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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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 집을 운영하는 A씨는 "하늘이 너무 원망스럽다"며 1월을 '잔혹한 달'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명절을 앞둬서', '명절이라서', '명절이 지나서'란 핑계로 장사가 조금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날씨가 추워 손님이 발길이 뜸해진데다 눈까지 내리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A씨 사례와 같이 고물가, 경기침체 국면에 이어 최근 한파와 폭설 등 날씨까지 안 좋아지면서 외식업 점주들의 한탄이 커지고 있다.

회복하던 외식업, 5개 분기 만에 꺾였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2022년 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지수는 82.54로 전 분기보다 7.30포인트 내렸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최근 3개월간 외식업계의 매출 및 경기 체감 현황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이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 호전을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전망하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해석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4~28일 외식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021년 3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회복세를 보이던 이 지수는 5개 분기 만에 꺾였다. 지난 2021년 3분기 65.72, 4분기 70.34, 지난해 1분기 70.84에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분기에는 85.56으로 급등했고 3분기(89.84) 소폭 더 올랐다. 그러다 지난해 4분기에는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하락 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1분기(-11.68포인트) 이후 11개 분기 만에 가장 컸다.

업종별로 보면 치킨 전문점이 75.63으로 가장 낮았다. 중국 음식점업(76.08), 김밥 및 기타 간이 음식점업(79.19),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 음식점업(81.80), 한식 음식점업(82.10) 등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대체로 매년 4분기의 외식 소비 지출이 3분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하는 데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2022년도 4분기 감소 폭은 이례적"이라면서 "올해에도 인플레이션의 잠재적인 위협 요인은 해소되지 않고 있고, 과거에 침체됐던 수요의 회복력이 더 이상 이를 압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당분간 외식 소비 수요가 더 늘어나기보다는 오히려 조정될 수도 있다"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외식업체들, '방파제'였던 배달 줄여야"

특히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자영업 식당의 매출 피해를 줄여줬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사용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외식업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3대 배달 앱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 안드로이드 및 iOS 사용자 합산·중복포함)는 지난 1년간 급감했다.
주요 배달 앱 주간 활성 사용자 수.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주요 배달 앱 주간 활성 사용자 수.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지난해 초 1400만명대 중반에서 움직였던 배달의민족 WAU는 최근 1300만명대 초반으로 떨어져 1년 동안 9% 가까이 급감했다. 숫자로는 약 100만명이 넘는 WAU가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400만명 후반대였던 요기요 WAU는 300만 중반대로 약 24%가 빠졌고, 300만명대 초중반이었던 쿠팡이츠 WAU는 100만 중반대로 반토막 났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는 aT 보고서에서 "매장 중심에서 어쩔 수 없이 배달에 많은 비중을 두었던 외식업체는 서둘러 배달 서비스의 비중을 줄이고 매장 중심의 서비스 전환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