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은 부산에 자동화 물류센터를 짓고 ‘온라인 신선식품 전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한다고 22일 발표했다. 그간 쿠팡, 신세계그룹 등에 비해 온라인 시장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롯데가 오카도와의 협업으로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롯데, 부산에 '신선식품 전쟁' 전진기지 짓는다

○수요 예측부터 배차까지 ‘자동화’

롯데쇼핑은 이날 부산시와 물류센터 건립 등 상호협력을 골자로 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롯데쇼핑은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의 최첨단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고객 풀필먼트센터(CFC)를 부산에 짓게 된다. 공사는 올해 말 착공해 2025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센터에 적용되는 OSP는 식료품 온라인 주문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이다.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를 관리한다.

배송 및 배차 계획까지 자동화 시스템으로 처리한다. 롯데쇼핑은 OSP 도입으로 품절, 배송 오류 등의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00여 개 로봇이 초당 4m 속도로 움직이면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포장하는 것도 OSP의 특징 중 하나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크로거, 캐나다 소베이, 호주 콜스, 일본 이온, 프랑스 카지노, 스페인 봉프레 등이 OSP를 도입했다.

롯데쇼핑은 부산 CFC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에 6개 CFC를 지을 예정이다.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2032년에는 국내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왜 부산인가

롯데쇼핑이 최대 시장인 수도권이 아니라 부산을 첫 CFC 건립 지역으로 선택한 데엔 선발주자인 쿠팡·신세계·컬리 등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물류센터를 확장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에 비해 비교적 경쟁이 덜한 부산·영남지역이 후발주자인 롯데쇼핑에선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얘기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부산·경남지역도 새벽배송을 비롯한 자동화 물류 기반의 빠른 배송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수도권에도 CFC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의 첫 CFC가 지어지는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는 부산시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글로벌 물류허브 도약을 목표로 구축한 물류 클러스터다. 부산 CFC는 부산지역 최초의 온라인 식료품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로, 부지면적은 4만㎡ 규모다. 하루 3만 건 이상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어 부산뿐 아니라 경남 창원, 김해 등 주변 지역의 주문 건까지 소화할 수 있다.

부산지역에 들어서는 최초의 온라인 식료품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인 만큼 일자리 창출 등 부산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쇼핑은 CFC가 완공되면 물류센터 운영과 배송 인력으로 2000명 이상을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식료품을 소싱·판매하는 방식으로 지역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확대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