없어도 된다고 주장합니다.
<앵커>
주가가 좋았으면 주주들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텐데 경영진이 주가 관리에는 관심이 있는 편인가요.
<기자>
김 대표도 그렇고 다른 임원들도 주가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게 헬릭스미스 측의 설명입니다.
2019년 고점 대비 92% 하락한 현재 주가에 난감해했는데요. 주가하락의 원인은 2019년 임상 3-1상 실패로 봤습니다.
지금은 주가 부양을 위해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엔젠시스 임상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난 8월 임상 3상에 대한 IDMC의 권고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IDMC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면 임상의 진행단계에 따라 환자의 안전과 약물의 효능을 독립적으로 관찰하는 전문가 위원회입니다.
헬릭스미스는 이 IDMC의 권고에 따라 이들 참가자들에 대한 추가 중간분석을 할지 아니면 최종분석으로 대체할지 올해 안에 결정할 예정인데요. 현재 스케줄이나 장·단점을 검토 중인 단계입니다.
추가 중간분석을 하게 되면 통계적 검정력을 높이게 되는 기회가 한 번 더 생긴다, 그만큼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이 경우엔 IDMC는 물론 FDA와 협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종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게 됩니다. 어쨌든 내년 상반기까지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앵커>
수익성 사업은 어떻습니까. 투자한 주주들 입장에서 언제까지 엔젠시스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 보이는데요.
<기자>
헬릭스미스는 혁신형제약기업인 만큼 상장 유지를 위한 매출 조건은 느슨한 편입니다. 때문에 그동안 매출에 소극적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돈은 334억 원입니다. 매출은 28억원에 불과합니다. 아직 임상에 쓸 수 있는 돈이 1,270억원 남아있어 진행중인 임상을 마칠수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수익성 확보가 절실합니다.
지금까지 매출의 대부분은 건강기능식품과 관련 원료 판매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최근에 마케팅 조직을 강화하고 브랜드를 새 단장하며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고요.
또 최근 미국과 독일에서 열린 바이오행사에서 엔젠시스에 관한 연구 성과 공개 활동도 있는데요.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기술이전 등과 같은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인 헬릭스미스의 성과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