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대주주로 보유하고 있던 HMM 지분 20.69%를 조기 매각하기로 하고 LX판토스를 비롯한 인수 후보군과의 접촉에 나섰다. 지난해 1월 부산항 신항에서 23만t급인 HMM 로테르담호가 수출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보유하고 있던 HMM 지분 20.69%를 조기 매각하기로 하고 LX판토스를 비롯한 인수 후보군과의 접촉에 나섰다. 지난해 1월 부산항 신항에서 23만t급인 HMM 로테르담호가 수출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HMM 지분(20.69%) 매각에 나섰다. 물류기업 판토스를 보유한 범(汎)LG 계열 LX그룹과 경영권 매각을 위해 사전 접촉했고, 현대글로비스 포스코 CJ그룹 등과도 접촉했거나 할 계획인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조기 민영화가 추진되는 것이다. 산은은 HMM의 최대주주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LX 측과 산업은행의 고위 관계자가 만나 HMM 지분 매각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산은과 LX 측은 실무팀을 꾸려 인수 타당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실무팀은 자금 여력, 매각 지분 비율 등 쟁점을 모두 다룰 계획이다.

산은은 LX 외에 HMM 경영권 인수 가능성이 있는 잠재 후보군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도 “복수의 기업을 상대로 HMM 매각과 관련한 시장 상황을 파악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산은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 지분을 한 회사에 모두 팔지, 2~3개 회사에 쪼개 팔지는 시장 상황과 인수 가능 기업의 자금 여력 등에 따라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한 기업이 산은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HMM은 산은과 2대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등 정부 측 지분이 40%가 넘는데, 해양진흥공사는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 조건으로 HMM 지분을 상당 기간 계속 보유할 방침이다.

이지훈/황정환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