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맘 사로잡은 유기농 이유식…마케팅 더하니 매출 200억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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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20년 변경의 개척자들
(5) 에코맘 오천호 대표
압구정서 죽집 창업했다가 실패
고향 하동서 '건강 이유식' 개발
사업 정체되자 해법 찾으러 訪美
브랜드 중요성 깨닫고 백화점 뚫어
"실버푸드 출시하고 사업 키울 것"
(5) 에코맘 오천호 대표
압구정서 죽집 창업했다가 실패
고향 하동서 '건강 이유식' 개발
사업 정체되자 해법 찾으러 訪美
브랜드 중요성 깨닫고 백화점 뚫어
"실버푸드 출시하고 사업 키울 것"
지난 2일 지리산 줄기를 타고 이어지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 산기슭. 가파른 산길이지만 한 짐 가득 실은 트럭들이 오갔다. 트럭을 따라가자 산 중턱에 3층짜리 공장이 나타났다. 공장에 들어가니 자동화 기계로 가득 찬 작업 공간이 펼쳐졌다. 100% 국산 농산물로 만든 이유식으로 설립 10년 만에 매출 200억원을 바라보는 기업이 된 ‘에코맘의산골이유식(에코맘)’ 공장의 모습이다.
에코맘의 이유식 브랜드 ‘산골이유식’은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라면 모르는 이가 드물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등 콧대 높은 국내 최고급 백화점에 입점할 정도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추정치는 180억원에 달한다.
창업자인 오천호 에코맘 대표(42)의 시작은 화장품이었다. 외국계 화장품 회사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20대에 화장품 수입사까지 차렸다. 그는 2000년대 말 ‘본죽’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죽집을 차리며 두 번째 창업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구매력이 높은 압구정에서 고향 하동의 농산물로 만든 프리미엄 죽이 먹힐 것’이란 생각에 차린 가게였지만 월세를 빼면 남은 것이 거의 없었다.
이때 이유식의 가능성을 알게 됐다. 아기에게 줄 이유식이니 죽의 간을 빼달라는 손님과 이야기하며 맞벌이 등의 이유로 시간이 부족해 죽을 사 먹이는 부모가 많다는 걸 파악했다.
오 대표는 사업을 모두 접고 2012년 하동에 에코맘을 설립했다. 인근 대학에서 식품안전기준 해썹(HACCP)까지 공부해가며 스마트 공장을 세웠다. 입소문이 나며 에코맘의 매출액은 2014년 11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16년까지도 에코맘의 매출은 10억원대에 머물렀다. 소비층이 하동 인근 지역을 벗어나지 못한 탓이었다.
2016년 답답한 마음에 가본 미국 실리콘밸리 파리바게뜨에서 그는 답을 찾았다. 오 대표는 “파리바게뜨가 미국 사람들로 붐비는데, 한 손님에게 물어보니 프랑스 브랜드로 알고 있었다”며 “그 때 브랜딩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귀국한 그는 백화점 담당자들을 찾아다니며 산골이유식 알리기에 나섰다. 아이 수는 줄어도 믿을 만한 국산 농산물로 만든 고급 이유식의 수요는 늘 것이란 설명이 먹히며 에코맘은 백화점의 벽을 뚫을 수 있었다.
‘국내 최고 백화점에도 입점한 100% 국산 농산물로 만든 유기농 이유식’이란 타이틀이 가진 파급력은 컸다. 에코맘의 매출은 2017년 54억원으로 1년 만에 네 배 늘었고, 2019년엔 100억원을 돌파했다.
에코맘은 올해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실버푸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며 사업의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오 대표는 “미음으로 시작해 죽을 먹으며 자라는 사람이 노인이 되면 죽을 먹다 마지막에 미음을 먹으며 일생을 마친다”며 “우리 농산물로 만든 먹거리로 사람의 처음과 끝을 서비스하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동=황정환 기자
제작 지원=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에코맘의 이유식 브랜드 ‘산골이유식’은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라면 모르는 이가 드물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등 콧대 높은 국내 최고급 백화점에 입점할 정도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추정치는 180억원에 달한다.
창업자인 오천호 에코맘 대표(42)의 시작은 화장품이었다. 외국계 화장품 회사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20대에 화장품 수입사까지 차렸다. 그는 2000년대 말 ‘본죽’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죽집을 차리며 두 번째 창업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구매력이 높은 압구정에서 고향 하동의 농산물로 만든 프리미엄 죽이 먹힐 것’이란 생각에 차린 가게였지만 월세를 빼면 남은 것이 거의 없었다.
이때 이유식의 가능성을 알게 됐다. 아기에게 줄 이유식이니 죽의 간을 빼달라는 손님과 이야기하며 맞벌이 등의 이유로 시간이 부족해 죽을 사 먹이는 부모가 많다는 걸 파악했다.
오 대표는 사업을 모두 접고 2012년 하동에 에코맘을 설립했다. 인근 대학에서 식품안전기준 해썹(HACCP)까지 공부해가며 스마트 공장을 세웠다. 입소문이 나며 에코맘의 매출액은 2014년 11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16년까지도 에코맘의 매출은 10억원대에 머물렀다. 소비층이 하동 인근 지역을 벗어나지 못한 탓이었다.
2016년 답답한 마음에 가본 미국 실리콘밸리 파리바게뜨에서 그는 답을 찾았다. 오 대표는 “파리바게뜨가 미국 사람들로 붐비는데, 한 손님에게 물어보니 프랑스 브랜드로 알고 있었다”며 “그 때 브랜딩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귀국한 그는 백화점 담당자들을 찾아다니며 산골이유식 알리기에 나섰다. 아이 수는 줄어도 믿을 만한 국산 농산물로 만든 고급 이유식의 수요는 늘 것이란 설명이 먹히며 에코맘은 백화점의 벽을 뚫을 수 있었다.
‘국내 최고 백화점에도 입점한 100% 국산 농산물로 만든 유기농 이유식’이란 타이틀이 가진 파급력은 컸다. 에코맘의 매출은 2017년 54억원으로 1년 만에 네 배 늘었고, 2019년엔 100억원을 돌파했다.
에코맘은 올해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실버푸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며 사업의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오 대표는 “미음으로 시작해 죽을 먹으며 자라는 사람이 노인이 되면 죽을 먹다 마지막에 미음을 먹으며 일생을 마친다”며 “우리 농산물로 만든 먹거리로 사람의 처음과 끝을 서비스하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동=황정환 기자
제작 지원=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