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보성파워텍의 임도수 회장이 지난 2일 서울사무소에서 자체 개발한 주상변압기를 소개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보성파워텍의 임도수 회장이 지난 2일 서울사무소에서 자체 개발한 주상변압기를 소개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충북 충주의 보성파워텍은 1970년 설립 후 전력산업 한 우물만 판 국내 대표 전력 기자재 중소기업이다. 신고리 3·4호기를 시작으로 원자력 플랜트 철골 제작 납품 등 굵직한 전력 인프라 사업에 참여해 국내 전력 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이 업체는 최근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임도수 보성파워텍 회장은 “지난 52년간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여러 차례 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왔다”며 “다음 50년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 조치원 출신인 임 회장은 한국전력공사에서 12년간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1978년 보성파워텍의 전신인 보성물산을 인수,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당시 주력 품목은 송배전 및 지중 금구류였다. 이어 전기보호기기, 전신주, 송전철탑 등 다양한 전력 설비에 설치될 수백 가지 종류의 제품을 다품종 소량 생산방식으로 전력업계에 공급했다.

사업 초기부터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1980년 서울 구로 본사와 공장을 반월국가산업단지로 확장 이전한 게 좋은 예다. 1980년대 중반에는 폴리에틸렌 난연 인류 클램프 커버, 전선 퓨즈 등 남보다 한발 앞서 개발한 신제품을 한전에 납품하며 협력사의 5억원대 어음 부도 사태를 극복했다. 그 결과 1979년 4억원이었던 매출은 2000년 343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2007년 신고리 3·4호기 철골에 이어 2011년 신한울 1·2호기 철골, 2015년 신고리 5·6호기 철골 등 단일 건으로 수백억원대 규모의 입찰 수주에 성공한 결과 회사 매출은 1000억원대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동시에 충주 공장에 국내에서 가장 높은 1000㎸급 송전 철탑 실증 시험 타워를 구축하는 등 시설투자도 꾸준히 이어졌다. 임 회장은 “규격화된 제품보다 설계 인력이 필요한 비규격 제품에 집중한 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성장을 이룬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선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2010년 이후 대형 송·배전 설비, 철탑 등의 신규 수요가 줄어든 데 대응한 결과다. 2014년 한전이 발주한 1㎿ 규모의 ESS 시범 사업에 주관 사업자로 참여하고, 16㎿ 규모의 남동발전 풍력발전과 ESS 연계도 성공하는 등 국내 ESS 시장 초기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19년부터는 일본의 산업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필리핀 현지 기업과 제3통신 사업자 통신탑 자재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104기를 수출하는 등 해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임 회장은 “세계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의 50년이 지난 50년보다 더욱 우량한 100년 기업을 일구겠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