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마저 제쳤다…중동서 매출 2위 차지한 韓 화장품 '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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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中企화장품 디어달리아의 무한도전
UAE 최대 채널서 디올 이어 매출 2위
뷰티본고장 유럽 공략…폴란드선 77곳 입점
전세계 매장 259개…2년 만에 네배로
아모레퍼시픽도 투자…중장기 IPO 추진
UAE 최대 채널서 디올 이어 매출 2위
뷰티본고장 유럽 공략…폴란드선 77곳 입점
전세계 매장 259개…2년 만에 네배로
아모레퍼시픽도 투자…중장기 IPO 추진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럭셔리 화장품 유통채널인 페이시스의 색조화장품 순위에 이변이 발생했다. 매출 1위 '디올'에 이은 2위 자리에 한국의 중소기업에서 만든 신진 브랜드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샤넬', '랑콤', '에스티로더'를 제친 한국 색조화장품은 바로 바람인터내셔날이 만든 '디어달리아'다.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명품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한 바람인터내셔날에 대해 업계에선 '무모한 도전'이란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출시 5년만에 '뷰티 본고장'인 프랑스를 비롯해 폴란드, 독일, 카타르 등 국내 업체들이 진출하지 못한 시장을 뚫으며 작년 말까지 총 259개의 해외 매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페이시스는 박래현 바람인터내셔날 대표를 UAE 두바이에 있는 본사에 초청해 이 같은 디어달리아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박 대표는 "페이시스 본사에 세계 명품들과 나란히 디어달리아 제품이 놓여있어 감격스러웠다"며 "2023년 페이시스의 전략브랜드로 프랑스 '메이크업포에버'와 함께 디어달리아가 선택된 만큼 올해 중동 시장을 더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K뷰티'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부상해오다 코로나19 이후엔 중국 보따리상이 실종되며 고전을 면치못했다. 럭셔리 시장은 아예 진입조차 어려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소기업 브랜드가 해외 럭셔리 시장을 파고들어 성과를 낸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어달리아는 '뷰티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서 먼저 두각을 드러냈다. 2019년 유럽 최대 규모의 프랑스 백화점 갤러리라파예트에 정식 입점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유럽 19개국에서 약 19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더글라스'를 뚫었다. 유럽에서 더글라스는 글로벌 뷰티 체인인 '세포라'의 약 두 배 정도 매출을 내는 최대 화장품 유통사다.
디어달리아는 더글라스를 통해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벨기에까지 진출했다. 특히 폴란드에선 현지 요청으로 총 77개까지 입점을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 디어달리아의 해외 매장 수는 32개국 259개에 달한다. 2020년 69개에서 네 배 가까이 늘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럭셔리 시장, 특히 다양한 피부색을 고려해야하는 색조 분야에서 한국 브랜드가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며 "디어달리아의 해외 개척은 국내 대형 화장품 업체들도 해내지 못한 성과여서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화장품 업체들이 현지 총판이나 벤더를 끼고 해외 진출하는 것과는 달리, 디어달리아는 직접 해외 유통사를 접촉해 브랜드와 제품을 설명하고 마케팅 전략을 짠 것이 주효했다.
품질은 자신있었다. 2017년 국내에서 생소하던 비건 화장품을 처음으로 내놨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국제 동물 보호 단체 페타와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새로운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단박에 눈길을 끄는 패키지도 필요했다. 비용과 노력이 많이들어 화장품 용기업체들이 기피하는 8각형 케이스를 고집했던 이유다.
김태훈 바람인터내셔날 영업본부장은 "'집요하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해외 럭셔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디자인과 품질에 투자를 해왔다"며 "해외 유통사와 직접 계약해 브랜드 전략을 짜는 것이 디어달리아의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바람인터내셔널은 LB인베스트먼트, 쿼드자산운용 등 재무적 투자자 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그룹, 제이에스코퍼레이션, 한국콜마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명품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한 바람인터내셔날에 대해 업계에선 '무모한 도전'이란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출시 5년만에 '뷰티 본고장'인 프랑스를 비롯해 폴란드, 독일, 카타르 등 국내 업체들이 진출하지 못한 시장을 뚫으며 작년 말까지 총 259개의 해외 매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브랜드도 못한 신시장 개척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어달리아는 지난해 페이시스 UAE에서 색조 부문 매출 순위 2위, 페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5위를 각각 차지했다. 페이시스는 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9개국 85개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갖고 있는 중동지역 최대 럭셔리 화장품 유통업체다.지난해 말 페이시스는 박래현 바람인터내셔날 대표를 UAE 두바이에 있는 본사에 초청해 이 같은 디어달리아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박 대표는 "페이시스 본사에 세계 명품들과 나란히 디어달리아 제품이 놓여있어 감격스러웠다"며 "2023년 페이시스의 전략브랜드로 프랑스 '메이크업포에버'와 함께 디어달리아가 선택된 만큼 올해 중동 시장을 더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K뷰티'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부상해오다 코로나19 이후엔 중국 보따리상이 실종되며 고전을 면치못했다. 럭셔리 시장은 아예 진입조차 어려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소기업 브랜드가 해외 럭셔리 시장을 파고들어 성과를 낸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어달리아는 '뷰티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서 먼저 두각을 드러냈다. 2019년 유럽 최대 규모의 프랑스 백화점 갤러리라파예트에 정식 입점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유럽 19개국에서 약 19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더글라스'를 뚫었다. 유럽에서 더글라스는 글로벌 뷰티 체인인 '세포라'의 약 두 배 정도 매출을 내는 최대 화장품 유통사다.
디어달리아는 더글라스를 통해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벨기에까지 진출했다. 특히 폴란드에선 현지 요청으로 총 77개까지 입점을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 디어달리아의 해외 매장 수는 32개국 259개에 달한다. 2020년 69개에서 네 배 가까이 늘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럭셔리 시장, 특히 다양한 피부색을 고려해야하는 색조 분야에서 한국 브랜드가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며 "디어달리아의 해외 개척은 국내 대형 화장품 업체들도 해내지 못한 성과여서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태생부터 명품시장 고집
디어달리아를 만든 박래현 사장은 삼양사에서 유럽 유통을 담당하던 해외 영업통이었다. 2014년 바람인터내셔날을 창업한 뒤 2017년 디어달리아를 론칭하기 전 까지 중소기업의 다양한 화장품을 해외에 수출대행하면서 네트워크를 쌓았다. 디어달리아 기획단계부터 해외를 타깃으로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다른 화장품 업체들이 현지 총판이나 벤더를 끼고 해외 진출하는 것과는 달리, 디어달리아는 직접 해외 유통사를 접촉해 브랜드와 제품을 설명하고 마케팅 전략을 짠 것이 주효했다.
품질은 자신있었다. 2017년 국내에서 생소하던 비건 화장품을 처음으로 내놨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국제 동물 보호 단체 페타와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새로운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단박에 눈길을 끄는 패키지도 필요했다. 비용과 노력이 많이들어 화장품 용기업체들이 기피하는 8각형 케이스를 고집했던 이유다.
김태훈 바람인터내셔날 영업본부장은 "'집요하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해외 럭셔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디자인과 품질에 투자를 해왔다"며 "해외 유통사와 직접 계약해 브랜드 전략을 짜는 것이 디어달리아의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바람인터내셔널은 LB인베스트먼트, 쿼드자산운용 등 재무적 투자자 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그룹, 제이에스코퍼레이션, 한국콜마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