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정상, 미국산 천연가스 영국 수출 늘리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양국이 '에너지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고 7일(현지시간) 공표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위기를 맞은 영국은 미국산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로이터와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영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영국과 미국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새로운 에너지 파트너십을 형성했다"며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대한 세계적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시장을 안정화하며 에너지 효율, 원자력 및 재생 에너지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내년부터 영국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을 2021년 대비 2배 이상이자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연간 90∼100억㎥로 늘리게 된다. 화학·에너지 시장 데이터업체인 ICIS에 따르면 2021년 영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천연가스는 전체 수입량의 26%인 총 39억㎥였다.

수낵 총리는 "이 파트너십은 영국 소비자들의 에너지 부담 가격을 낮추고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의존을 완전히 종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유럽연합(EU)과도 올해 150억㎥의 천연가스를 추가로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으로 야기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 국면에서 우방국이 우리의 공동의 가치를 반영하는 유연한 국제 (에너지) 시스템을 보장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유럽 국가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끊기면서 에너지 절약이 화두로 떠올랐다. 독일과 프랑스, 덴마크 등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가정과 사업체, 공공건물에서 실내 온도를 19도 이상으로 올리지 말 것을 독려하고 있다. 또한 전력 소비량이 많은 시간대를 피해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안 쓰는 가전은 콘센트에서 빼놓을 것도 권고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