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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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7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말까지 3%대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장기 목표치인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연내 금리 인하론’을 일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총재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 상황은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엔 시기상조”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말 3%대 물가 수준으로 수렴하는지 본 뒤 빨리 내려가지 않으면 금리를 더 올릴 것이고, 아니라면 내리는 걸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과 관련해선 “2월 4.8%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에는 4.5%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연말엔 3%대 초반 정도로 보고 있는데 (예상한) 경로로 갈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 부양을 목표로 하는 정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금리를 동결한 것 아니냐’는 지적엔 “정부와 한은의 정책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와 한은은 아직도 물가가 5%에 가깝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경기를 정말 걱정했으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을 얘기했을 것”이라며 “더 올리느냐, 멈추느냐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보다는 물가를 우선으로 하고 금융 안정을 고려했다는 것으로 해석해달라”고 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커지면서 환율이 뛰고 외화자금이 유출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시각에 대해선 “금리 차는 환율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며 “지난해 9월 말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로 올랐을 때 한·미 금리차가 0.75%포인트였다면 1월 초 1220원대로 내려왔을 때 금리 차는 1.25%포인트로 더 벌어졌다”고 했다.

올해 경기 전망과 관련해선 “경기를 결정하는 큰 요인 중 단기적으로 (중요한 건) 반도체 가격과 유가”라면서도 “성장률은 3분기부터 반등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부동산 대마불사가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