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S 본사 전경.사진=KPS
KPS 본사 전경.사진=KPS
케이피에스가 치열한 인수전 끝에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전문기업인 세기리텍을 품에 안았다. 이를 통해 폐배터리 재생사업은 물론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시장까지 동시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케이피에스는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유암코리바운스제일차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유암코)로부터 세기리텍의 지분 100%와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세기리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870억원,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독과점적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세기리텍을 둘러싼 인수합병(M&A) 전쟁은 지난 12월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유암코는 매각주관사로 예일회계법인을 선정한 뒤 인수의향서(LOI)를 접수 받았다. 본입찰에는 영풍그룹, SM그룹, 풍전비철 등 굵직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대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케이피에스는 스토킹호스(Stalking-horse)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매각에서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성장잠재력이 높은 전기차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세기리텍은 비철금속 제련 등을 주사업 목적으로 2010년11월 설립됐다. 경상북도 영천시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다. 각종 폐배터리와 폐납을 재활용해 자동차산업의 필수품인 배터리 주원료(연괴)를 생산해서 국내외 유명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 중이다.
사진=K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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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재생사업은 엄격한 환경규제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독과점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영위하려면 주민동의가 필요한 폐기물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비롯해 통합환경 인허가, 유해화학물질 사용업 허가, 제한물질 수입 허가 등 다수의 환경 관련 인허가를 확보해야 한다.

케이피에스는 앞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갖춘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을 인수한 만큼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을 위한 청사진도 내놓을 계획이다.

김하용 케이피에스 총괄대표는 "리튬 폐전지 재활용 사업에 필요한 공정개발 등 기술이전은 물론 해외 기업들과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독과점 중인 폐기물 처리 인허가 업체로서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련설비 증설을 통해 외형 확대를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오는 2050년 60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대에서 2030년 411만대, 2035년 1784만대, 2040년 4277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재활용 시장은 2030년 12조원,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