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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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두 작황이 개선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폭락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3월물) 가격은 파운드(453g)당 1.43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보다 0.07달러(4.64%) 내려간 수치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로부스타 커피 원두 선물(3월물) 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1.58% 급락했다.

이날 급락으로 인해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은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커피 공급 전망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폭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커피 수입업체 볼테르스 두크는 브라질의 올해 커피 원두 작황이 지난해보다 견조할 거라고 내다봤다. 작년보다 수확량이 16% 증대된 650만 포대(1포대당 60~70㎏)를 기록할 전망이다.
작황 개선에 급락한 커피 가격…장기적으론 상승 전망 [원자재 포커스]
세계 최대 커피 생산지인 브라질의 기후조건이 개선될 거란 관측이다. 커피 원두 트레이더들은 브라질에 작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려 아라비카 커피 원두 작황 호조가 나타날 거라고 예견했다.

브라질의 소마르 기상대는 브라질 미나스 제라이스 지역에 지난주 시간당 115.4㎜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평균 강수량의 3배에 달했다. 미나스 제라이스에선 브라질 커피 원두 생산량의 30%를 담당한다. 기후 위성업체 막사르 테크놀로지는 "강수량이 많아지면 원두 성장을 촉진하고 메마른 토양을 개선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농산물공급공사(CONAB)는 지난달 15일 브라질의 한 해 커피 원두 생산 전망치를 종전 5040만포대에서 5090만 포대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전년 동기 대비 6.7%가량 올려 잡았다. 생두 재고량도 풍족한 상태다. 미국생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의 생두 재고량은 639만 포대로 전년 대비 9.4%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브라질을 제외한 다른 커피 생산지의 작황 전망은 상대적으로 암울한 모습이다. 세계 2위 커피 수출국인 콜롬비아에선 지난 1년 커피 수출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롬비아 커피 생산자연맹(COMF)은 지난해 커피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든 1110만 포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생산하는 로부스타 원두도 공급난이 심화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 있는 로부스타 재고량은 4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계 커피 재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 커피 기구(ICO)는 지난달 2일 2022년 세계 커피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농무부 산하 해외 농업국(FAS)은 올해 세계 커피 생산량을 기존 6430만 포대에서 2.6% 감소한 626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