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미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올린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CNBC는 전기·가스 공급업체 퍼시픽 가스 앤드 일렉트로닉(PG&E)을 비롯해 △여성 의류업체 치코스 파스 △제과업체 플라워 푸드 △던킨도너츠 모기업인 JM스머커 등을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주식으로 꼽았다. 이들 기업은 월스트리트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가 치솟을 때마다 오히려 높은 투자수익률을 거뒀다.

○에너지주, 상승 여력 있어

치솟는 월가 '공포 지수'…"치코스 파스·PG&E 주목"
CNBC는 13일(현지시간) 지난 10년간 VIX가 가장 많이 상승한 달에 투자 수익률이 높았던 상위 10개 종목을 추렸다. 일반적으로 VIX가 치솟으면 증시는 내려앉는다.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확산해서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VIX는 전일 대비 1.72포인트(6.94%) 오른 26.52에 마감했다. 장중 30.69까지 뛰어오르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VIX는 향후 30일간 S&P500지수 변동성에 대한 시장 전망을 반영한 수치다. 30을 넘으면 변동성이 증폭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에너지, 식료품, 맥주 관련 기업들은 경기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였다. PG&E의 투자 수익률은 평균 4.6%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CNBC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에선 13명 중 8명이 매수를 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PG&E의 올해 주가 목표치로 18.7달러를 제시했다. PG&E는 지난 10일 뉴욕증시에서 15.76달러에 마감했다. 지금보다 17.8%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업체 코테라 에너지와 EQT도 추천 종목으로 꼽힌다. VIX가 급등한 달에 4%가량 주가가 올랐다. 세 종목 모두 지난 1년간 견조한 실적을 냈다. PG&E는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22%에 달했다. EQT는 16.76%, 코테라 에너지는 33.26%에 육박했다.

○의류·제과도 강세

소비주도 변동성이 클 때 강세를 보였다. 상위 10개 기업 중 7개가 소비주였다. 여성 의류업체 치코스 파스도 3.6%를 기록했다. 제과업체 플라워 푸드(1.9%), 던킨도너츠 모기업인 JM스머커(2%), 식료품 업체 스파르탄 내시(2.7%) 등도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주가가 상승했다.

베드 배스&비욘드(BBBY)도 평균 상승률이 2.3%에 달했다. 애널리스트 20명 중 14명은 BBBY를 두고 매수 의견을 냈다. 이 중 5명은 ‘적극 매수’를 제안했다. 지난 1년간 20% 가까이 하락하며 저점을 찍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주가가 39% 치솟을 거라고 관측했다. 맥주 제조업체 몰슨 쿠어스도 1%가량 상승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몰슨 쿠어스에 대한 투자 의견으로 ‘매수 보류’를 냈다. 침체로 인해 주류 소비가 둔화할 거란 이유에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