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이달의 책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이 되려면
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박상인 지음ㅣ21세기북스ㅣ1만7000원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재벌 중심의 경제발전 전략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그런 가운데 재벌 집단의 경제력 집중이 커진 것은 동전의 양면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재벌 집단이 저개발 국가의 성장전략인 ‘모방형 성장 체제’를 유지하려는 기득권이 되고 있으며, 이해가 충돌할 경우 ‘혁신형 성장 체제’로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장전략을 바꾸지 않을 경우 성장은 멈추고 경제는 함정에 빠진다. 경제가 기술 프런티어에 접근하지 못하는 ‘비수렴 함정’이 이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수렴 함정에서 정체되는 정도를 넘어 수출 경쟁력을 잃고 제조업의 성장력이 둔화되는 제조업의 구조적 위기와 경제 위기로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가장 큰 원인은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기술 격차를 내지 못해 샌드위치 신세(너트크래커)가 된 제조업의 위기다. 저자는 이와 함께 팬데믹 이후 탄소중립으로 가는 친환경 문제와 디지털전환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우리나라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실천 전략이 마련되지 않았다. 빠르게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OECD의 녹색성장 지표인 탄소 생산성으로 평가한 한국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은 OECD 평균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 동일한 부가가치 생산을 위해 한국이 EU보다 거의 2배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수소 환원 제철의 미래는 멀고,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압박은 늘고 있으며, EU 탄소국경세로 수출에 타격이 예정되어 있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하려면 중화학공업 중심인 산업구조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저자인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재벌 정책의 최전선에서 날카로운 비판을 아끼지 않는 경제학자다. 그는 재벌 대기업이 최종재의 독과점 생산을 담당하면서 경쟁과 혁신을 방해해 혁신의 유인이 없다고 비판하며, 네이버와 게임 회사 등 한국의 혁신기업도 B2C에서만 나올 뿐 B2B에서는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이 되려면
자연은 협력한다
다르크 브로크만 지음ㅣ알레ㅣ2만원


자연과학 관련 책이지만 재미있고 술술 익힌다. 독일의 생물학 교수인 저자는 생태계가 어떤 상태를 받아들일지가 기후 조건의 안정성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기후란 해류, 아마존의 열대우림 등 다양한 생태계 시스템의 연결망이다. 각각의 요소는 다른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 기후 위기가 언제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것인가를 과학자들이 종합했을 때 결과는 상당히 우려스러웠다고 저자는 밝힌다. 생태계가 회복되려면 수백, 수천 년이 걸린다. 저자는 이런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경제 시스템을 영속적인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협력의 생태계를 모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이 되려면
이것부터 해결하라
마이크 미칼로위츠 지음ㅣ알키ㅣ1만8000원


연쇄 창업가이자 엔젤 투자자인 저자는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 단계처럼 비즈니스 욕구 단계를 설정한다. 그 단계는 매출, 수익, 체계, 영향력, 유산이다. 맨 아래의 하위 요소인 매출과 수익은 기업의 현금 창출과 재정적 확장을 가능케 한다. 자아실현으로 가는 길에 세 단계가 더 있다. 업무의 비효율을 줄이는 체계, 고객 경험의 개선부터 이해관계자 연결까지 근본적 변화를 실행하는 영향력 그리고 최고 단계인 유산으로 세대를 넘어 기업이 번영하기 위해 기업의 장기 비전과 이해관계자의 요구까지 숙고해야 한다. 기업들이 ESG로의 변화에 선 지금, 기업이 재무적 성과에서 비재무적 성과로 관심을 옮겨가는 이유에 대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