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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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고액 자산가(슈퍼 리치)의 평균 총자산은 323억원에 달하고 금융자산의 60%를 현금 및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 1년간 현금·예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고 위험자산 비중은 줄였다. 올해 유망 투자처로는 주식과 부동산을 꼽았다.

부동산 불황에 총자산 감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9일 내놓은 ‘2023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 리치의 1인당 평균 총자산은 32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보다 50억원(13.4%) 줄었다.
현금 늘린 '슈퍼 리치'…평균자산은 50억 줄어 323억
총자산 중 금융자산이 1년 새 150억원에서 161억원으로 늘었다. 부동산 자산은 2021년 206억원에서 작년 156억원으로 감소했다. 금융자산 유형별로는 현금과 예금·입출금통장 등 안전자산 비중이 58%로 최대였다. 지난해 증시가 크게 위축되면서 주식 자산 비중은 16%로 1년 전(45%)보다 급감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보유 비중도 9%로 낮았다.

현금 일부를 외화로 보유한 초고액 자산가도 73%에 달했다. 금융자산 규모가 늘어날수록 외화 자산을 보유한 비중이 높았다. 외화 자산 유형별로는 현금(73%) 예금(57%) 주식(43%) 순으로 매수 선호도가 높았다.

슈퍼 리치의 연평균 소득은 2021년(15억7000만원)보다 3억4000만원 감소한 12억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재산소득 비중이 39%로 가장 컸다. 월 소득의 절반은 저축(57%)하고 나머지는 소비(37%)와 대출금 상환(6%)에 사용했다. 직업은 기업 경영자가 29%로 가장 많고 의료·법조계 전문직이 20%로 뒤를 이었다. 슈퍼 리치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순이었다.

성격유형 검사인 MBTI로 특징을 분석한 결과 슈퍼 리치 중에는 ‘ESTJ’(외향형·감각형·이성적·계획적)가 가장 많았다. 일반 대중 사이에서 ESTJ 비율은 8.5%로 알려졌지만, 슈퍼 리치 중에선 이의 세 배가 넘는 26.8%가 ESTJ형이었다.

유력 투자처 ‘주식·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초고액 자산가의 70%는 작년 금융자산 투자를 통해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일반 부자(66%)와 대중 부유층(금융자산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57%)보다 높다.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슈퍼 리치도 15%에 달했다. 수익률을 끌어올린 자산은 예금(34%) 채권(20%) 펀드·신탁(17%) 순이었다. 반면 주식(51%) 펀드·신탁(22%) 가상자산·채권(7%) 순으로 투자 손실이 컸다.

80%가 넘는 초고액 자산가들은 올해 경기가 작년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으로는 주식(29%)과 부동산(27%)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미술품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슈퍼 리치의 41%가 1억원 이상의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두 명 중 한 명은 “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자산가 중 64%는 올해 목표 수익률을 5~10% 수준으로 잡았다. 10%가 넘는 목표 수익률을 정한 자산가 비율은 20%로 1년 전보다 11% 하락했다. 응답자 절반은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를 바꾸겠다고 응답한 자산가 중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늘리겠다’고 답한 비중이 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투자 비중은 유지하고 투자 항목만 바꾸겠다’(19%)순이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