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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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9층 구조대 언제 오나요. 지금 팔아야 하나요."

2021년 1월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최고가인 9만6800원을 찍었다. 이즈음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은 "8~9층(8만~9만원)에 물렸다"고 한탄했다. 반도체 시장이 냉각되면서 주가는 내리막길을 탔다. 최근 한 외국계 증권사는 목표가를 8만7000원으로 제시하면서, 긍정적 전제조건이 충족될 경우 10만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7일 발간한 '감산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반등 시그널'이라는 제목의 삼성전자 종목 보고서를 통해 주가를 3가지로 산출했다. 목표가를 8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긍정적(Bull)·부정적(Bear) 시나리오를 충족할 경우 주가도 산출했다. 긍정적 시나리오에서 주가는 10만2000원, 부정적 시나리오에서는 4만8000원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 회사의 긍정적 시나리오 기준 주가는 국내 증권가 목표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8만1200원)를 웃돈다. 국내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유안타증권·IBK투자증권(9만원)보다도 높다.

이 회사가 긍정적 시나리오를 충족하는 전제조건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이 각각 45%, 52%가량 하락하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동시에 스마트폰 판매량은 예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조건도 덧붙였다.

부정적 시나리오는 D램과 낸드플래시 ASP가 각각 55%, 62% 하락하고, 스마트폰 판매량도 10%가량 빠진다는 전제조건이 포함됐다. 중립적 시나리오는 D램과 낸드플래시 ASP가 각각 50%, 57% 하락하는 한편 스마트폰 판매량은 5% 감소한다는 조건이다.

이세철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전무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부진으로 작년보다 89.2%가량 감소한 4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면서도 "메모리 감산과 투자비 감소를 고려할 때 올 하반기 메모리 ASP는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감산으로 올 하반기에 삼성전자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