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으로 결합한 두께 0.2~0.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의 물질이다. 강철보다 100배 높은 강도와 구리보다 100배 빠른 전자 이동성 같은 장점 덕에 ‘꿈의 신소재’로 불리지만 양산이 어려운 게 단점이다. 경기 화성의 넥스젠그래핀폴리머스는 독자적인 폴리머(고분자) 제조 기술로 그래핀 소재의 진입장벽을 확 낮췄다는 평가다.

최진영 넥스젠그래핀폴리머스 대표는 30일 “전기차 배터리 패키지의 전자파 차폐 소재,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 등 다양한 분야의 회사와 ‘그래핀 폴리머’ 협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넥스젠그래핀폴리머스는 ‘그래핀 폴리머’라는 고분자 합성소재의 제조 기술에 대한 미국·국내 특허를 기반으로 2019년 창업한 소재·부품·장비 벤처기업이다.

그래핀 폴리머는 극미량(0.001~0.1%)의 그래핀을 플라스틱 수지 등 각종 폴리머와 물리적으로 혼입한 합성소재다. 혼입 과정에서 생긴 가스, 수분, 저분자 물질 등을 완벽히 제거하고 그래핀을 골고루 분산하는 제조 설비가 이 회사의 핵심 역량이다.

넥스젠그래핀폴리머스는 화성 공장의 파일럿 설비를 통해 그래핀 폴리머 소재의 마스크, 안경테, 섬유 원사 등을 개발했다. 2021년 하반기 선보인 ‘세라비다 리커버 원사’는 세계적인 화학·섬유 회사인 영국의 코톨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판매한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체온 상승, 혈류 개선 등에 도움을 주는 고기능성 의류 소재는 미국, 유럽 등 13개국에 수출됐다. 지난해 상반기 화성 공장에 40억원을 투자해 대량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