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승용차 시장에 12년 만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현대자동차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로 ‘올해의 수입차’ 상을 거머쥐었다. 아시아 자동차 브랜드가 일본에서 수입차상을 받은 첫 사례다.

현대차는 9일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 부문에 아이오닉 5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주최인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10월 31일까지 현지 출시된 48개 모델을 대상으로 60여 명의 심사위원 투표를 거쳐 1차로 10여 개 차량을 선정한다. 이후 시승 평가, 결선 투표를 거쳐 각 부문에서 수상 차종을 선발한다.

아이오닉 5는 예선을 통과한 모델 가운데 75점을 받아 6위에 올랐다. 수입차인 르노 XM3(70점), BMW iX(45점), 랜드로버 레인지로버(30점)를 제치고 ‘올해의 수입차’에 올랐다. 경형 전기차인 닛산 사쿠라와 미쓰비시 eK 크로스는 각각 399점으로 공동 1위에 올라 ‘올해의 차’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상은 한일 간 전기차 상품성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끌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한 심사위원이 아이오닉 5에 만점(10점)을 주며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이라고 극찬하자, 다른 심사위원이 “왠지 열받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일본 전기차 대신 라이벌인 한국 전기차를 높이 평가한 데 대해 심사위원끼리 일종의 기 싸움이 있었던 것이다.

위원회는 아이오닉 5에 대해 “혁신적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1회 충전 때 주행거리, 역동적인 주행 성능,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운전대에 장착된 패들 시프트(기어 조작장치)로 회생제동을 바꾸는 기능도 운전의 쾌감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일본 승용차 시장에 재진출을 선언하고 아이오닉 5, 수소전기차 넥쏘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1~11월 일본 판매량은 469대로, 올해 500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