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도 아동복 시장은 '쑥쑥'…할머니부터 삼촌까지 지갑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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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동복 시장 1.2조원 전망
성장률 6.8%…여성정장 압도
"부모들, 아이 옷엔 돈 안아껴"
바지·이너웨어는 SPA가 강세
외투는 몽클레르 등 브랜드 입혀
성장률 6.8%…여성정장 압도
"부모들, 아이 옷엔 돈 안아껴"
바지·이너웨어는 SPA가 강세
외투는 몽클레르 등 브랜드 입혀
올해 패션 시장에서 아동복이 가장 많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 조부모, 삼촌까지 지갑을 여는 이른바 ‘에잇포켓’ 트렌드가 뚜렷해진 영향이다.
유통·패션 기업들은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흐름을 감안해 아동복 시장도 갈수록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해왔다. 몇몇 기업은 아동복 매장 수를 선제적으로 줄여왔다.
그런데도 예상 밖 흐름이 이어지자 업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웃하는 분위기다. 한 아동복업체 관계자는 “자기 옷은 사지 않아도 아이들 옷은 남 부끄럽지 않게 입히고 싶어 하는 부모들의 심리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복 시장에서는 갈수록 겉에 보이는 브랜드 파워가 중요해지는 추세다. 아이에게 바지나 이너웨어는 ‘탑텐’ 같은 저가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를, 패딩 등 아우터는 고가 의류를 입히는 식이다.
이에 따라 ‘몽클레르’ 등 100만원대 고가 아동복 시장은 활황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명품 아동복 매출은 2020년 전년 대비 29.5% 증가한 데 이어 2021년 45.5%, 2022년 35.4% 늘어나는 등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실용성이 뛰어난 SPA 브랜드도 강세다. ‘탑텐키즈’ 매출은 2019년 800억원대에서 지난해 1600억원으로 2배로 증가했다. 올해는 매출 22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랜드의 ‘뉴발란스 키즈’(사진) 매출도 2019년 1250억원에서 올해 1800억원(1~11월)으로 늘어났다.
성인 의류와 똑같은 품질의 제품을 치수만 줄여서 내놓는 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이들과 비슷한 의류를 입는 부모가 많아지면서 부모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아동복에서도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토종 중소 아동복 브랜드는 사업을 철수하는 곳이 등장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 아동복 기업으로 꼽히던 제로투세븐은 지난 8월 아동복을 포함해 패션사업을 전면 철수했다.
2018년부터 오프라인 사업을 축소하고 온라인 전환을 꾀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결국 적자 탈피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동복업체 관계자는 “중소 아동복 브랜드는 인스타그램 마케팅 등으로 광고·판촉비를 아끼고,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는 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아동복 성장률 ‘의외의 1위’
15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아동복 시장 규모는 작년(1조1247억원)보다 6.8% 큰 1조2016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성장률은 2, 3위인 캐주얼(6.7%), 남성정장(6.1%) 시장 등에 비해 높은 수치다. 아동복 시장은 지난해에도 규모가 23.3% 불어나 2, 3위인 여성정장(15.6%), 남성정장(14.8%) 등의 성장세를 압도했다.유통·패션 기업들은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흐름을 감안해 아동복 시장도 갈수록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해왔다. 몇몇 기업은 아동복 매장 수를 선제적으로 줄여왔다.
그런데도 예상 밖 흐름이 이어지자 업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웃하는 분위기다. 한 아동복업체 관계자는 “자기 옷은 사지 않아도 아이들 옷은 남 부끄럽지 않게 입히고 싶어 하는 부모들의 심리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복 시장에서는 갈수록 겉에 보이는 브랜드 파워가 중요해지는 추세다. 아이에게 바지나 이너웨어는 ‘탑텐’ 같은 저가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를, 패딩 등 아우터는 고가 의류를 입히는 식이다.
이에 따라 ‘몽클레르’ 등 100만원대 고가 아동복 시장은 활황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명품 아동복 매출은 2020년 전년 대비 29.5% 증가한 데 이어 2021년 45.5%, 2022년 35.4% 늘어나는 등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실용성이 뛰어난 SPA 브랜드도 강세다. ‘탑텐키즈’ 매출은 2019년 800억원대에서 지난해 1600억원으로 2배로 증가했다. 올해는 매출 22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랜드의 ‘뉴발란스 키즈’(사진) 매출도 2019년 1250억원에서 올해 1800억원(1~11월)으로 늘어났다.
◆재편되는 시장
아동복이 예상외로 선전하면서 기성 패션 브랜드들도 아동복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컬리수’, ‘리바이스키즈’ 등을 보유한 한세엠케이는 지난 10월 나이키코리아와 손잡고 ‘나이키키즈’ 매장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성인 의류와 똑같은 품질의 제품을 치수만 줄여서 내놓는 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이들과 비슷한 의류를 입는 부모가 많아지면서 부모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아동복에서도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토종 중소 아동복 브랜드는 사업을 철수하는 곳이 등장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 아동복 기업으로 꼽히던 제로투세븐은 지난 8월 아동복을 포함해 패션사업을 전면 철수했다.
2018년부터 오프라인 사업을 축소하고 온라인 전환을 꾀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결국 적자 탈피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동복업체 관계자는 “중소 아동복 브랜드는 인스타그램 마케팅 등으로 광고·판촉비를 아끼고,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는 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