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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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활황을 누렸던 온라인쇼핑 계에도 불황의 기운이 감지된다. 고공행진 하던 대부분 온라인 쇼핑 및 홈쇼핑 앱 사용자 수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쿠팡만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알뜰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대거 늘면서 구매 편의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포함한 월 멤버십 등에 소비자들이 큰 효능감을 느끼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또한 소비 위축 바람이 온라인 시장에도 불면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채널에서 소비하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쿠팡 빼고 '뚝'

7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쇼핑/홈쇼핑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안드로이드+iOS)는 쿠팡을 제외하면 대체로 전년 대비 감소세다.
주요 쇼핑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주요 쇼핑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11번가, G마켓, GS SHOP, 위메프, 티몬, 현대Hmall 등은 모두 전년 대비 하락세다. 800만 후반대에서 1000만까지도 오르던 11번가 MAU는 지난 3월 800만 초반대로 떨어졌다.

G마켓은 600만에서 움직이다 500만 초중반대로, GS SHOP은 400만 중후반에서 움직이다 400만 초중반대로 MAU가 하락했다. 400만선에서 움직이던 위메프와 티몬은 각각 300만 후반대와 300만 중반대로 떨어졌다. 현대Hmall은 200만 중후반대에서 최근 200만 중반대로 MAU가 감소세다.

이런 가운데 쿠팡의 3월 지표는 소폭 성장했다. 쿠팡의 3월 MAU는 약 2736만으로 지난해 3월(2712만)과 비교해 1%로 대비 상승했다. 대부분 업체들이 최소 5%에서 많게는 10%까지 MAU가 빠진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재택 근무 종료,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온라인 쇼핑 자체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과 집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 12월 최고치를 찍은 후 2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황형 소비', '짠테크'(짠돌이+재테크) 기조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쿠팡은 월 멤버십 비용을 한 번만 내면 주문 건당 별도의 배송료를 요구하지 않고 거의 다음날 배송받을 수 있다. 여기에 '쿠팡 플레이'라는 OTT도 같이 제공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요즘 같은 때에는 그야말로 가격 대비 성능이 최고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택 근무가 사실상 끝나면서 온라인 쇼핑이 예전만큼 쉽지 않아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는 소비자들 의견도 나왔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이모씨(33)는 "재택 근무를 할 때는 틈틈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가격 비교, 할인 행사 등을 확인하며 온라인 쇼핑을 했는데 이제는 그러기는 어려워졌다"면서 "물건의 다양성, 가격적인 측면, 배송 속도 등 여러 측면에서 골고루 만족도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쿠팡을 쓰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선방'이지만…

다만 쿠팡도 마냥 좋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다. 쿠팡의 3월 MAU는 2월 대비로는 내림세다. 연초 및 명절 효과가 사라진 데 이어, 소비 위축에 따른 경제 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쿠팡의 MAU를 받쳐주고 있는 소비층은 40대와 50대 정도다. 이들은 취업준비생이나 사회 초년생, 은퇴층이 몰린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경제에 덜 취약해 타격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먹거리 물가 상승률과 경기 전망을 보면 소비 위축이 계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른 쇼핑 앱은 물론 쿠팡에게도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8배에 달했다. 지난 4일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민간 소비와 수출 둔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0.9%포인트 감소한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