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만원도 안주고 땅 빌려 농사…2년 만에 딸기 수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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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20년 변경의 개척자들
(6) 수출 활로 뚫는 청년 3인
경남 스마트팜 교육생들 의기투합
키우기 힘든 프리미엄 품종 승부
연매출 인당 최대 1억원 예상
(6) 수출 활로 뚫는 청년 3인
경남 스마트팜 교육생들 의기투합
키우기 힘든 프리미엄 품종 승부
연매출 인당 최대 1억원 예상
11일 경부선 밀양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경남 밀양 삼랑진읍에 들어서자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은 유리온실이 이어졌다. 한겨울 추위에도 온실 안 온도계는 24도를 가리켰고, 초록잎이 무성한 생산 라인 사이로 청년들이 수레 가득 빨간 딸기를 담고 있었다. 능숙하게 딸기를 수확해 상자에 담는 모습은 영락없는 베테랑 ‘농부’의 모습이지만, 이들은 농사에 입문한 지 이제 갓 2년 된 새내기 청년농 배현경(40), 김민규(37), 서진일 씨(36)다. 이들이 키워낸 토종 딸기 품종 ‘금실’ 580㎏이 최근 인도네시아 수출길에 올랐다.
세 사람은 2020년 말 ‘경남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 1기 교육생으로 처음 만나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경남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경상남도가 총사업비 941억원을 들여 22만1000㎡ 규모로 조성한 스마트 온실로, 지난달 최종 준공됐다. 최신 정보기술(IT)이 적용돼 어떤 기후에도 원하는 온·습도 유지와 재배가 가능한 최첨단 설비로, 교육을 마친 청년농이 3년간 저렴한 가격에 빌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임대형 스마트팜’이다.
이곳에 초기 시설이 들어설 때부터 입주해 20개월간의 전문 교육을 거친 이들은 준공 전인 지난해 9월 이곳에 각각 1100㎡(약 360평) 규모의 첫 농장을 마련했다. 상하 이동식 설비를 통해 동일한 공간에 두 줄을 심을 수 있어 실제 경작 면적은 두 배다. 이들이 내는 임차료는 월 10만원도 안 된다. 앞으로 3년간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사의 A부터 Z까지 익히고 자신들만의 농장을 마련해 진정한 독립에 성공하는 게 이들의 ‘미션’이다.
세 사람은 출신도, 경력도 제각각이다. ‘맏형’인 배씨는 경북대 농학 박사 출신으로 밀양에 있는 농촌진흥청 남부작물부에서 벼 재배법을 개량하던 연구원이었다. 배씨의 대학 후배인 김씨도 농대를 졸업한 뒤 작물 묘목을 기르는 육묘업체에서 7년간 일하다 자기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스마트팜 사업을 지원했다. 막내 서씨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경남 창원에 있는 회사에서 기획·회계를 담당한 회사원이었다. 배씨는 “연구와 사업은 완전 다른 영역”이라며 “세 사람 모두 ‘제로 베이스’에서 농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초보 농부들이 짧은 시간에 수출까지 성공한 것은 철저한 ‘계획’의 뒷받침이 있었다. 이들은 재배 품종으로 국내 딸기 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설향’이 아닌, 경남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금실을 선택했다. 배씨는 “설향이 생산량이 많고 재배가 쉽지만 맛은 금실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며 “최적 재배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스마트팜을 활용하는 만큼 재배가 까다롭더라도 프리미엄 품종인 금실을 생산하는 게 수출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배경이 다른 이들이 한데 모이면서 서로 배워나가는 부분도 많다. 서씨는 “농사엔 농사기술뿐 아니라 스마트 설비를 활용하는 법, 설비 수리법, 마케팅까지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다”며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농사로 12월까지 세 사람이 수확한 딸기는 각자 1900㎏ 수준으로 24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연매출은 각각 8000만~1억원으로 예상된다.
3~4월까지 이어지는 딸기 시즌이 이제 시작이지만 내년 농사와 3년 뒤를 바라본 준비도 한창이다. 김씨는 “지난해는 첫 농사다 보니 모종을 받아서 썼지만 올해는 100% 직접 키울 계획”이라며 “모종 구매비 1000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황정환 기자
제작 지원=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세 사람은 2020년 말 ‘경남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 1기 교육생으로 처음 만나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경남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경상남도가 총사업비 941억원을 들여 22만1000㎡ 규모로 조성한 스마트 온실로, 지난달 최종 준공됐다. 최신 정보기술(IT)이 적용돼 어떤 기후에도 원하는 온·습도 유지와 재배가 가능한 최첨단 설비로, 교육을 마친 청년농이 3년간 저렴한 가격에 빌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임대형 스마트팜’이다.
이곳에 초기 시설이 들어설 때부터 입주해 20개월간의 전문 교육을 거친 이들은 준공 전인 지난해 9월 이곳에 각각 1100㎡(약 360평) 규모의 첫 농장을 마련했다. 상하 이동식 설비를 통해 동일한 공간에 두 줄을 심을 수 있어 실제 경작 면적은 두 배다. 이들이 내는 임차료는 월 10만원도 안 된다. 앞으로 3년간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사의 A부터 Z까지 익히고 자신들만의 농장을 마련해 진정한 독립에 성공하는 게 이들의 ‘미션’이다.
세 사람은 출신도, 경력도 제각각이다. ‘맏형’인 배씨는 경북대 농학 박사 출신으로 밀양에 있는 농촌진흥청 남부작물부에서 벼 재배법을 개량하던 연구원이었다. 배씨의 대학 후배인 김씨도 농대를 졸업한 뒤 작물 묘목을 기르는 육묘업체에서 7년간 일하다 자기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스마트팜 사업을 지원했다. 막내 서씨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경남 창원에 있는 회사에서 기획·회계를 담당한 회사원이었다. 배씨는 “연구와 사업은 완전 다른 영역”이라며 “세 사람 모두 ‘제로 베이스’에서 농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초보 농부들이 짧은 시간에 수출까지 성공한 것은 철저한 ‘계획’의 뒷받침이 있었다. 이들은 재배 품종으로 국내 딸기 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설향’이 아닌, 경남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금실을 선택했다. 배씨는 “설향이 생산량이 많고 재배가 쉽지만 맛은 금실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며 “최적 재배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스마트팜을 활용하는 만큼 재배가 까다롭더라도 프리미엄 품종인 금실을 생산하는 게 수출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배경이 다른 이들이 한데 모이면서 서로 배워나가는 부분도 많다. 서씨는 “농사엔 농사기술뿐 아니라 스마트 설비를 활용하는 법, 설비 수리법, 마케팅까지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다”며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농사로 12월까지 세 사람이 수확한 딸기는 각자 1900㎏ 수준으로 24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연매출은 각각 8000만~1억원으로 예상된다.
3~4월까지 이어지는 딸기 시즌이 이제 시작이지만 내년 농사와 3년 뒤를 바라본 준비도 한창이다. 김씨는 “지난해는 첫 농사다 보니 모종을 받아서 썼지만 올해는 100% 직접 키울 계획”이라며 “모종 구매비 1000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황정환 기자
제작 지원=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