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리스' 계획으로 명명…일단 3년간 가능성·경제성 연구
우주 태양광발전→지구로 무선전송…유럽우주국 연구 착수할 듯
우주공간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에서 전력을 생산해 무선으로 지구에 전송하는 기술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솔라리스' 연구계획을 유럽우주국(ESA)이 금주 내로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ESA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 있는 본부에서 장관급 협의체 회의를 열어 솔라리스 연구계획을 포함한 차기 사업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솔라리스 계획은 우주 공간을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연구계획 중 사상 최초의 것으로, 3년에 걸쳐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태양광발전시설을 갖춘 1.7km 길이의 거대 위성 다수를 궤도에 띄우고, 10억 와트, 즉 기가와트(GW) 단위의 전력을 무선으로 지상에 쏘아서 사용토록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공학적 가능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타진하려는 것이다.

요제프 아슈바허 ESA 사무총장은 BBC뉴스에 이런 구상이 실현될 수 있다면 엄청나게 멋진 일일 것이라고 말했으나, 아직 가능한지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며 섣부른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탄소중립경제로 전환해야 하는 까닭에 에너지 생산 방식을 바꿔야만 한다면서, 특히 에너지 생산 중 화석연료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만약 그것을 우주에서 할 수 있다면 많은 문제들을 풀 수 있을 것이기에 아주 멋진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내가 '할 수 있다면'이라고 하는 이유는 우리가 아직 거기까지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솔라리스 계획의 기본 구상에 따르면 일단 1.7km 길이의 태양광 패널을 실은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야 한다.

우주공간에서는 밤이나 구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태양광 시설을 우주공간에 올려 놓는 것 자체가 비용이 워낙 많이 드는 일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이미 50여년 전에 제안됐지만 태양광발전판을 단 인공위성 여러 개를 궤도 위에 올리는 데에 엄청난 비용이 들고 우주공간에서 지구로 전력을 송신할 실용적 방안도 마땅치 않은 등 여러 난점이 있어 실현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재활용 가능한 로켓 등이 상용화되고 무선 마이크로파 빔을 통한 전력 송신 기술 등도 발달해 타당성 검토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솔리라스 팀의 엔지니어들은 올해 9월 독일 뮌헨의 에어버스에서 2kW의 전력을 30m 거리에 무선으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수천 km의 거리에 GW 단위의 전력을 전송하려면 갈 길이 멀지만, 일단 가능성은 엿보이는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