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보상 줄이고 다른 업체와 손잡고…침체 맞서는 마케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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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개선하려 고객 보상체계 재설계
반발 심해도 2~3개월이면 잦아들어
협업 마케팅으로 비용 줄이며 점유율 확대
반발 심해도 2~3개월이면 잦아들어
협업 마케팅으로 비용 줄이며 점유율 확대
경기침체를 앞두고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수익성을 높이려 기업들이 고객 보상프로그램을 잇달아 변경했다. 다른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
베스트바이는 대신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들의 모든 온라인 주문의 경우 배송비를 무료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전까지 고객 한 명당 35달러 이상 구매해야 배송비를 무료로 책정했다. 베스트바이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 무료 배송으로 늘어난 비용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마트와 아마존처럼 유료 회원제를 도입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활용해 충성 고객을 늘리려 한다는 설명이다. 베스트바이 자체 조사에 따르면 베스트바이 신용카드를 소지한 소비자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이 나머지 고객들의 평균치를 웃돌았다.
고객 보상책이 바뀐 데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SNS에서 베스트바이의 정책 변화를 두고 “쓸모없는 정책”이란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올드도미니언대에서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는 유핑 리우 톰슨 교수는 "고객들 불만을 잠재우는 혜택으로 무료배송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고객 보상책 변경 시 실패 사례가 새로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스타벅스와 던킨도 베스트바이와 비슷한 사달을 겪었다. 두 업체 모두 리워드 프로그램을 변경하며 보상체계의 문턱을 높였다.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충성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던킨은 지난해 10월 'DD Perks'라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던킨스 리워드로 교체할 거라고 발표했다. 새로운 멤버십이 적용되면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일반 고객에겐 700~900포인트를 요구하게 된다. 기존 멤버십의 경우 200포인트만 받았다.
스타벅스도 지난달 보상 프로그램을 변경하며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기존 회원들이 커피 및 제과류를 무료로 받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지출액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고객 보상책을 통해 얻는 이익이 크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어서다. 이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침체를 앞두고 비용 절감과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리서치업체 포레스터의 메리 필레키 연구원은 "보상 프로그램 변경 때문에 촉발된 소비자들의 불만은 변경 이후 2~3개월 지나면 가라앉는다"고 설명했다.
도넛 업체 크리스피크림은 지난해 10월 맥도날드 9개 점포에서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등 대표제품 3가지를 맥도날드에 들인 것이다. 패스트푸드 매장에 도넛을 선보인 마케팅을 통해 '윈-윈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C는 이 협업을 두고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외식을 줄이는 소비자들을 공략하려 맥도날드가 새로운 실험을 했다"며 "소비자들은 가격이 올라도 도넛을 구매하는 데에는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맥도날드는 충성 고객에게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크리스피 크림은 도넛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드러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미국 내 크리스피크림 점포는 367개에 불과하다. 미전역에 1만 3000여개 점포가 퍼져 있는 맥도날드의 유통망을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공급망 관리 실패로 2005년 파산 신청까지 겪은 크리스피크림은 2021년 재상장을 하며 기업 전략을 대폭 바꿨다. 도넛을 직접 생산하는 거점 매장인 '허브'와 생산 설비가 없는 점포인 '스포크' 등으로 공급망을 나눴다.
중심 생산시설은 크리스피크림이 운영하고 제삼자 소매업체 즉, 식료품점, 소매업체, 주유소 등을 스포크로 지정했다. 물류비를 낮추고 재고 관리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스포크에 맥도날드란 대형 고객을 들인 셈이다.
맥도날드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것 없는 협업이란 반응이다. 쿠키와 파이에 이어 도넛이란 신제품을 출시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맥도날드는 최근 아침 식사 메뉴 개발에 주력했다. 2020년 맥모닝에 블루베리 머핀, 시나몬롤, 애플파이 등을 추가했다.
햄버거만 판매해선 건강한 아침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듬해 6월 크리스 캠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아침 식사는 가장 시간과 편의성에 민감한 끼니"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넷플릭스와 나이키도 협업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달 30일 나이키의 홈트레이닝 시리즈인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동영상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했다. 나이키는 자연스레 자사 제품을 고객들에게 노출하고, 넷플릭스는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이점을 취하려는 의도다.
나이키의 영상을 통해 넷플릭스는 운동에 관심이 많은 시청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또 시청자 한 명이 운동 영상을 지속해서 재생하게 되면 계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행위도 감소할 거라는 분석이다.
컨설팅업체 어센던트 로열티의 데이비드 슬라빅 파트너는 "훌륭한 협업이다. 브랜드 인지도, 호감도, 영향력을 두루 갖춘 기업들이 완벽한 마케팅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수익성 높이려 고객 보상 문턱 높여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일반 고객 대상 보상(리워드) 프로그램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베스트바이는 다음 달부터 '베스트바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만 포인트 리워드 프로그램을 적용할 방침이다.베스트바이는 대신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들의 모든 온라인 주문의 경우 배송비를 무료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전까지 고객 한 명당 35달러 이상 구매해야 배송비를 무료로 책정했다. 베스트바이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 무료 배송으로 늘어난 비용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마트와 아마존처럼 유료 회원제를 도입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활용해 충성 고객을 늘리려 한다는 설명이다. 베스트바이 자체 조사에 따르면 베스트바이 신용카드를 소지한 소비자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이 나머지 고객들의 평균치를 웃돌았다.
고객 보상책이 바뀐 데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SNS에서 베스트바이의 정책 변화를 두고 “쓸모없는 정책”이란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올드도미니언대에서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는 유핑 리우 톰슨 교수는 "고객들 불만을 잠재우는 혜택으로 무료배송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고객 보상책 변경 시 실패 사례가 새로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스타벅스와 던킨도 베스트바이와 비슷한 사달을 겪었다. 두 업체 모두 리워드 프로그램을 변경하며 보상체계의 문턱을 높였다.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충성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던킨은 지난해 10월 'DD Perks'라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던킨스 리워드로 교체할 거라고 발표했다. 새로운 멤버십이 적용되면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일반 고객에겐 700~900포인트를 요구하게 된다. 기존 멤버십의 경우 200포인트만 받았다.
스타벅스도 지난달 보상 프로그램을 변경하며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기존 회원들이 커피 및 제과류를 무료로 받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지출액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고객 보상책을 통해 얻는 이익이 크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어서다. 이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침체를 앞두고 비용 절감과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리서치업체 포레스터의 메리 필레키 연구원은 "보상 프로그램 변경 때문에 촉발된 소비자들의 불만은 변경 이후 2~3개월 지나면 가라앉는다"고 설명했다.
협업 마케팅으로 점유율 확대
협업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 높이려는 기업도 등장했다. 크리스피크림과 맥도날드가 대표적이다.도넛 업체 크리스피크림은 지난해 10월 맥도날드 9개 점포에서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등 대표제품 3가지를 맥도날드에 들인 것이다. 패스트푸드 매장에 도넛을 선보인 마케팅을 통해 '윈-윈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C는 이 협업을 두고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외식을 줄이는 소비자들을 공략하려 맥도날드가 새로운 실험을 했다"며 "소비자들은 가격이 올라도 도넛을 구매하는 데에는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맥도날드는 충성 고객에게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크리스피 크림은 도넛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드러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미국 내 크리스피크림 점포는 367개에 불과하다. 미전역에 1만 3000여개 점포가 퍼져 있는 맥도날드의 유통망을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공급망 관리 실패로 2005년 파산 신청까지 겪은 크리스피크림은 2021년 재상장을 하며 기업 전략을 대폭 바꿨다. 도넛을 직접 생산하는 거점 매장인 '허브'와 생산 설비가 없는 점포인 '스포크' 등으로 공급망을 나눴다.
중심 생산시설은 크리스피크림이 운영하고 제삼자 소매업체 즉, 식료품점, 소매업체, 주유소 등을 스포크로 지정했다. 물류비를 낮추고 재고 관리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스포크에 맥도날드란 대형 고객을 들인 셈이다.
맥도날드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것 없는 협업이란 반응이다. 쿠키와 파이에 이어 도넛이란 신제품을 출시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맥도날드는 최근 아침 식사 메뉴 개발에 주력했다. 2020년 맥모닝에 블루베리 머핀, 시나몬롤, 애플파이 등을 추가했다.
햄버거만 판매해선 건강한 아침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듬해 6월 크리스 캠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아침 식사는 가장 시간과 편의성에 민감한 끼니"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넷플릭스와 나이키도 협업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달 30일 나이키의 홈트레이닝 시리즈인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동영상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했다. 나이키는 자연스레 자사 제품을 고객들에게 노출하고, 넷플릭스는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이점을 취하려는 의도다.
나이키의 영상을 통해 넷플릭스는 운동에 관심이 많은 시청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또 시청자 한 명이 운동 영상을 지속해서 재생하게 되면 계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행위도 감소할 거라는 분석이다.
컨설팅업체 어센던트 로열티의 데이비드 슬라빅 파트너는 "훌륭한 협업이다. 브랜드 인지도, 호감도, 영향력을 두루 갖춘 기업들이 완벽한 마케팅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